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력받는 '진보연합론', 어디로?
        2009년 12월 11일 08: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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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진보진영은 ‘단일후보’를 낼 수 있을까? 최근 진보진영에서 다양한 선거연합과 통합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진보정치의 두 축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진보대연합’에 대한 당론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내년 선거에 연합의 구체적 형태가 무엇으로 귀결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년 선거 계기 통합진보정당 논의 확산될 듯

    또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 각 당의 지도부가 진보정치대연합 대해 원칙적인 동의를 밝히면서, 선거연합은 물론 장기적으로 ‘진보대연합당 건설’과 같은 형태의 진보의 주체적 재구성 문제도 언급하고 있어 내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통합진보정당’ 건설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 사진=강기갑 홈페이지

    이와 함께 각 지역별, 정치 조직별로도 진보대연합을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논의와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우선 진보대연합과 관련해 진보신당은 지난 10월 31일, 전국위원회를 통해 ‘진보대연합’을 바탕으로 한 선거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놓았고, 민주노동당도 지난 6월 정책당대회를 통해 ‘진보대연합’ 추진을 결정한 바 있다. 여기에 민주노동당은 지난 2일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이를 지도부 선에서 책임 있게 추진키로 결정한 것이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서울시장 후보 출마 선언 후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을 포함, 전면적으로 진보 선거연합을 이뤄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조만간 이를 실현하기 위한 테이블을 마련하고, 이를 진척시키기 위한 제안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노당 일부, 활동가 대상 통합서명운동

    지역에서도 연합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김혜영 위원장은 최근 도당 차원에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진보진영부터 단결된 힘으로 지방선거에 임해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 충남도당 이재기 지방선거 대책위원장은 “선거연합은 언제든 열어 놓고 있다”며 참여의사를 밝혔다. 충남 지역의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은 오는 19일 모여 지방선거 연합과 관련된 논의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에서도 이 같은 논의의 틀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민주노동당 일부 세력인 ‘소통과 혁신연구소’도 다음 주부터 정당-노동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진보정당 통합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정성희 소장은 “활동가 2012명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라며 “반신자유주의 민생복지-자주평화통일-생태환경에 동의하는 모든 진보세력이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보대연합의 앞길에 ‘청신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진보대연합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그 방식과 시기가 구체화되지 않았고, 각 지역과 정파의 이해관계가 달라, 각 당은 아직 공식적인 당론을 확정하지 못했다. 선거연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인 후보 조정만해도 ‘물 좋은’ 지역일수록 녹녹치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중앙당 수준에서 ‘진보대연합’을 추진한다고 해도, 지역에서 이것이 얼마만큼의 효과가 발휘될지는 미지수다.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는 “중앙당이 진보대연합에 대한 특별한 방침을 정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방침을 정한다고 해도 지역에서는 이를 실현하는 것도 문제일 것”이라 말했다.

    중앙당 조정력 지역 영향력 한계

    진보신당 울산지역의 한 핵심관계자는 “(진보대연합에 대한)노 대표 발언의 진위를 알지 못해 정확히 얘기하기는 어려우나, 중앙에서 진보대연합을 추진한다고 해서 지역까지 모두 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전국위원회에서도 이번 선거의 원칙은 ‘독자출마’를 원칙으로 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통합의 강도와 시기를 둘러싸고도 이견이 있다.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등 일각에서는 선거연대 전 통합선언을 주장하는 등 ‘통합’을 전제로 하고 있는 반면, ‘전제’를 두기보다 ‘선거연합’의 성과를 토대로 점진적인 접근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수호 최고위원은 “지자체선거 전, 진보진영이 통합해 하나의 당이 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나 주객관적 조건에서 그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함께 하겠다’, ‘통합하겠다’는 선언이라도 하고, 그 전제 하에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아야 책임성 있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는 “지방선거 선거연합이 1회적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되고, 진전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점은 동의하나 부부가 이혼하고 새로 결합하기 위해서라도 이전에 이혼할 수밖에 없었던 그 상처와 아픔을 반복하지 않는다는 확신과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진보대연합’과 관련해 ‘민들레광장’이 11일 토론회를 개최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2부 난상토론에는 진보신당 정종권 부대표와 민주노동당 이수호 최고위원,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 고민택 정책팀장 등 각 정치세력이 참가해 ‘진보대연합’을 두고 난상토론을 벌일 예정이라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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