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봉 9천? 완전 식겁했어요"
        2009년 12월 01일 05: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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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파업을 벌이고 있는 철도노조 조합원인 부기관사를 애인으로 둔 누리꾼의 글의 인터넷에서 화제다. 아이디 ‘태봉이’라는 한 여성은 철도공사 부기관사 남친과 사귀면서 느낀 글을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올렸다.

    "철밥통인 줄 알았는데"

    아이디 ‘태봉이’는 이 글에서 "사실 남자 친구와 교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라며 "사람들의 말이 코레일, 한국철도고사의 직원, 철밥통이겠거니 싶어 만나보려한 것도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그러나 "출근 시간요? 새벽 2시 반. 밤 11시. 밤9시. 그리고 꼬박 밤 새고 기차, 화물열차를 운행한다"라며 이 때문에 제대로 된 데이트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 포털 daum 아고라에 올라온 글

    그는 또 "친구들과의 계모임, 친구 결혼식, 심지어는 제사, 문상도 못 간다"라며 "사람 노릇을 못 해요"라며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 또 확인해본 결과 월급도 많지 않다고 밝혔다. 세금 떼고 한 달에 200만원도 안 된다는 것.

    그는 "연봉 9천이란 말을 아고라에서 보고나서 완전 식겁했습니다"고 덧붙였다. "전 여자 친구라서, 나중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한 아이의 아이들과 아내로서 남편이 철도원이라면… 정말 마음이 너무 옥죄올 듯하네요"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글을 올린 이는 또 "정말 세상살이에 굉장히 우매했던 저에게 이번 일은 뭔가를 많이 일깨워 주는것 같습니다"라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특히 "MB에게 잘 보이려는 심산으로 너무나 불합리한 조항으로 벼락의 길에 내몰린 철도원들에게 돌을 던져 주지는 마세요"라고 당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언론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될 것이며, 진실을 왜곡해서도 안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적었다.

    "언론, 너무 믿지 마세요"

    이 글은 1일 오후 4시 30분 현재 34,416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670여건의 댓글이 달렸다. 이 글에 대해 네티즌 1,275명이 찬성 의견을 보였고 반대는 147명에 그쳤다. 아이디 ‘물빛바다’는 "철도노조 파업 지지합니다. 불편해도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참을수 있습니다… 힘내세요"라는 댓글을 달고 격려했다.

    아이디 ‘권성현’도 "노동자에게 헌법으로 보장된 권리인 파업권을 행사하는것에 비난할 이유는 없습니다. 분명 철도노동자의 파업으로 인해 힘들고 불편한 점이 있지만 언제가는 나도 파업을 해야 하는 노동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라는 글로 동감을 표시했다. 아래는 원문

                                                    * * *


    안녕하세요..

    답답해서. 이렇게 본인 인증 확인을 거쳐서 저도 이곳에 글을 남기게 되는 날이 오네요.
    저 사실 남자 친구와 교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말에 의해. 코레일. 한국철도공사의 직원.
    그러게 철밥통이겠거니 싶어, 만나 보려 한 것도 사실입니다.

    아.. 그럼 돈도 정년 60세까지는 계획적인 삶을 그려볼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요.. 그게 다가 아닙니다.
    참..이렇게 말하기 뭐하지만요.. 아무것도 계획을 잡을수도 없습니다.
    만나는 것도 늘 한 달 전의 스케줄에 의해 만남을 약속하구요.
    그리고 한 달의 스케줄이 월말에 나오구요. 여행 한 번 못 가봤습니다..

    출근시간요? 새벽 2시 반. 밤 11시. 밤9시. 그리고 꼬박 밤새고 기차 화물열차를 운행합니다. 남자 친구랑 제대로 된 데이트 한번 못 해봤구요.
    저는 정시출근 정시 퇴근하는 입장이라. 6시에 퇴근해서는 당췌 만날 수가 없습니다.

    휴일요? 주말요? 절대 없습니다. 스케줄대로 움직입니다.
    친구들과의 계모임, 친구 결혼식, 심지어는 제사, 문상도 못 간답니다.
    사람 노릇을 못 해요….

    제헌절, 한글날 쉰다구요?
    그럼 그때 철도가 운행을 안 하던가요?
    다..고위 관리 사람들과, 사무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한해서 입니다.

    돈이요? 그렇다고 돈을 보상받으면 좋겠지만요..
    ‘그렇게 일하면 돈을 다 쓸어 담겠네’ 말했다가. 참… 한 달에 세후로 200이 안 되는 돈을 받는다고 해요..
    연봉 9천이란 말을 아고라에서 보고나서 완전 식겁했습니다…

    글을 안쓸 수가 없었습니다.
    남자친구는 기관사가 아닌 부기관사입니다.
    기관사는 200넘게 받겠죠. 그렇다고 두 배 이상 받지도 않습니다.

