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면, 이건희 아니라 촛불시민에게
        2009년 11월 25일 08:0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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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24일 야간 집회 금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났다. 그 때만 해도 정치권과 정부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2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실제로 변한 건 아무 것도 없다.

    헌재의 결정이 났음에도 촛불 시민은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고 여전히 탄압받고 있으며 촛불 집회는 여전히 ‘불법 집회’로 규정되어 원천 봉쇄되고 있다. 

    헌재 결정으로 변한 건 아무 것도 없어

    민변에 따르면 올해 5월 현재 구속된 사람이 42명, 불구속 기소된 사람이 163명이고 약식 기소되어 벌금 명령을 받게 된 사람이 1036명이고 이들 가운데 826명이 불복하고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또 상당수의 사람들이 수배되었다. 지난 해 8월 기준으로도 민사 소송 대상자가 30 여 명이고 부상당한 사람 수가 2500여 명이나 된다.

    촛불시민들은 당연히 누려야 할 민주주의 권리인 집회, 시위의 자유를 빼앗기고 인권을 짓밟혔다. 촛불 집회에 참여했다고 해서 수많은 시민들이 경찰 폭력에 고통 받고 벌금형을 선고 받고 사람들과 감옥살이를 하고 수배 생활을 강요당해 왔다.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출석요구서에 시달리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당하게 사진 체증을 당했는가!

    지금 바로 이 순간도 이들 촛불 시민들은 고통에 찬 한숨과 분노로 몸을 떨고 있다. 한나라당의 국회 행정안전 위원장은 지난 17일 야간 집회 금지 시간을 줄이는 집시법 개정안을 내서 헌재 결정에 대놓고 도전하고 있다. 헌재 결정 취지를 왜곡하는 한편의 개그다. 

    야간 집회 금지 시간을 줄이는 입법 시도는 개그

    한나라당 의원들은 헌재가 결정한 미디어법과 관련해서는 헌재가 "유효" 결정을 했다고 무조건 우긴다. 개정 입법에 대해 미적거리는 태도와 또 다른 반 헌법적인 악법 조항일 뿐인 야간 집회 시간 단축 입법 시도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헌재의 결정을 수용하고 미디어법을 더 이상 문제 삼지말라고 시민 사회와 야당을 압박하는 태도와는 정 반대의 행동이다. 전혀 앞 뒤 안맞는다.

    헌재 결정이 있고 나서 법원은 촛불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에 대해 혼란스러운 판결을 내리거나 혼란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어떤 판사는 무죄를 선고하고 어떤 판사는 유죄를 선고하고 있다. 또 어떤 이는 재판을 미루고 있다.

    법원은 독립된 사법부의 명예를 걸고 지금이라도 헌재의 결정 취지를 받아들여 현행 집시법 관련 조항의 효력을 판결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해야한다.

    사법 당국이 혼란에 빠진 현실의 직접적인 책임은 국회에 있다. 제 1야당인 민주당이 제대로 대응을 하고 있지 못한 면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없고 구체적으로 야간 집회 금지 조항을 없애려고 하는 의지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국민주주의는 야간 집회 금지 시간을 일부 줄이는 또 다른 반 헌법적인 논의를 해야하는 암담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이 대통령 촛불 시민들에게 정중히 사죄하고, 즉시 사면해야

    이석연 법제처장은 지난 10월 8일 집시법 개정을 빨리 할 것을 주장하면서 "처벌법규인 이 조항 (야간 옥외 집회 금지 조항….편집자)의 적용은 위헌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이 "조항의 적용 중지를 내릴" 필요하가 있다고 말했다. 소신 발언에 박수를 보낸다.

    그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헌재가 위헌 결정하면 그 조항이 즉시 효력을 잃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다. 사법 당국이 겪는 혼란을 끝내고 헌재의 헌법 불합치 결정을 존중하는 가장 빠른 길은 정부가 크리스마스 때 촛불 시민들을 특별 사면하는 것이다.

    스스로도 촛불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민주주의 관심을 병아리 눈물 만큼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촛불 시민들에게 정중하게 사죄하고 집시법의 야간 집회, 야간 시위 금지 조항을 없애는 일이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인 한 어느 누구도 촛불시민들에게 유죄라고 말 할 수 있는 자격은 없다! 오히려 촛불시민들은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대한민국의 주권을 위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자기 한몸 돌보지 않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실천에 나선 사람들로서 국가의 이름으로, 사회의 이름으로 상을 받아야 마땅한 사람들이다.

    이들 촛불시민에게 국가의 이름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벌을 주는 행동은 이 시대가 야만의 시대임을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 같은 야만적 행동을 하는 세력은 스스로 민주주의의 적이자 인권 탄압의 주범임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 없다! 

    이건희 회장 사면 주장은 법 관념이 실종된 증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최근 일부 사람들이 삼성 이건희 희장을 사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은 스스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임원의 이름을 빌어 "회사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이건희씨가 사면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김진선 강원도지사 등은 평창 올림픽 유치에 이건희씨가 중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면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의장을 포함한 재계 일부 인사들은 "국가 경제를 위해서" 올해가 가기 전에 사면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8월 14일 "경영권 불법 승계를 위한 배임과 조세포탈죄"를 범해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은 대표적인 비리 인사이다. 판결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이같은 주장이 나오는 게 놀랍기만 하다. 특히 올림픽 정신인 공정한 경쟁을 억누르고 자신의 수족에게 경영권을 승계시킨 불법을 저지른 이건희 회장을 "평창 올림픽 유치를 위해" 풀어달라고 하는 것은 빗나가도 한참 빗나갔다.

    지난 시기 큰 비리를 저지르고 유죄판결을 받은 거물 재계인사는 늘 사면 0 순위였다. 힘센 자본이 삼권 분립 체계를 가지고 노는 현실을 반영한다. 잘못된 관행이 또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그 동안 재계인사에게 반복해서 특혜를 베푼 게 결국은 사회 지도층 인사라는 사람들의 잘못된 법 관념을 낳았다. 이건희 희장을 절대 사면해서는 안되는 또 다른 이유이다.

    이명박 정권 들어오면서 뒤틀릴 대로 뒤틀린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 첫 출발이 바로 촛불 시민들에 대한 사면 복권이다. 오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이건희 회장을 포함한 경제 비리 인사를 사면할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지킴이이자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인 촛불 시민들을 특별사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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