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파업 부결…노조 불신? 이병순 반작용?
By mywank
    2009년 12월 03일 11:4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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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과 해고를 각오하며 KBS 노동조합 집행부가 추진했던 총파업 찬반투표가 2일 부결됨에 따라, 상당한 후폭풍이 예고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과에 대해 노조 측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집행부 사퇴 등 책임론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 불신 결과"

노조 측은 김인규 사장 퇴진을 촉구하며 기존에 벌여왔던 강동구 노조위원장 단식농성, 출근저지 투쟁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총파업 카드’가 좌절됨에 따라 김 사장을 저지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결국 향후 저지 투쟁의 차질이 불가피한 셈이다.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총파업을 선언한 노조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KBS 구성원들의 우려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노조는 김인규 씨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해온 반면 이병순 전 사장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이병순 사장 연임을 위해 김인규 씨를 내치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KBS의 한 PD는 “이번 투표 결과는 노조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사실상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으로 봐도 될 것 같다”며 “당연히 노조 집행부가 책임지고 물러나야 된다고 본다. 하지만 노조 측에서 어제(2일) 밤에 기자들하고 인터뷰를 한 것을 보니까 물러날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그동안 현 노조 집행부는 대의명분에 충실한 게 아니라 자신들의 이해에 따라 입장을 바꿔왔다”며 “미디어법 투쟁도 사실상 방기하다가 여론에 떠밀려 며칠 동안 파업을 했을 뿐이다. 자신들은 부인을 하지만 김인규 씨를 거부하고 이병순 체제의 일등공신이 되고자 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병순보다는 차라리 김인규?

이 밖에도 ‘이병순 보다는 차라리 김인규가 낫지 않느냐’라는 구성원들의 인식이 투표 결과에 반영되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병순 전 사장의 재임 시절 KBS에서는 비판적인 보도 프로그램과 방송인들이 폐지거나 퇴출되었으며, 비정규직 직원들이 무더기로 계약해지 되는 등 홍역을 겪은 바 있다.

또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의 기술직 및 하위직 직원들의 표심에 투표 결과에 반영되었다는 지적도 있다. KBS 구성원들 중 3분의 1이상을 차지하는 이들은 지난해 12대 KBS 노조 집행부 선거에서도 고용안정을 내세우고 이병순 전 사장을 인정한 강동구-최재훈 후보팀에게 지지를 표시한 바 있다.

KBS의 한 관계자는 “이병순 씨는 정권에서 하나를 시키면, 열을 이행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구성원들 사이에서 우선 이병순 씨부터 막고 보자는 인식들이 퍼져있었다. 이병순 체제에 대한 반작용이 작용한 것 같다”며 “한마디로 이병순 씨에게 계속 시달리는 것보다 차라리 김인규 씨가 오는 게 다행이라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센 놈한테 붙어야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다는 일부 구성원들의 판단이 작용했다고 본다. 그런 위기의식이 기술직이나 하위직에서 많이 나타난 것 같다”며 “괜히 신임 사장과 싸워봐야 득이 될 것이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KBS 구성원들로부터 사실상 ‘신임’을 받은 김인규 사장은 ‘낙하산 딱지’를 떼고 향후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3일 저녁 예정된 ‘대국민 담화문’ 발표를 연기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편 KBS 노조는 이날 오후 2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총파업 부결사태 이후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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