    기관사도 있지만, 부기관사들이 더 많아요..
    저 매일같이 짜증냈어요.. 사람이 맨날 피곤하다고 하고,
    사귄 지 1년도 채 되지 않는 남들이 말하는 알콩달콩한 저희 만남은요.
    피곤해서 밥 먹어도 졸고, 영화 보다가도 졸고,

    생체리듬이 적응을 못하는 만남입니다. 전 맨날 배려만 해주다 끝나는 거죠..
    제가 체크를 해봐요. 근무표를 보고, 우리는 도대체 언제 만날 수 있을까..
    매달 바뀝니다… 야식은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먹는다 하는데, 배 나온 거보면,,, 참 안타까워요.

    석면가루 마시는 거 하며, 근무 환경요? 들어보니, 병가 낸 사람들 거의 암환자입니다..
    코레일 직원은 지하철 패스권 공짠 줄 알았구요, ktx도 공짜나 할인 받을 줄 알았어요..
    웬 걸요.. 그래서 한번 땡깡부려봤어요… 아까워서 주기 싫은 거냐구.

    지하철 패스권.. 종이승차권 없어지면서 그냥 흐지부지하게 없어졌구요.
    ktx 공짜로도 못타고, 할인도 못 받더라구요..
    그나마.. 위로라면 60세 정년이 어디야. 위안을 삼자.. 다 힘들게 사는 거지.. 싶었구요..

    저 이번에 남친 파업하는 거 보고 슬며시 겁도 납니다..
    MB정권의 강력한 강경 대응한다는 말에 현재 지금 무노동 무임금이라 하는데 말이죠..
    계란에 바위치기는 아닌가.. 싶고,
    남친 말로는요.. 전혀 노동자의 입장에서 어느 하나 언론에서 대변해 주는 사람 없구요.
    다…기차를 볼모로 인질을 삼아 파업하는 나쁜 노동자로만, 취급하는 게 너무 서러워합니다.

    철도 노동조합이 노조에서는 사실상 가장 큰 규모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본보기로 MB정권도 물러서지 않고, 적당한 타협도 하지 않는다구 하구요,
    철도에서 그냥 물러선다면, 다른 공공기업의 노조는 정말 말 한 마디도 못할 처지가 이뤄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서로간의 피를 흘리며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결의를 들으면,,
    저는 씁쓸하며, 가슴도 아리우며,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데
    전 여자 친구라서, 나중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한 아이의 아이들과 아내로서 남편이 철도원이라면.. 정말 마음이 너무 옥죄올 듯하네요..

    다들 다 괴로워한다고 남자 친구가 전화가 오네요.

    남자친구 목소리도 힘이 빠지구요. 그나마 오늘 춥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어차피 이왕할거 제대로 하라고요..

    늘 타깃은 철도라고 합니다…노조의 힘을 꺾을 수 있는 루트가 이곳이라고 하니 말예요..
    이번에도. 서로 피를 흘리며 협상을 하기야 하겠지만요..
    또 안한다는 보장은 없을 거에요..

    허준영 사장님이 MB의 낙하산으로 내부 채용이 아닌 것도 다들 정말 심란했었다고 하면서,
    MB에게 잘 보이려는 심산들이 너무나 불합리한 조항으로 벼락의 길에 내몰린 철도원들에게.. 돌을 던져 주지는 마세요..

    물론 더한 최악의 상황에서 묵묵히 일하는 분들도 계실거구요.
    극단적 이기주의라고 비난하시겠지만요.. 제가 보기엔.. 정말 힘든 일을 한답니다..
    철도의 그 소음 소리와 함께.. 밤새 일하는 거..아우..

    저도 솔직히 남자 친구 때문에 이런 걸 처음 알았습니다.
    파업은 남의 일인 줄만 알았고. 지하철 족으로써 파업한다 했을 때 심각하게 짜증 냈습니다. 다… 그런 이유가 있다는 것도 알았어요..이번에 –

    정말 세상살이에 굉장히 우매했던 저에게 이번일은 뭔가를 많이 일깨워 주는 것 같습니다..
    언론을 너무 믿어서는 안될 것이며,
    진실을 왜곡해서도 안될 것이라는 사실까지도요..

    끝까지..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상처가 되는 악플은 삼가 주셨으면 하구요..
    저도 남자 친구가 이곳에 있다 보니.. 조금은 답답해서 쓰게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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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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