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연합, 진보-보수 구도 첫걸음"
        2009년 12월 13일 11: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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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9일, 서울시장에 출마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10~15%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내년 선거에서 심상치 않은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역대 민선 서울시장이 출마를 ‘대권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바라본 것과 달리 ‘인간답게 사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번 선거의 목표가 ‘당선’임을 분명히 했다.

    노 대표는 이를 위해 잠재적 지지층을 이끌어 낼 것이라며 ‘1만인 선거대책본부 구성’과 같은 대중들과 함께하는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노회찬을 서울시장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 "서울을 서울시민들에게 돌려주는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특히 최근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다양하게 제출되고 있는 ‘연합론’에 대해 “단순한 선거연합이 아니라, 내년 선거가 장기적으로 한국 정치지형을 보수 대 진보의 구도로 만들어가는 경로가 되어야 한다”며 강조했다. 아울러 “진보대연합에 대한 논의들을 위한 테이블을 구성해야 한다”며 빠르면 올해 안에도 각 진보정치세력에 제안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 대표의 인터뷰는 <레디앙> 이광호 편집국장이 진행했으며, 10일 오후 2시 여의도 진보신당 중앙당사에서 진행되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 * *

    – 내년 전국적 선거를 앞두고, 유난히 연합에 대한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된 조건이나 배경이 어디에 있는 것인가?

    = 2007년 대통령 선거 때, 민주당 후보도, 창조한국당 후보도, 민주노동당 후보도 있었다. 이명박 정권 이후 치러진 총선에서도 야당은 따로따로 후보가 나왔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동안과는 달리 선거연대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이명박 정부의 ‘학정’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깊어지고 넓어진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보자면 우리 정당정치의 뿌리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측면도 있다. 정당의 차별성이 대중들에게는 역사와 전통 위에서 각인되지 않고 있고, 정당의 정체성이 별로 중시되지 않는 세간의 분위기도 반영이 되었을 것이다.

       
      ▲노회찬 대표(사진=정상근 기자) 

    – 진보나 개혁 진영의 분화 혹은 분열도 영향을 줬다고 보나?

    = 그것도 배경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일상적으로 늘 있는 일이었다. 지금이 특히 심하다고는 볼 수 없다.

    – 그동안 여러 인터뷰를 통해 "이제는 진보 서울시장이 나와야 할 때"라고 강조해왔다. 왜 출마했는지?’, 어떤 서울시장이 될 건지 묻고 싶다.

    = 왜 서울시장에 출마했느냐? "당선되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하고 싶다. 정치적인 운신의 일환은 결코 아니다. 그럼 왜 서울시장이 되려 하느냐? 나는 크게 한국사회를 바꾸고, 한국정치를 바꾸는 것이 궁극적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과 철학을 갖고 있다.

    2012년 까지 기다리기에 너무 멀다. 그 전에 서울이라도 권력-정권 교체를 해야겠다. MB 이후 피폐해진 서울의 삶을 인간다운 삶으로 바꾸기 위해 출마하겠다는 것이다. 나의 서울시장에 대한 상은 기존과 사뭇 다르다.

    서울시장이라면 정치적으로 대권에 이르는 길목으로 평가되고 실제로 그동안 서울시 행정은 이런저런 정치적 계산 속에 전시행정 위주로 치달아왔다. 서울이 민선 15년인데 역대 서울시장들은 부동산 폭등과 서울시민들의 양극화 현상, 강남-강북 격차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삶의 질을 바꾸어 내는 문제에 대해 지극히 무책임하고 무관심했다.

    용산참사를 보라. 11개월 째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장이란 사람이 서울의 잘못된 재개발 정책과 과도한 공권력 투입으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조문 한 번 가지 않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마포 용강아파트 철거민 자살과 관련해 기자회견 자리에 다녀왔는데, 서울은 동절기에 철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면서 결국 사람까지 죽게 만들었다. 

    나는 용산참사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만약 사고로 인해 누군가 피해를 받는다면 가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고, 문제를 고쳐낼 수 있는 서울시장이 되려 한다.

