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인터넷 기관지' 시대 열려
    By 나난
        2009년 11월 23일 10: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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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조합 인터넷 기관지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그동안 종이신문을 중심으로 발행해오던 기관지가 사이버 공간에서 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속도감에서 인쇄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대상도 조합원은 물론, 이론적으로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노동조합 매체가 만들어지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매체 형태의 전환이 매체 내용의 변화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동안 노조 홈페이지가 운영되기는 했지만, 언론 매체의 성격을 가진 본격적인 기관지가 인터넷 공간에서 구현되지는 않아왔다. 선두 주자는 민주노총 소속 금속노조. 금속노조는 24일 인터넷 신문 <금속노동자>(www.ilabor.org)를 창간한다. 그 동안 발간해 오던 종이신문과 팩스소식지는 폐지되지 않고, 격주로 금속노조 내 사업장으로 발송된다. 인터넷에 접근하기 어려운 조합원들 때문이다.

       
      ▲인터넷 기관지 <금속노조> 시험판. 

    금속노조 선전홍보실은 “그간 기관지가 노조의 공식 방침을 알리는 데만 그쳤으며, 소통의 공간으로서의 매체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며 “현장의 소식을 보다 빠르게 누구나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인터넷 신문을 창간한다”고 밝혔다.

    강지현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편집국장은 “금속노조 산하 300여 사업장 중 많은 곳에서 투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인쇄 기관지 <금속노동자>가 이를 모두 관장하지 못한 채 거꾸로 언론을 통해 정보를 획득하는 경향이 있다”며 “산별노조로서 <금속노동자>가 각 현장의 소식을 취합해 스스로 알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소통 공간으로 역할할 것"

    인터넷 기관지 <금속노동자>는 전국 19개 지부 선전홍보담당자가 각 지역 소식을 전하며, ‘기사투고/제보’란을 통해 조합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선전홍보실 차원에서 오는 1월경 ‘선전학교’를 열고, 기관지와 관련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도기사 쓰기, 글쓰기 등의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금속노조 현장소식과 함께 7명의 외부 필진을 둬 환경, 여성, 역사, 언론 등에 관한 다양한 시각과 소식도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박유기 위원장의 ‘방방곡곡 24시’에서는 박 위원장이 현장을 방문하며 느낀 점 등을 직접 기고한다. 

    <금속노동자>는 또 ‘노동상담 24시’ 코너를 통해 서울, 충북, 부산 등 각 지역의 노동상담소 활동가들이 미조직비정규직노동자들과의 상담 내용을 에세이 형식으로 작성해, 조직노동자들로이 미조직 노동자들의 삶과 고민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강 국장은 “인터넷 매체는 불특정 다수가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내용의 완결성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현장이 노동운동의 주체이기에 현장 조합원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쓰도록 조직하는 게 1차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금속노조에 이어 민주노총 기관지인 <노동과세계>도 인터넷 신문을 창간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오는 12월 창간 목표로, 산별연맹 홍보선전담당자와 다양한 외부 필진을 구성할 계획이다.

    나기주 민주노총 홍보미디어실 편집국장은 “인터넷 신문 <노동과세계>가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조합원과 국민, 네티즌이 의견 주고 받는 공간으로서 자리매김될 수 있어야 한다”며 “인터넷 시대, 조합원과, 국민, 청년, 예비노동자 교류할 수 있는 창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공운수연맹의 경우 그 동안 지하철 출퇴근 시민들 상대로하는 무가지 <꼼꼼>을 발행, 노조 기관지의 의미를 확장시키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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