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충청남도지사직 사퇴
    2009년 12월 03일 03:41 오후

Print Friendly

이완구 충청남도지사가 정부의 세종시 수정방침에 반발하며 전격 사퇴했다. 여당 내에서도 정부의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지사직을 사퇴함으로서 정부의 세종시 수정 움직임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당은 이 지사의 사퇴 회견 직후 논평을 통해 “이 지사가 약속을 지켰으니 이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을 지킬 차례”라고 압박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법·약속·신뢰·책임 등이 어찌 이 지사 혼자만의 몫이겠는가”라며 “말은 이 지사가 하는데 그 모습 뒤로는 자꾸 이 대통령이 떠오른다”며 이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이 지사 가는 길이 대통령 가야 할 길"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도지사까지 사퇴하는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정부는 과학비즈니스 도시를 만들겠다고 하더니 또 어제는 총리가 부처 이전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는 기만적인 답변만을 늘어 놓고 있다”며 “원안처리를 약속하지 않으면, 이완구 지사가 가는 길이, 이명박 대통령이 가야 할 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완구 충청남도지사(사진=정상근 기자)

이완구 지사는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에 따라 국민과 도민들께 정부 정책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해왔다”며 “공주시민, 연기군민들에게는 삶의 터전 내줄 것을 요구했으며 원안 추진을 확신해도 좋다는 약속을 해왔다. 법은 지켜져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있을 때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원안 추진에 도지사직을 걸겠다고 약속해왔다”며 “이는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에 나와 있는 지자체장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다짐이었고 대통령이 여러 차례 원안 추진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한 확신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세종시 수정안을 공론화하는 지금 누군가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책임을 지켜야 한다”며 “여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그리고 도민의 상실감에 대해 위로해드려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사퇴이유를 밝혔다.

정부, 세종시 수정에 부담될 듯

이어 “행정중심복합도시는 본래 충청도만의 것이 아니며 특정 정부의 전유물도 아니”라며 “오랫동안 안고 있던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고 황폐해져가는 지방을 살려야 한다는 국가의 염원과 비전, 그리고 철학이 담겨져 있는 국책사업”이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수도권에서는 직장인들이 출퇴근에 2∼3시간을 쓰고 교통 혼잡비용이 14조3000억원에 이르는 반면, 지방에는 텅빈 산업단지와 이용하지 않는 공항 등이 흉물로 변해가고 있다”며 “이러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상생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눈에 보이는 것만이 진실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면서 "지금 우리는 ‘효율’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뒤에는 그것을 뛰어넘고도 남을 ‘신뢰’라고 하는 아주 소중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그러나 “지사직에서 물러나더라도 한나라당을 탈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책적으로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해서 정당을 탈퇴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탈당해야 할 것으로, 경우에 따라 당내에서 싸우는 것이 국민들이 바라는 진정한 정당정치의 한 면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지사는 “다음 지방선거에서 충청남도지사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물러가는 나를 용서해주시기 바란다. 이제 휴식하고 싶다.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있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