    – 당선이 목표라고 했는데, 과연 될 수 있을까라며 회의하는 시각도 있을 수 있고,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적극적인 입장도 있을 것 같다. 현 시점에서 공개할 만한, 당선을 위한 전략과 전술이 있나?

    = 이제까지 서울시장 관련 여론조사가 있었다. 그러나 후보가 구체화되지 않아 오세훈 현 시장 이외에 나 같은 경우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저 사람이 시장을 하면 어떠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안 해봤을 것이다. 그래서 아직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낮게 나왔다고 본다.

    그런데 최근 출마선언도 했고, 앞으로 서울시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다. 시민들은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안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일관되게 정치를 해왔고, 거대권력에 맞서왔던 사람에게 서울시장을 맡길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할 것 같다.

    기발한 선거운동으로 ‘없는 지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잠재된 지지를 만드는 것이 선거운동의 요체다. 선거대책위원회도 ‘1만 명 규모의 풀뿌리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거나, 선거운동 과정에서 서울시장 인수위원회를 가동하고 여기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서울을 시민들에게 돌려주려 한다. 시장 노회찬이 아닌, 시를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의미에서 ‘서울 수복’이란 말을 쓰려 한다.

    – 후보에 비해 당 지지도는 매우 취약하다. 후보뿐 아니라 선거대책위도 1만명 풀뿌리 선대위원은 물론 다양한 세력이 참여해야 할 것 같은데.

    = 나는 출마를 선언했고, 현재로서는 서울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응하려 한다. 다른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원맨쇼를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지금은 시민들의 목소리 경청하는 행보를 이달 말까지 해낼 생각이다. 그 과정에서 용산 등 현안을 해결하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그 다음 정강정책을 다듬고, 선대위 진용은 1월 30일 경 공식선대위 출범 때 선보일 생각이다.

    – 서울지역 차원에서 진보진영의 후보단일화와 선거연합의 필요성과 가능성, 방법론 등에 대해서 의견을 말해 달라.

    = 출마 선언하면서, 여러 자리에서 진보진영의 선거연합의 필요성을 말했고 제안도 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진보진영의 선거연합은 단순히 선거에서 득표를 좀 더 많이 하기 위한 문제의 차원이 아니다.

    진보신당은 창당 때부터 제2창당을 외쳤다. 그러나 작년 한 해 제2창당은 성과 없이 마무리되었고, 올해 2기 집행부가 들어섰는데, 그 이후에도 제2창당은 우리의 과제로 천명된 상황이다. 이제 지방선거 이후 제2창당이 구체적으로 충분히 논의되고 도출되어야 한다.

    나는 오랫동안 한국 사회를 바꾸려면 정치가 바뀌어야 하고, 정치가 바뀌기 위해서는 정치지형과 구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금처럼 강경-온건 보수정당이 정치의 양축이 되면 모든 결론이 그 수준에서 나온다. 비정규직 심화, 양극화 심화는 이런 정치구도의 산물이다. 앞으로는 보수와 진보의 양축이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이광호 <레디앙> 편집국장(사진=정상근 기자)

    이 구도를 위해 크고 강력한, 대중에 뿌리내리는 진보정당의 건설이 필요하고 이것이 중요하다. 진보신당도 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제2창당은 당의 몸집 키우는 것에는 의미가 없다.

    새로운 진보정당의 건설이 가능한 대선 전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 일이 몇 달 만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무한정 미룰 수는 없다.

    다음 대선이 수십 년 간 이어진 YS-DJ 방식이 아닌 진보-보수로 가려면 진보대결집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실천적 토대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진보진영의 대결집을 위한 모색과 시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이 선거대연합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노 대표의 진보진영 선거연합은 서울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가?

    = 서울만을 놓고 말한 것은 아니다. 나는 선거연합이 전국적 차원에서 ‘전면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고 본다. 전국적 선거대연합의 기본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이를 어떤 방식으로 가시화시킬 것인지가 남아있다. 여기에는 정책이나 선거운동의 문제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후보조정 문제다.

    사실 후보조정은 쉽게 이루어 질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4천 명을 뽑는 선거이고 모든 지역에 모든 진보세력의 후보가 있는 것은 아니니, 단독후보가 출마할 때는 단일후보를 내고, 안 되면 서로가 동의하는 합리적 방식을 통해 단일화시킬 수도 있다. 그게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닐 것이다.

