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봉숭아학당', 무능 혹은 잔인
        2009년 12월 03일 10:1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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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는 경기도 의회가 또 다시 초등학생 무상 급식을 거부했다. 경기도 의회 교육위원회는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경기도 내 초등학교 5~6학년 학생 전원에게 무상 급식을 지원하겠다며 신청한 예산 650억 4,0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교육복지 사사건건 발목

    경기도 의회는 지난 7월에도 김상곤 교육감이 제출한 농·산·어촌 학교와 도시지역 300인 이하 소규모 학교의 무상급식 예산 171억 원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지난 4월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이른바 진보 교육감으로 당선된 김상곤 교육감이 주도하는 교육복지사업에 대해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는 경기도 의회가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 경기도 의회 본회의 모습 (사진=도 의회)

    우리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교육복지’의 역할이 매우 기본적이고 중대하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 온 바 있다. 교육은 사회를 재생산하고 사회적 생산력의 기초를 제공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이 분야에서의 복지와 평등은 그 사회의 본질을 구성하는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단순한 교육비용 외에도 그 교육과정을 수행함에 있어서 함께 소요되는 제반 부수비용까지 국가와 사회가 포괄적으로 부담하는 종합적 교육복지 체계의 수립을 요구해왔다. 그 이유는 우리가 지향하는 복지의 원리가 ‘보편적 복지’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교육복지는 단순히 ‘교육’ 과정을 수행하는 데 국한된 복지가 아니라 교육받는 사람의 총체적 능력 구성을 확대하기 위한 복지이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는 초·중학교 무상교육이 국가의 의무라면 그에 수반되는 무상급식 역시 국가의 의무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무상급식은 과중한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는 학부모가 부담하는 ‘사부담 공교육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2.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0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

    사부담 공교육비 OECD 최고

    이렇게 높은 공교육비 가계 부담은 특히 서민 가계의 교육활동을 위축시키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여기에 더해 소득계층별로 극단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된 사교육비 지출 양태는 상황을 더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국가와 사회는 각 개인이 부담해야 할 교육비용과 그 과정에 들어가는 부수비용을 줄여주는 데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육비 부담이 줄어들면 가계의 입장에서는 그만큼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기 때문에 필요한 분야에 대한 소비 여력이 높아지고,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이러한 구매력이 소비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초등교육기관에서 경험하는 평등한 밥상은 이 사회의 기본을 확인하는 중요한 기초로 작용할 수 있다. 초등학생 시절 함께 먹는 평등한 밥상은 특히 교육소외계층에 속한 차별받는 아이들이 겪어야 할 심리적 상처를 방지하고, 거대한 사회적 공통 기반을 인식하게 하는 교육적인 배려로 작동할 수 있다.

    어린 시절 형성된 심리적 안정이 그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그 사회의 안정성과 높은 성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장기적인 사회 안정 전략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요컨대, 무상급식은 국가의 미래를 위한 보편적 복지 정책의 일환이며, 인적자원의 탁월성과 높은 사회적 자본의 형성을 추구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잠재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장치이다. 보편적 복지에 대한 철학도, 의지도 없는 지방의원들이 이른바 진보 교육감이 제출한 무상급식 관련 예산을 삭감할 아무런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경기도 의회의 오판과 무능

    경기도 의회의 오판과 무능은 그들이 과연 국민을 대변할 소양과 자질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우리는 한나라당 지방의원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 때문에 이번 무상급식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초등학생 무상급식은 각 정당이나 정파의 정치적 입장의 차이를 넘어서 보장되어야 할 기본적인 복지 장치이다.

    이 정책은 이미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있는 다른 지자체에서 추진 중인 사안이기도 하므로,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근본적으로 배치된다고 볼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총 116석의 의석 중에 한나라당이 98석을 차지하고 있는 경기도 의회가 절대적인 한나라당 지배를 받으면서 초등학생 무상급식 예산을 거부한 것은 김상곤 경기교육감에 대한 정치적 행동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경기도 의회는 진보교육감에 대한 발목잡기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단지, 김상곤 교육감이 이를 주도한다는 이유로 정치적인 차원에서 초등학생 무상급식을 계속 거부한다면, 이는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부정일뿐이다.

    경기도 의회는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덮어놓고 초등학생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경기도 의회 교육위원회가 삭감한 무상급식 예산 650억 원을 본회의 차원에서 전액 원상 회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당연한 권리로써 누려야 할 교육복지를 보장해 주지는 못할망정, 아이들이 먹어야 할 다 된 밥에 재를 뿌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2009년 12월 3일
    사단법인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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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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