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선거연합' 논쟁, 2라운드로?
        2009년 12월 17일 02: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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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준 진보신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17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6일, 민병렬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하며 밝힌 ‘통합’을 바탕으로 한 ‘선거연대’ 방침에 대해 “진보진영의 연대와 단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민주노동당에서 제기한 ‘통합’ 논의가 “부적절하다”고 잘라 말하면서도 민주노동당이 ‘진보진영 연대와 단결을 위한 연석회의’(연석회의)로 대표되는 선거연합 논의의 틀로 합류할 것을 기대했다.

    논쟁 2라운드로?

    그러나 이에 대해 민병렬 부산시당 위원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연석회의의 첫 출발은 지방선거 문제에 국한되어 있었으나 처음부터 의제는 열어놓기로 했다”며 “지금 제기되고 있는 통합문제를 의제로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 논의가 실무테이블로 옮겨질지 여부에 따라 논쟁은 2라운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 민병렬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과 김석준 진보신당 부산시당 위원장

    민주노동당이 ‘통합’ 논쟁을 연석회의로 끌고 가려는 것에 대해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도 아니면 모’ 식으로, 중앙에서 선거연합 분위기가 무르익고, 지역은 연석회의라는 제도적 틀이 있음에도 ‘통합’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연석회의를 약화시키거나 비중을 두지 않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병렬 위원장은 이에 대해 “이번 민생대장정 과정이나 지난 분당 이후 2년 동안 노동자-지지자들을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진보진영 재통합 요구”라며 “대중에 절박한 바람을 얘기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연석회의에서는 △진보진영 선거구 조정 및 후보 조정 △세액공제 및 당원확대사업 공동 실시 △노동관련 공동공약 사업 진행 △각종 토론회와 강연회의 공동 개최 등에 대해 합의한 상태다. 그러나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연석회의가 한정된 의제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며 “다른 의제를 들고 오면 이에 대해 논의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진보진영 통합은 절박한 문제"

    그러나 연석회의에서 통합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 부산시당 이창우 대변인 역시 “통합에 대한 제의가 들어오면 제안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연대든 연합이든 상대가 있기 때문에 통합의 대상이 되는 진보신당이나 사회당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명백히 하게 되면 그 이야기를 계속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당 부산시당의 한 당원 역시 “제안하는 것에 어떤 의견을 달 수 있겠느냐”면서도 “정책과 지역운동에 대한 의제 설정 없이 선거를 위한 통합론으로 흘러가는 부분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지역 진보정당이 어떤 의제를 가지고 만날 것인지 아주 구체적인 실천강령부터 세워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 위원장은 이에 대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보진영의 대통합 문제는 매우 절박하다”며 “지금 진보진영의 대통합 문제에 대해 가닥을 잡지 못하면 지방선거 자체가 매우 어렵게 치러질 수밖에 없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의제는 열려있기 때문에 안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김석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 위원장의 제안처럼)부산을 망쳐온 한나라당을 심판하기 위해 진보-개혁 세력의 힘을 모아야 한다”며 “우리는 이를 위해 ‘진보정치세력의 연대와 단결을 위한 연석회의’ 뿐만 아니라 부산지역의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내년 선거 연대를 이루어내기 위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진보정당 통합’이라는 문제는 선거연대와 달리 쉽지 않은 난제가 있다”며 “특히 분당의 원인이 해소되지 않은 조건에서 덮어놓고 통합하자는 것은 분당을 명분 없는 분열로 치부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한 “상식적으로 정당간 통합은 각 당 내부 공감대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당 통합은 선거연대보다 어려운 문제"

    또한 김 위원장은 “현재 진보정당의 낮은 지지율이 단지 두 개의 진보정당으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이라는 인식은 매우 안이한 것”이라며 “국민들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대중적인 진보정당을 요구하는 것이지 ‘도로 민노당’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절실한 것은 정부와 한나라당에 맞서 진보개혁-복지동맹을 위한 공동정치강령과 풀뿌리 민생복지를 중심으로 하는 제 진보정치세력과 시민사회진영의 연대”라며 “진보진영의 대통합을 바란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석회의’를 발전시켜 지방선거에서 진보진영의 공동대응을 강화하는 진보대연합에 보다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렬 위원장은 이 중 ‘도로민노당’이란 주장과 관련해 “여러모로 단결을 해야 할 시기이고,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여지들을 찾아나가야 하는 시점에서 상대에 대해 (분당의 원인을 민주노동당에 돌리는 듯한)그런 표현을 쓰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고 신중하지 못한 태도”라고 불쾌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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