    – 선거연합을 하려면 그 문제를 논의할 ‘테이블’이 마련되어야 할텐데 이에 대한 복안은 무엇인가? 

    = 우선 당내 논의를 병행할 것이다. 다만 내 생각으로는 1월 중으로 이 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 이후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2월에 들어가기에 앞서, 1월에 1차로 정리될 수 있는 부분은 정리해야 한다. 그러고도 안되는 부분은 새로운 방식으로 정리하는 논의가 있어야 한다.

    – 빠르면 올해 안에도 ‘테이블’ 구성을 제안할 수 있는가?

    = 그렇다.

    – 그럴 경우 제안을 받는 대상은?

    = 나는 민주노총에서 구성한 ‘진보세력의 대단결을 위한 TFT’에 포함된 세력이 (테이블 구성의)1차로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 진보적 시민단체 소속으로 출마하는 분들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 가치에 있어서는 진보진영 사이에 큰 차이는 없을 수도 있겠지만, 선거연합을 하려면 가치나 정책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동의 가치나 정책은 무엇이 돼야 한다고 보나? 

    = 진보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는 많은 얘기가 필요하다. 다만 차이를 드러내기보다 어떻게 진보를 혁신시킬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면, 선거의 정책과 공약 조정의 문제는 조금 단순해질 수 있다. 지방선거는 각 지역마다 특색이 있지만 시장보다 사람을 중요시하는 ‘반신자유주의’ 토대 위에 서있어야 할 것이다.

    – ‘반이명박 전선’이 있는 상황에서 노 대표의 지지도가 올라갈수록 서울시장 선거에서 ‘반한나라당 연대’에 대한 요구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 나는 지지율 올리는 것만 고민하고 있다. 나머지 문제는 그때 가 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선거에서 후보단일화는 정치에서 대단히 예외적인 현상이다. 어느 나라 정당의 후보가 당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후보를 단일화하나? 정당은 이념과 정강정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선거 때 담합을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도 일관성의 문제로 느껴질 수 있다.

    후보단일화가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이고 정치적의 선으로 얘기되고 있는데, ‘공동의 적’을 꺾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보신당이나 내 입장에서는 차기 정권을 민주당이 가져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정치는 현실이다. ‘반MB’라는 우리가 공동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를 무시할 수는 없다. 민주당과의 선거연대가 예외적-제한적으로 국민적 요구가 강하고 대의명분이 확실하면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그런데 만약에 민주당에서 우리와는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후보가 나온다면? 끝까지 가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즉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은 여지는 있지만 반드시 무엇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선거는 정당에게 일종의 숙제와도 같은 것이다. 또한 정당이 더 뻗어나갈 수 있는 축제라는 측면도 있다. 우선 민주당 후보가 압박을 받는 상황을 만들어 내야할 것이다.

    – 노 후보가 민주당 후보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경우, 상대 후보에게 서울시 차원의 연정을 제안할 생각이 있나.

    = 당에서 검토해봐야 하는 문제다. 그러나 서울시라는 것이 연립정부가 현실적인 의미를 갖기 쉽지 않은 구조다. 정부라면 각료의 일부를 할당할 수도 있지만 서울시의 정무부시장은 정부에서 임명하는 것 아닌가? 쉽지 않다.

    – 심상정 전 상임공동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어떤 역할을 염두에 두고 말하는 것인가?

    = 최종적인 것은 본인이 고심하는 것이다. 머지않은 시일 내에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지금은 전당적으로 지방선거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무래도 선거에서는 후보로 나가는 것이 가장 큰 역할 아닐까?

    – 최근 진중권씨가 심 대표를 내년 보궐선거를 위해 아껴두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진보신당이 서울, 경기 두 곳을 집중하기에는 역량이 달린다는 판단이 전제된 것 같다. 광역단체장 후보를 최대한 많이 내겠다는 게 진보신당의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진중권씨의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당에 대한 애정과 염려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로 본다. 그러나 지방선거의 특성상 경기도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다고 서울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을 알려내기 위해서는 주요 지역에서 누가 되든 반드시 출마하는 것이 당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지금 진보신당에 광역단체장이 몇 군데 나오는가? 예전 전 지역 출마를 결의하지 않았나?

