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싫어도 이명박은 지지한다?
    2009년 11월 25일 04: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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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말 현상’이라 불릴 정도로 지난해 촛불정국을 거치며 지지율이 폭락했던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어느덧 40%~30%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때 잠시 주춤하긴 했으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때 50%에 육박하기도 했으며, 최근 소폭의 등락만을 거듭하며 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4일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정례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은 37.8%의 지지율을 보였다.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동일 여론조사기관에서 30%대 후반에서 40% 초반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리서치 앤 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통령은 꾸준히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경쟁 상대가 강했으면, 지지율 내려갔을 것"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은 꾸준히 30%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2위 민주당이 10% 중반~30%대 등 널뛰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유선진당이나 친박연대, 그리고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은 ‘군소정당’의 한계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낮지 않은’ 지지율은 4대강 사업과 감세 등 이 대통령의 핵심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반대 비율과 대비된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지난 2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정권의 감세정책을 반대하는 비율이 67.8%에 이르렀다. 현 감세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 14.8%에 비해 5배 가량 높은 수치다.

4대강 사업도 마찬가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9일 ‘4대강 사업의 추진여부’를 묻는 질문에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56.1%로 국민 절반을 넘어섰고 ‘이미 예산을 투입했으니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은 29.7%에 그쳤다.

국가 중대사를 결정짓고, 자신들의 지갑과 관련이 된 중요 정책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책을 추진하는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소폭등락 정도의 영향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거의 동일한 해석을 내리고 있다. 바로 ‘대안부재’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상대적으로 경쟁자가 잘 한다면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하락했을 것”이라며 민주당을 비롯한 “대안세력들은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소장은 이어 “진보진영도 마찬가지지만 민주당의 경우 신뢰도의 늪에 빠져 있다”며 “여당 때는 한미FTA를 찬성하다가, 야당이 되니 이를 반대한다면 국민들이 그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세력으로 규정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명박 지지율 공공해져

조현연 진보신당 정책위의장의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조 의장은 “핵심은 이명박 대통령에 맞서는 정치적 대안이 부재한다는 것”이라며 “대의민주주의에서 대안이라면 ‘정당’을 말하는 것인데, 국민들이 야당의 대안을 설득력 있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의엽 민주노동당 정책위 부의장도 “여론의 중의가 ‘반MB’로 모이는 것은 사실일 테지만, 문제는 과연 대안이 있느냐는 것”이라며 “특정 정책에 대해서는 반대하지만 그 반대 세력들이 대안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안부재와 더불어 실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공고화된 이명박 대통령-한나라당의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홍 소장은 “세종시 같은 경우 오히려 수정에 대한 의견이 원안 추진보다 높고, 4대강 사업도 찬성과 반대의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 소장은 특히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그들의 지지자들의 이해관계와 그렇게 상충되는 것은 아니”라며 “지난해 촛불의 경우 ‘국민건강권’이란 문제는 보수세력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제였는데 반해 최근의 정책은 보수세력의 이익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리서치뷰’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서울시민들은 세종시 건설에 대해 71.5%가 ‘수정해야 한다’고 동의했으며, 4대강 사업도 평균보다 훨씬 높은 59%가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명박 비판보다 대안 세력에 자성 촉구를 

조현연 의장도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 중도실용’정책이 실제 보통사람들에게 먹혀가는 부분도 있다”며 “그들의 주장과 실제 정책이 어긋나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대중들의 일시적 호응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의장은 “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이러한 정책이 모두 ‘재정적자’를 감수하고 벌이는 사업이라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끝날 때 국가채무가 500조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듯이, 지금 이명박 정부는 결국 서민들에게 국가채무를 넘겨주는 방식으로 정책을 펴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장은 “때문에 대안세력들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반대’를 넘어, 이 지점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언론도 이명박 대통령뿐 아니라 대안을 모색하는 세력들에 대해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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