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임자 -복수노조, '홍희덕안' 발의
        2009년 11월 30일 10:5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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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노조 허용-전임자 임금 지급금지’를 포함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13년 만에 시행을 앞둔 가운데, 투쟁동력 조성에 나선 노동조합과 더불어 정치권에서도 본격적인 입법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홍희덕안, 민주-진보신당-창조당 의원들 일부 동의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과 공동으로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미 지난 26일 김상희 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에 이어 두 번째 법안 제출로, 교섭창구단일화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에 대한 대응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개정안에는 민주노동당 의원 전원과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그리고 원혜영, 이찬열, 김영진 민주당 소속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이 동의했다. 이 외에도 한나라당에서 김성태 의원도 관련 법안을 준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는 홍희덕 의원과 배강욱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홍희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전임자 급여지급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는 현행법의 ‘금여지급 금지’ 규정을 삭제해 사용자의 노동조합 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 여부를 노사 간 자율에 맡기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사용자가 노동조합 간 부당한 차별을 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간주해, 교섭창구 단일화을 봉쇄시켰다.

    그러나 법안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현재 환경노동위원회가 열리지 않고 있고, 이 문제가 세종시-4대강 사업에 가려져 제대로 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성주 홍희덕 의원실 보좌관은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환경노동위 회의를 열어봐야 통과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 제대로 논의조차 안돼

    여기에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현재 이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당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법안 시행이 불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와 각 정당에서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논의의 방향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한나라당 의원들의 생각이 갈려있어 이를 모으는 것이 의원실의 과제”라며 “한나라당에서는 민본21의원들 중심으로 얘기가 되고 있으며 현재 관련 법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당 내에서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본21의원들 안은 복수노조 설립을 금지하고, 중소규모 사업장의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을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가 강경모드로 나서고 있고 한나라당 지도부가 “한국노총과의 연대”를 강조하면서도 이 문제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어 민본21의원들의 안이 한나라당 내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 역시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을 중심으로 법안 시행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세종시나 4대강 처럼 전당적 대응 이슈에서는 멀어져있다. 김상희 의원실 김중석 보좌관은 “‘복수노조 허용, 교섭단위 노사자율 구성, 전임자급여 노사 자율 결정’등을 골자로 하는 김상희 의원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보좌관은 “의원들 내부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안이 당론이 될 지 여부는 확실히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환노위 차원에서의 연대에 대해 “홍희덕 의원이 오늘 제출한 안의 틀이 우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함께 논의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열어놨다.

    창구단일화하면 복수노조 아니다

    한편 이날 법안을 발의한 홍희덕 의원은 “13년이나 유예된 현행법은 ‘유예되었기에 시행돼야’ 하는 문제가 아닌 ‘문제가 너무 많아 시행못한’ 측면으로 봐야 한다”며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이 공동발의하는 이 법안은 노동조합의 자주적 활동을 보장하고 노동3권을 더 확대하기 위한 법안으로, 앞으로 국민적 동의를 얻기 위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강욱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우리는 7~8차례에 걸친 노사정 6자 대표회담과 실무협상을 성실히 임했으나 정부는 끝날 때까지 수정되거나 가능성 있는 안을 제안하지 못했고, 회의는 아무 의미없이 끝나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수노조를 창구단일화 하면 그것은 복수노조가 아니다 그건 단수노조인데다 이러한 방침은 노동삼권에 위헌적 요소까지 드러난다”며 “이와 관련해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이 동일한 입장과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홍희덕 의원의 법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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