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 말로만 친서민?
        2009년 12월 15일 10:3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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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은 14일 서민·고용분야(보건복지·노동·여성부, 국가보훈처)의 내년도 정부 업무보고를 받았다. 연말까지의 7개 분야 보고 중 첫 순서로 서민정책 관련 부처를 택한 것이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가 서민 대책을 국정의 최우선으로 두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외국에 대한 선진 원조국이 되면서도 우리 내부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균형이 맞다고 볼 수 없다"며 "자칫 경제가 좋아졌다고 서민을 소홀히 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이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말로만 친서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다음은 15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기후변화 앞에 ‘평평해진 세계’>
    국민일보 <간병서비스 건보 적용>
    동아일보 <"불법자금 반납땐 처벌 면제">
    서울신문 <"국내 ‘뽕’ 경험자 100만명">
    세계일보 <베이비붐세대 정년연장 논의 본격화>
    조선일보 <"법규제로 투자 막힌 기업 특례법 만들어 구제할 것">
    중앙일보 <직무유기 국회>
    한겨레 <지상파채널 밀어내는 ‘종편 퍼주기’>
    한국일보 <보호자 ‘병원 새우잠’ 사라진다>

    MB, 다시 ‘친서민’…"서민 약올리나"

    조선일보는 15일자 5면 기사 <MB, 다시 ‘친(親)서민’>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다시 ‘친(親)서민’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세종시 문제와 4대강 사업, 철도노조 파업 등을 정면 돌파하면서 기존 보수 지지층 쪽에 무게를 둔 강경 노선으로 선회했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청와대에서는 친서민 기조의 재등장을 놓고 내부적으로 ‘노선 투쟁’ 비슷한 것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친서민’ 기조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인 지난 6월 말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여름 연일 재래시장과 장애인 시설 등을 누비며 친서민 정책을 쏟아냈다. 그가 14일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정부의 철학이 담겨있다’고 말한 3대 친서민 정책(미소금융, 취업후 상환 학자금 대출, 보금자리 주택)이 대부분 이때 구체화했다.

       
      ▲ 조선일보 12월15일자 5면.  
     

    그러나 10월 이후 세종시 문제가 공론화하면서 서민을 향한 그의 발걸음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세종시 수정의 당위성을 설득하기 위해 각계 각층의 인사를 만나야 했고,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에도 출연했다. 4대강 사업을 위해 호남을 2번이나 찾았고, 철도노조 파업 사태를 해결했다.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회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한 등 굵직한 외교 행사도 많았다. 각종 현안을 정면돌파하고 국격(國格) 향상을 외치는 그의 모습에 보수층 결집이 이뤄지는 시기였다. 덕분에 지지율도 반등했다.

    이즈음 청와대 내에서는 내년도 정부의 국정 운영과 대통령 PI(대통령 이미지·Presidential identity) 기조를 정하는 참모회의가 열렸다. 중도·친서민 노선을 내년에도 유지할 것이냐가 논란이 됐다. 일부에선 친서민을 강조해봐야 국민들이 진정성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이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중도실용은 쉽게 바뀔 수 없는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이고, 지난 가을 지지율 상승도 결국 친서민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최근 보수층 결집을 어느 정도 이룬 만큼 다시 ‘중원 공략’에 나서야 한다는 정치적 고려도 작용했다"며 "또 경기 회복기에 생길 수 있는 사회적 갈등 문제도 친서민 카드를 다시 집어든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이 연말까지의 7개 분야 보고 중 첫 순서로 서민정책 관련 부처를 택한 것이 친서민 카드 중 하나라는 것이다.

       
      ▲ 한겨레 12월15일자 3면.  
     

    반면 한겨레는 3면 기사 <예산 없고…제도개선 없고…’서민 약올리는’ 서민 대책>에서 MB정부의 친서민 정책을 평가 절하했다. 한겨레는 "보건복지가족부가 1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서민생활 보호대책을 내놓았지만, 예산 확보가 불투명한데다 내용도 미흡해서 서민 보호가 말잔치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이라는 알맹이가 빠져 400만명에 이르는 비수급 빈곤층을 보호할 수 없고, ‘보호자 없는 병원’ 등 서민 부담이 큰 간병서비스와 차상위계층 의료급여 일정기간 보전 정책도 예산 확보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복지부가 14일 "내년에 간병지원 정책인 ‘보호자 없는 병원’을 시범적으로 실시해 1만개 안팎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보고했지만, 정작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이 분야 예산이 한 푼도 없다는 것이다. 차상위계층 의료급여 지원도 ‘0원’이다.

    그나마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가 사업 필요성을 인정하고 각각 100억 원, 161억 원의 예산을 새로 책정했지만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통과될 지는 불투명하다.