    = 그렇다. 결의는 했지만, 다 나올 수 있는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다만 10군데 이상은 나올 것이다.

    – 당 대표로서 크게 내년 선거의 의미나 진보대연합에 대해서는 말해 왔는데, 진보신당의 2010 지방선거의 전략과 목표는 무엇인가?

    = 내년 선거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이 있는 대결전의 해로 나가는 중간 징검다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진보신당의 창당이 2년이 안되어 당의 존재감과 당이 지향하는 바가 아직 국민들에게 덜 알려져 있는 상황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우리는 진보세력의 선두주자로서, 당을 제대로 알려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우리가 말한 진보대결집일 수도 있고 새로운 진보적 가치 구축일 수도 있다. 당의 세력 구축에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 내년 각급 선거에 나올 후보들은 많이 확보되어 있나?

    = 현재 많이 발굴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 당의 현실적 상황을 고려 안할 수 없기 때문에 목표를 광역과 기초단체장 1명 이상 당선시키는 것으로 잡았다. 우선 진보세력이 지방권력이라도, 집권을 한다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기초의회나 광역의회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지역에 진보를 뿌리내린다는 차원에서 당선자를 내는 것을 중심으로 삼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은 대대적으로 나가 당을 알리고 최대한 당선자를 내는데 집중할 것이다.

    – 각 지역마다 사정이 다르고 현실적으로 민주노동당과 후보조정이 쉬운 것은 아니다. 진보정당의 경우에는 당원들의 의사도 존중되어야 하며, 중앙당이나 광역당 차원에서 조정하는 것도 어렵다.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 물론 지역에서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은 쉽게 처리하도록 할 것이다. 만약 지방에서 (후보 조정이)안 되면 지역의 의견을 존중하되 중앙이 개입해야 할 것이다. 사실 노동자 밀집지역 같은 일부 지역에 조정이 어려울 것이다. 나머지 지역은 대체로 중복을 피해서 활동해 왔기에 크게 문제는 안 될 것 같다.

    – 최근 ‘진보대연합’과 관련, 일부에서는 선거 전까지 통합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고, 아니면 내년 선거과정에서 통합을 명시화하고 2012년 전까지는 통합된 대연합 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들도 나온다.

    = 아직 이에 대한 당 내 논의가 시작 단계일 뿐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진보신당-민노당 간의 문제로 보면 안 된다. 양 당 통합으로 국한시켜 깨진 그릇 조각 맞추기 수준에 그친다면 감동과 희망을 주기 어렵다. 보다 크고 강한 새 그릇 만드는 과정이여야 한다.

    이 문제를 간단하게 봐서는 안 된다. 단순히 조직 대 조직의 통합이 아닌 진보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실현시키는 프로그램, 이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동의하면 과거를 불문할 수 있다. 그래야 규합이 될 수 있다.

    진보신당의 출발할 때 문제의식은 분당이 아닌 혁신이었다. 혁신이 (민주노동당) 안에서 안되어 나왔고, 문제의식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새로 결합해 새로운 당이 된 것이다. 이제 진보의 가치를 새롭게 정리하는 것에 동의하는 사람이 기득권을 버리고 연대에 대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선거에 당면해 있으니 공조의 범위를 넓히고 이를 통해 신뢰를 확인하고, 논의를 진척시켜 나가야한다.

    – 최근 한 간담회에서 민주당 왼쪽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는데, 큰 그림을 그려가며 진보를 짜가자는 의미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왼쪽이란게 개혁분파를 의미하는 것 같은데 좌파의 큰 그림으로 봤을 때 민주당은 무엇인가?

