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구의원들, 지방자치 목을 조르다
    2009년 12월 08일 05: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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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렇게 되었다. 한나라당이 의석수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강부구의회는 주민을 대표하는 의회가 아니라 한나라당의 당리당략 이해를 반영하는 한나라당의 충실한 산하기구일 뿐이었다.

12월 8일 서울 강북구의회는 김현풍 강북구청장이 의정부에 있는 부인명의 땅에 공공인력을 투입해 사적인 농사를 짓게 했다는 진보신당 최선 의원의 의혹제기와 MBC 보도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강북구청장 부인토지 공공인력 사적활용 진상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요구 건을 부결시켰다.

조사특위 안건 부결, 한나라당의 미소 – 찢어진 진상규명

구청장이나 구청 집행부의 잘못된 일이 있으면 이에 대해 엄중하게 따지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는 강북구 의회가 자신의 존재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표결 결과를 만들어낸 이유는 무엇일까?

   
  ▲ 사진=진보신당 강북구 당원협의회

바로 김현풍 구청장이 한나라당 소속이고 부결에 참가한 7명의 구의원들이 한나라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비록 무기명투표라는 형식의 표결이었지만 이번 결과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자기 땅 “머슴농사”라는 어처구니없는 사실이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한나라당에 불리할 것으로 생각한 당 차원의 결정임을 충분히 짐작 가능한 일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몸져 누워 있던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 아픈 몸을 이끌고 표결에 참석했을리 만무하다. 한나라당의 이런 태도는 이미 사석에서 반대 의견을 공공연하게 밝히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입장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진상조사 산통깨고, 지방자치 능욕하는 추악한 당리당략

진보신당 최선 의원의 의혹제기와 MBC 보도가 있은 후 강북구청장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강북구청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버티기로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나도 그 머슴농사에 동원되었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의 제보가 당으로 끊이지 않고 있고, 강북 주민들 주변에서 얼마든지 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청에서는 “인부들이 농사지어 먹었다. 구청장은 모른다.”는 발뺌을 거듭할 뿐이다.

진보신당이 서울주민감사 청구 서명운동에 나서자 서명활동 주변을 감시하는가 하면, 내부고발자 색출작업을 진행하고, 진보신당과 MBC를 고발하겠다는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지역 케이블 방송인 큐릭스방송 보도에 따르면, ‘공공근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작업중 알게된 내용을 외부에 발설해서는 안된다는 [비밀엄수서약서]를 받았다.’고 한다. 갈수록 태산이다.

공공근로 인력들이 엄수해야 할 비밀이란 게 뭘까?

그러나 손바닥으로 진실을 가릴수는 없는 일이다. 최초 문제제기가 되자 구청 담당과장은 “3년 전 내가 직접 구청장 사모님과 그 땅을 구청이 무상으로 임대하여 사용하기로 하고 [무상토지임대계약서]를 작성했다.”며 의정부 땅에 가서 작업하는 것이 강북구청의 정당한 공공업무라고 주장했다.

정당한 작업이었다면 왜 차량운행일지와 업무일지에 기록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원래 그렇다’는 식의 대답을 한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MBC 취재 당시 한사코 촬영을 거부해 의심을 사게 된 작성한지 3년 되었다는 [무상토지임대계약서]에서 인주가 흠뻑 묻어나더라는 대목에서는 강북구민 모두가 포복졸도를 할 지경에 이른다.

김현풍 구청장과 구청 주장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증거인 3년된 계약서에서 인주가 묻어나니 강북주민들 모두가 구청측에서 급조한 허위날림 계약서로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3년 되었다는 문서에서 묻어나는 인주의 진실

(관련 구의회 속기록 부분)

김동식 강북구 의원 : (중략)… 어제 제가 사용승낙서에 이름이 나온 부분과 내용이 좀 차이가 있기에 원본을 사실상 보자고한 것입니다. 그런데 휴식시간에 잠시 확인해 본 결과 3년 전에 찍은 날인 도장이 인주가 묻어나왔다는 것은 국장님, 인정하십니까? 아까 조금 전에 휴식시간에 확인한 내용이오.

도시관리국장 황0철 : 김동식 위원님 질의에 답변드리겠습니다. 예, 인정하고 있습니다.

김동식 의원 : 과장님, 아까 인주가 묻어나온 것은 확인됐지요?

공원녹지과장 박0원 : 예

   
  ▲ 사진=진보신당 강북구 당원협의회

강북구지역 기자들을 모아놓고 진행한 설명회에서 구청장과 친한 한 기자가 “요즘 기술이 좋아 인주가 5년까지는 묻어난다.” 했다는 말도 가관이지만 자신 있다면 왜 MBC를 고발하지않느냐고 묻자 “광우병파동 때 봤지 않나? 중앙정부도 힘든 판에 우리는 상대가 안된다”는 새 날아가는 소리도 기가 막히다. 그럼 진보신당은 왜 고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 사람들 다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았다.”는 대답으로 법적 대응의 불필요성을 굳이 강조했다고 하니 대단한 강북구청이다.

이번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모든 준비가 되어있다. 진보신당은 강북구청장이 우리를 고발할 것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가 끝나 있기 때문에 자신있게 구청장의 대응을 지켜보고 있다.

그늘에서 독버섯이 자라고, 무관심은 지방자치를 썩게 만든다. 주민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사이 한나라당이 ‘진상규명’이라는 주민들의 바람이 든 작은 희망을 찢어버렸고, 구의회 존재이유를 짓밟아 지방자치의 산통을 깨버렸다.

오늘 부결에 참가한 의원들 7명의 이름과 연락처는 강북구의회에 가면 얼마든지 알 수 있다. 그들에게 전화해 주민의 목소리, 국민의 목소리를 전해주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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