       
      ▲ 경향신문 12월15일자 3면.  
     

    경향신문도 3면 기사 <예산 묶어놓고 정책은 후퇴… 말로만 "서민·여성">에서 "친서민 강조는 세종시 수정과 4대강 사업 등 핵심 국정과제의 추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수층뿐 아니라 서민층의 지지 확대가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정책과 예산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당장 정부의 대표적 경제정책인 감세와 기업규제 완화의 혜택은 부유층에 집중되면서 지난해 지니계수는 0.317로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해졌다"며 "이 대통령의 ‘서민 사랑’에 대해 정작 서민들이 ‘서민 마케팅‘이란 부정적 평가를 내놓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한편 조선일보는 지난 14일자 8면 기사 <‘이(李)대통령 지지율 45%’ 석 달 전과 수치는 같지만 내용은 달라…>에서 "지난 9~10월에 40% 중반 내지 50% 가까이 상승했다가 40% 안팎까지 하락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40%대 중반까지 반등(反騰)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결과적으로 석 달만에 같은 지지율을 회복한 셈이지만, 그 내용은 크게 달라졌다"고 분석한 바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9월엔 친서민·중도실용 노선으로 인한 지지층의 ‘외연(外延) 확대’에 힘입었다면, 이번엔 세종시 수정, 4대강 사업, 철도 파업, 노조법 개정 등 굵직한 갈등 이슈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일관된 방향을 설정하고 추진함으로써 ‘우파 결집’ 효과를 보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조선일보 12월14일자 8면.  
     

    조선일보는 "9∼10월 대통령 지지율 상승의 계기는 올해 중반부터 펼쳐진 여권의 ‘친서민·중도실용’ 강화였다는 분석에는 정치권 안팎에서 큰 이견이 없다. 이후 두 달 동안 대통령 지지율이 주춤한 것은 친서민·중도실용 정책의 체감 부족, 세종시를 둘러싸고 불거진 여야(與野) 및 여여(與與) 내부 갈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고 보도했다.

    중앙 "김인규호 다짐 주목"…한겨레 "종편 특혜 우려"

    중앙일보는 사설 <KBS 김인규호의 공영성 다짐을 주목한다>에서 "김인규 사장의 다짐이 그대로만 실천된다면 KBS는 제대로 된 공영방송이자 국가 기간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렇다면 국민도 기꺼이 호주머니를 털어 수신료를 올려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가 말한 김 사장의 다짐이란 "확실한 공영방송을 만들겠다", "KBS를 장악하러 온 게 아니라 권력으로부터 KBS를 지키기 위해서 왔다" 등의 발언과 일본 NHK의 심층보도를 예로 들면서 기자 아닌 앵커가 진행하는 메인 뉴스 방식, 공영성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 개편 등이다. 중앙일보는 "공영방송 KBS의 주인은 두말할 것도 없이 국민"이라며 "그러나 실제로는 지난해 촛불시위 때처럼 국민을 선동하기에 바빴고, 막말 방송·막장 드라마로 비판받기 일쑤였다"고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 한겨레 12월15일자 사설.  
     

    반면 한겨레는 사설 <그렇게 특혜를 줘야 종편이 살 수 있나>에서 "정부가 종합편성(종편)채널에 특혜를 주는 데 골몰하는 가운데 케이블방송 채널 순서를 종편에 유리하게 바꾸자는 주장까지 나왔다"며 "그(한 언론학자)는 케이블채널에서 지상파 방송들이 좋은 번호를 차지할 이유가 없다며 이 번호들을 종편에 넘겨줘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미디어렙 등) 종편에 대한 이런 정책적 특혜는 어디에서도 그 정당성을 찾기 어렵다"며 "종편 도입이 정부 입맛에 맞는 보수 거대 신문들만의 잔치가 되리라는 건 차치하더라도, 정책적 정당성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종편 집중지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와 한겨레는 스트레이트 기사에서도 대조가 됐다.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 <지상파채널 밀어내는 ‘종편 퍼주기’>에서 "지상파방송 4개 채널을 3번, 15번 등 주변 번호로 옮기고 그 사이사이에 종편채널과 홈쇼핑채널을 배치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의 주장을 전하며 이를 반대하는 교수들의 발언을 여럿 전했다. 사설과 같은 맥락이다.

       
      ▲ 중앙일보 12월15일자 8면.  
     

    반면 중앙일보는 같은 토론회 내용을 전한 8면 기사 제목을 <"글로벌 미디어 참여 땐 가산점 줘야">에서 "종편이 자리 잡을 때까진 일정 기간 동안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박 교수 주장에 동의하는 교수의 발언을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출사표를 던진 상태며, 오래 전부터 글로벌 미디어를 자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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