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강 사업’, 우스갯거리 된 민주당
        2009년 11월 24일 05: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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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4대강 사업 영산강 공구 기공식’에 민주당 소속 박광태 광주광역시장과 박준영 전라남도지사가 참석해 사업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칭송하고 나선 것에 대해 민주당 안팎의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왼쪽)과 박준영 전라남도지사

    당시 박광태 시장은 “대통령님의 국정운용 기조인 녹색성장 정책이 우리 광주와 전남의 새로운 시대를 활짝 열어주고 대한민국을 일류국가의 반석에 올려놓을 수 있을 새로운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박준영 도지사는 “대통령님의 정책이 성공하길, 건강하길, 모든 지역 기업인이 희망을 갖고 가길 기원한다”며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을 입모아 ‘칭송’했다.

    MB "몸은 올 수 없는 민주당 의원들 안타까워"

    그러자 ‘4대강 사업’에 대해 ‘반대’라는 당론을 가진 민주당 지도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한나라당까지 민주당을 조롱하고 나선 상황이다. 22일 영산강 공구 기공식에서 이명박 대통령도 “마음은 있되 몸은 올 수 없는 민주당 의원들의 형편을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나라당은 23일 조해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4대강 살리기가 호남 주민과 야당을 이간질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민주당이 정략에 포로가 되어 주민들을 배신하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이 진정으로 영산강 살리기를 반대한다면, 지역구민들 앞에서 영산강 살리기 사업중단 및 예산포기를 선언해야 맞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여당 발목 잡는 건 그렇다 치고 지역발전에 대한 주민들의 희망까지 발목 잡아서야 되겠는가”라며 “청계천 성공신화가 4대강에 재연되는 것이 두렵다면 지금부터 야당도 4대강 살리기에 팔 걷어붙이고 나서서 함께 승자가 되는 길이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야권 분열시키는 정치쇼"

    이에 당황한 민주당에서는 소속 시도지사들의 행동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연일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의 기공식 중 호남지역인 영산강을 찾은 것을 두고 “야권분열 정치쇼”라며 비판하고 있다. ‘지역기반 정당의 근본적 한계’에 대해 외부에 책임을 돌리는 모양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지역개발사업 때문에 청와대에 약할 수밖에 없는 시·도지사를 앞장세워 야권을 분열시키고 호남 민심을 호도하기 위한 정치쇼”라고 말했고,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사업의 긍정적인 면만 부각시킨 호남지역 지방자치단체에게 아쉬움이 든다”고 밝힌 정도다.

    한편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24일 대표단회의에서 “영산강에서 4대강 사업 기공식을 진행하면서 민주당의 내분을 부추긴 이명박 대통령의 태도는 치졸하기 짝이 없으나 민주당은 야당의 정책연대보다는 민주당 내부의 정책연대가 더 먼저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지역정당 벗어나지 못한 반증"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국가예산을 무기로 한 이명박 대통령의 치졸한 꼼수의 결과이기는 하지만, 민주당의 당론이 명백히 4대강 사업 반대인데 소속 시도지사들이 그와는 다른 입장을 낸 것은 비판받아야 마땅하다”며 “당장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민주당 의원들도 마음속으로는 4대강 사업을 반길 것’이라며 정치공세를 펼치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24일은 한나라당 소속 대전충청권 시도지사들이 세종시의 원안 사수를 외쳤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놀릴 처지가 아닌 것”이라며 “당과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을 외치고 있는데 당내 유력 대선주자와 소속 시도지사들은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보고 뭐라고 할 수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대강과 세종시를 둘러싼 양 당 내부의 내홍은 두 당이 아직도 지역정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라며 “당의 입장과 소속 단체장, 소속 의원들의 입장이 모두 다르다면 무슨 근거로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한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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