용산에서 노무현, 김대중까지
By mywank
    2009년 12월 19일 12: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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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우리는 이 세 가지 다른 죽음에 어떻게 애도를 표시했으며, 어떤 침묵을 통해 무엇을 외면했는가? 노무현의 죽음이 ‘정치적’인 죽음이면, 김대중의 죽음은 ‘역사적’ 죽음이다. 용산은 ‘정치 자체’의 죽음이다. 죽음의 의미의 위계화 차별화, 그것은 그들을 추모하려는 사람들의 의지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 본문 중

지난 봄 『그대는 왜 촛불을 끄셨나요- 당비의 생각 02』를 통해 2008년 촛불 집회의 열광과 좌절을 담아 ‘촛불 논쟁’을 지폈던 당대비평 기획위원회가, 다시금 논쟁과 담론의 마당을 마련하고자『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자의 죽음- 당비의 생각 03(산책자, 14000원)』을 지난 7일 출간했다.

용산 철거민들,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올해 우리는 수많은 ‘죽음’과 마주했다. 이 책은 2009년 한국 사회의 정치적 공간을 배회했던 ‘죽음’을 비판적 반성의 무대로 불러들인다. 이를 통해 죽음 자체의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인 삶의 정체성을 헤아리고, 그것을 통해 민주주의적 정치를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찾아보고자 한다.

2009년, ‘죽음’에 대한 비판적 반성

이 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찾아온 애도 물결과 ‘사회적 우울증’에 대한 비판적 분석에서 기획을 시작했다. 하지만 뒤이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죽음을 맞닥뜨리고서 당대비평 기획위원회는 ‘용산-노무현-김대중’이라는 질문의 축을 다시 구성하게 된다.

또 이러한 안타깝고 부당한 죽음들을 시민들이 더 이상 열정 속에서 애도하지 못하고 빠르게 잊어버리거나 현상에 주목한다. 이에 권명아 동아대 교수는 이 책에서 ‘워낭소리’, ‘엄마를 부탁해’ 등의 인기를 소개하며 “애도의 열기가 광장에서 사그라진 게, 단지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무감각해졌거나 애도에 대한 열정이 소진되었기 때문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김원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더 이상 ‘아름다운 순교자’를 기억하는 것은 결코 대안이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며 “대중 그리고 대중운동에 필요한 것은 순교자가 아닌, 새로운 정치를 구성하기 위한 자기 조직화이다. ‘아름다운 순교자’를 추억하는 것은 위기를 심화시킬 뿐”이라는 지적을 내놓기도 한다.

이 책은 이처럼 ‘강렬했던 죽음의 이미지가 빠르게 망각 혹은 무관심의 대상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학자와 전문가들의 상이한 답변을 담은 2편의 ‘기획의 말’과 10편의 비평, 2편의 이미지 화보로 책을 꾸몄다. 다시 말해 죽음과 기억의 정치학을 보수 프레임, ‘노빠’ 현상학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면밀하고 비판적으로 성찰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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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 : 당대비평 기획위원회

1997년 창간된 이래 재정난을 이유로 2005년 휴간하기까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그리고 평화주의자의 편에서 그들의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다시 읽고, 배타적 민족주의를 비판하면서 일상적이고 미시적인 습속과 관계의 민주화에 천착해왔던 진보적인 사회비평지 ‘당대비평’이 2007년부터 단행본 형식의 기획 시리즈 ‘당비의 생각’으로 계속하여 독자를 만나고 있다. 기획주간은 서동진, 기획위원은 정진웅 김진호 이상길 송경아 한보희, 편집간사는 김신식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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