    = 민주당은 한국정치 선진정치로 가는데 걸림돌이다. 민주당은 과거의 유산이고, 미래의 발판이 될 수 없다고 본다. 민주당은 3김의 유산을 기득권처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민주 대 독재라는 낡은 대립구도에 안주하고 있다. 그렇기에 새로운 정치를 수렴할 수 없다. 민주당 때문에 한나라당의 집권이 길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대안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민생문제 근원인 신자유주의와 노동의 유연성의 경우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차이는 없기 때문에, 진보가 한국정치의 한 축으로 서기 위해 (민주당을)해체하는 것이 역사에 부합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민주당 내 진보적 인사들은 진보세력에 결합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최근 당직자들에게 아이폰을 돌리는 등 아이폰, 트위터 등을 활용하는 이른바 ‘얼리어답터’ 정치인이다. 트위터나 아이폰 활용의 정치적 효과가 있다면 무엇인가?

    = 일차적으로 활동의 편의성 때문이다. 정치적으로도 부수효과를 얻는 경우도 있다. 나는 사실 얼리어답터는 아니다. MP3도 안 써본 상황이다. 그게 내 활동에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아이폰에 앞서 블랙베리폰을 구매한 것은 이메일을 쉽게 보고 답장하기 위해서다. 트위터는 소통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아이폰을 구입한 것은 이러한 편의성을 위해 개발된 상품 중 최상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잘못된 IT정책 때문에 인터넷이나 SNS 등 소통의 도구로 쓸 수 있는 모바일을 DMB나 사진 등 부차적 기능을 위주로 사용한다. 미국의 절반은 이메일을 모바일로 이용 하는데 우리는 책상에 앉아야 한다.

    세 번째는 새로 형성되는 새로운 소통의 망을 활용하는 것이 진보정치인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소통은 앞으로 2012년에 정점을 이룰 것이다. 아이폰의 보급으로 앞으로 새로운 스마트 폰이 발명될텐데, 그 때는 국민들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저 촛불이 이미 인터넷 영역에서 수년전 구축된 힘이 쏟아져 나왔다는 점을 놓치면 안된다. 미국도 그러하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계층적으로 양당, 우리나라에서는 한나라당 민주당을 별로 지지하지 않는 부동층 중 개혁성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는 이들 계층이 진보정당이 관심을 가져야 할 계층이라고 본다. 트위터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목적은 아니지만 트위터에서 반한나라당-비민주당 구도가 가장 잘 구축되어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동안 내 활동영역에서 만날 수 없던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 기억나는 트위터 번개자리가 있었나?

    = (트위터 시작)한 달 만에 나를 초대하는 트위터 번개가 있어서 가봤다. 늦은 밤에 가보니 20대 직장인들이 주를 이뤘다. 내가 이런 사람들과 쉽게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겠나? 내 직업적 특성으로 듣는 얘기가 많은데, 엊그제 번개의 경우 나로서는 환상적이었다. 이들의 얘기를 나만 듣는 것이 아니라 당 활동가들도 함께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 최근 인터넷 공간에 권력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포털에서 ‘권리침해’를 명목으로 일방적으로 블로거들의 글을 차단시키는 경우도 많다. 인터넷 공간의 자유 막는 시도에 대해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 그런 행위가 가능하게 만든 법이 국회에서 통과됐기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법을 넘어선 탈법적인 인위적 제한이 문제가 되지만, 포털사업체들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도록 법을 개정했기에 이런 일들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이 법을 개정할 때 열린우리당이 동의하지 않았나? 이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이런 식으로 가면, 우리는 인터넷 망명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권한이 미치지 않는 외국의 서비스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일부는 이미 구글을 이용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폐쇄적 정책은 시행착오다. 국민의 기본권을 해칠 뿐 아니라 산업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 첨단 도구 말고도, 노 대표는 책을 ‘엄청’ 많이 읽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어떻게 책을 구매하고 읽고 있나?

    = 사실 나는 책방에 가서 책을 사는걸 좋아한다. 그러나 요새는 시간 때문에 인터넷으로 주문하기도 한다. 최근에 산책은 아직 처에게 얘기 안한 것이라(웃음) 거액을 들여 샀기 때문에 돈이 많다고 오해받을까 겁나기도 한다. 사실 내가 옷 한 벌은 제대로 안사는 사람인데.

    최근 30만원 짜리 겸재 정선 도록을 ‘질렀다.’, 간송미술관 최완수 실장이 감수한 것인데, 그 외에도 정선을 공부하기 위해 관계된 책 몇 가지를 샀다. 상당한 출혈을 한 상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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