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대연합→조건부 민주대연합”
        2009년 12월 12일 02: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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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들레광장 준비모임이 11일 오후 2시부터 정동 프란체스코회관에서 ‘진보의 재구성과 2010 진보대연합의 길’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중 1부 토론회는 ‘민주대연합 NO, 진보대연합 YES’를 주제로 학자와 언론인 등 전문가들이 구상하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의 진보대연합에 대한 논의가 오고갔다.

    진보대연합 OK, 민주대연합엔 입장 차

    참석자들은 대체로 ‘진보대연합’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했지만 ‘민주대연합’에 대해서는 시각 차를 보여줬다. 발제자인 손호철 서강대 교수와 조희연 교수가 ‘선 진보대연합-후 조건부 민주대연합’을 주장했고, 토론자 모두 대체로 이에 대해 동의했지만, 이대근 <경향신문>에디터, 이성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진보대연합에 무게를 뒀고, 김민웅 교수는 ‘반MB연대’에 힘을 실었다.

       
      ▲’민주대연합 NO, 진보대연합 YES’ 토론회(사진=정상근 기자)

    손호철 교수는 민주대연합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디어법, ‘4대강 죽이기 사업’, 노동법 개악 반대투쟁 등에서 반MB대연합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나, 선거연합으로서의 민주대연합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민주대연합에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지만, 문제는 민주당의 우경화된 노선과 패권주의적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민주대연합은 아직 유아기에, 취약하기 짝이 없는 진보정당을 다시 한 번 자유주의적 보수정당에 종속시켜 과거 보수정당 독점체제로 후퇴시킬 우려가 있다”며 “단기적인 반MB투쟁 못지 않게 중요한 것, 중장기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보수지역정당 독점체제를 혁파하는 것”이라며 민주대연합을 경계했다.

    손 교수는 또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연대는 중요하지만 반MB연대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선행조건은 ‘민주당의 좌경화’와 탈패권주의”라고 지적했으며 “민주대연합의 사망선고를 내린 것은 안산상록을 선거 당시 보여준 민주당의 자세”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민주대연합 사망선고

    다만 손 교수는 “선거연합으로서의 민주대연합을 원천적으로 부정할 필요는 없다”며 “여기에서도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진보대연합으로, (진보진영이)모래알처럼 분열해 선거연합에 참여할 경우 발언권을 갖지 못하고 민주당과 자유주의세력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손 교수는 “진보대연합이 10~15%대의 캐스팅보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신자유주의의 구호나 강령을 넘어서 고용, 주거, 교육, 건강, 노후와 같은 소위 민중들의 ‘5대 불안’과 관련한 구체적인 현실분석과 구체적이고 발본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생활 진보’로 나아가 10~15%, 많게는 15~20%의 지지율을 확보한 뒤, 이를 기초해 민주당의 좌경화(강령)와 탈패권주의(지분)를 요구하며 민주대연합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성공회대 김민웅 교수는 “문제는 (진보진영에)힘이 있느냐는 것”이라며 “신자유주의가 ‘의회주의를 파괴하지 못하는 조건에서 만들어지는 파시즘의 한 전형’임을 감안하면 신자유주의의 파시즘적 변형은 정치사회적 민주주의 억압할 것이기 때문에, 민주화와 신자유주의가 분리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책임은 지난 10년에도 있으나 현재 신자유주의 최전선에 서 있는 것이 이명박인만큼, 이명박을 공격하는 것이 신자유주의 체제의 극복”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지난 10년에 대한 책임을 과도하게 물으면 추모 정국으로 형성된 대중적 영향과 연대를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에너지를 잃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비지론과 다르다

    김 교수는 “이것이 과거 비판적 지지의 되풀이라 보여질 수 있으나, 지금과 과거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안산의 또 하나 중요한 경험은 진보진영만으로는 어렵다는 것도 검증해 낸 것으로, 최대한 많이 끌어들여 동질감 극대화하는 지점을 찾아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내년 6월 경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30~50% 오간다고 볼 때, 그 지지율의 차가 선거결과에 큰 변화는 안 가져다 줄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는 사실상 민주당에게 유리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전제하에 이 논설위원은 “진보진영은 선거결과가 이미 나왔다는 가정 하에 전략을 짜야한다”며 "내년 선거는 진보정당이 무덤으로 들어가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진보정당은 그동안 수많은 핑계 거리를 찾아냈으나, 진실은 진보진영 자체가 무능했다는 점"이라며 "내년 선거 이후 무덤 속의 관을 열고 어떻게 새로 태어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지방선거에서 선거연합을 잘못하면 진보진영은 민주당 2중대로, 민주당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세력이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이후를 생각하는 선거연대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민주당을 바꾸며 민주대연합을 하자는 것은 현실성 없다”며 “문제를 이명박 대통령이나 민주당으로 돌리지 말고 핑계 거리를 더 이상 찾을 수 없을 때 행동이 시작되고, 진정한 고민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그때 가서야 진보의 재구성이 시작될 것이며 그 시점은 지방선거”라고 말했다.

    "내년 선거 진보정당 무덤될 것"

    이성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더욱 강력히 진보대연합을 주장하며 민주대연합을 비판했다.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연대할 것이냐는 선거의 측면을 떠나 헤게모니를 쟁취하는 측면에서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며 “반MB 전에 진보세력전체가 반드시 어깨동무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하면서부터 죽어가고 있고, 민주당은 신보수 노선으로 가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제 한 번, 진보진영이 뭉쳐 이번 기회를 통해 보수-진보 구도의 힘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며 “지금의 세력균열을 놓고 보면, 이번이 진보진영이 (그 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연합정치가 과거 비판적 지지의 재판은 아니”라며 “보다 공세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대연합이 위력적으로 전개되어 민주대연합의 영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때 국민들에게 공신력을 획득하고, 민주당도 연합하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민주당을 철저히 대상화해야 하며, 전략 지역의 이해 관계에 따라 민주당에 대한 적정한 타격과 차별성이 필요하다”며 “차별성이 대중적으로 부각되어야 연합을 해도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며, 민주당이 갖지 못한 어떤 것을 진보정치 세력이 갖지 못한다면 연합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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