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파업 선언 강요…교섭 거부
By 나난
    2009년 12월 08일 11:4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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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조(위원장 김기태)가 지난 3일 파업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했으나, 회사쪽은 당초 언급한 것과는 달리 교섭 재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7일 코레일(옛 전국철도공사, 사장 허준영)에 교섭 재개를 요청했으나, 공사는 “무파업 선언”을 강요하는 등 교섭에 임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철도노조가 7일 “철도 내부 문제로 열차가 멈춰서는 아픔이 없어야 한다”며 “노조가 조건 없이 2차 파업을 마무리한 만큼 공사도 성의 있게 교섭에 임해야 한다”며 회사측에 교섭 재개를 요청했다. 백남희 노조 선전국장은 “허준영 사장은 그간 파업이 끝나면 교섭에 응할 생각이 있다는 뜻을 밝혀 왔다”며 “어제(7일) 공문으로 교섭재계를 요청했고, 오늘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무장해제 강요

하지만 “노조가 파업을 철회해야 교섭에 임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온 공사가 지난 3일 노조의 파업 철회 후 “무파업을 선언해야 교섭이 가능하다”며 입장을 번복한 것. 이는 노조의 무장해제를 강요하는 것으로 노조로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내용일 수밖에 없다.

   
  ▲ 2008년 단체교섭 장면 (사진=철도노조)

공사는 철도노조가 파업을 철회하며 발표한 ‘사랑하는 2만5천 철도조합원 동지들에게 드리는 글’을 문제 삼으며 “무파업 선언”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3일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은 지난 8일간 벌여온 파업을 철회하며 “단체협약 해지를 철회시키지 못했고, 우리의 절절한 요구들을 쟁취하지는 못했지만 조직을 굳건히 하고 피로를 걷어 내 나머지 절반의 승리를 위해 단호히 투쟁할 준비를 하자”고 밝힌 바 있다.

또 “파업철회 후 교섭에 집중할 것이며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3차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공사는 “3차 파업”을 문제 삼으며 “무파업을 선언해야 교섭이 가능하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구체적 계획이 없는 상징적 의미”라며 “특히 ‘교섭이 원만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 쟁의를 준비하자’는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또 “철도공사가 상징적 의미의 글을 이유로 교섭을 거부하는 건 교섭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섭거부, 법적조치 나서겠다"

공사는 지난 11월 5~6일 노조가 1차 파업을 진행할 때도 “파업을 끝내야 교섭에 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허준영 사장은 파업 이후 단 한 차례도 교섭에 임하지 않았다. 지난 11월 26일부터 8일간 진행된 노조의 파업 역시 공사의 단체협약 해지에서부터 비롯됐다. 이에 노조는 파업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도 단체협약 해지 철회와 성실한 교섭을 요구해 왔다.

백 국장은 “공사가 교섭을 거부한다면, 더 이상 문제 해결의 의지가 없다는 것이 증명되는 꼴”이라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공사에 있으며, 사측의 교섭거부가 계속될 경우 성실교섭을 규정한 단협 조항을 근거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7일 강희락 경찰청장은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해 김기태 위원장 등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 집행부 23명에 대해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철도 파업과 관련해서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조합원은 1차 15명에 이어서 8명이 추가돼 23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대전본부 간부 1명만 검거됐다.

강 청장은 이날 오전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철도노조가 자진 파업 철회를 하기는 했지만 이와 관계없이 불법 파업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수사를 원칙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철도노조의 파업 철회에 대해 “고액 연봉자가 많다는 사실이 보도되는 등 치부가 드러나지 않았나, 자신들의 세가 불리하기 때문에 철회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조, 공정수사 촉구

노조는 8일 오후 경찰청 항의 방문해 공정한 수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노조는 “공사의 고소고발에 대한 수사는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노조가 허준영 사장 등 공사를 상대로 낸 고소고발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수사 한 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지난 1일 허준영 사장 등 65명의 간부에 대해 노동청과 경철서에 단체협상 위반 및 부당노동행위 등의 이유를 들어 고사장을 접수한 바 있다.

한편, 노조는 오는 9일 ‘철도 공공성, 노사관계를 파탄 내는 MB 철도산업 선진화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며, 정부의 공공부문 선진화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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