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와 진보, 따로? 같이?
    2009년 11월 20일 12: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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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세력’은 진보대연합의 기치 아래 진보정당과 손을 잡을 것인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정치적 ‘암흑기’에 빠졌던 친노세력이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다시 힘을 찾아가면서 정치권이 이들에게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민주당은 물론, 일부 진보진영까지 포함되어 있는 상황이다.

현재 친노세력은 ‘국민참여당’으로 독자세력화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참여함으로써 친노세력의 구심점으로 자리 잡았다. 국민참여당은 창당준비위원회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내년 1월 경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 국민참여당 홈페이지 이미지

또한 이들은 19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범민주당 야권세력 중 가장 높은 호감도를 보이며 ‘반한나라당 전선’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호감도는 24.1%로, 손학규 세력 18.4%, 정동영 세력 12.4%, 정세균 세력 8.9%를 앞질렀다.

친노, 범민주당 세력 중 호감도 1위

이처럼 친노가 기존 정당과는 거리를 두면서 따로 독자세력화를 모색하자, ‘민주대연합’, ‘진보대연합’ 등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상되는 연대연합전술은 더욱 복잡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진보진영에서  ‘반성’을 전제로 이들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보수정당인데다 공고한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고 받아들여지는 민주당 대신, 신생정당으로서 내년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고 정치적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그리고 상당한 파괴력을 가지면서도 일부 정책적 연대가 가능한 친노진영을 끌어들여 2010년 지방선거를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8일 열린 사회민주주의연대(사민련)-복지국가소사이어티 토론회도 이러한 구상을 전제로 한다. 이날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와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민주당 배제”를 주장하면서도 “친노세력은 반성과 성찰을 전제로 진보대연합에 합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대환 사민련 의장은 “국민참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잇는다고 밝히는데, 노 전 대통령이 서거 직전 마지막으로 연구하던 것이 ‘진보주의’로, 국민참여당이 이를 제대로 계승한다면 충분히 (진보와)같이 할 수 있는 세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의장은 또한 “정치적으로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결합은 ‘도로 민주노동당’으로 비칠 수 있다”며 “국민참여당과 창조한국당까지 포괄해야 국민들에게 관심을 받을 스케일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18일 토론회에서 4당도 그러한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참석한 것”이라며 “한 자리에 모인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대환, 이수호 ‘조건부 연합’

그러나 ‘친노세력’을 진보대연합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진보진영 내에서도 이견이 있다. ‘가치를 중심으로 연대’를 맺어야 하는데 ‘승리를 하기 위한 묻지마 연대’가 아니냐는 것이다. 당시 토론회에서 윤난실 대표는 “참여정부를 진보적이라 보기에 많이 부족하다”고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신언직 서울시당 위원장 역시 “선거를 이기기 위해 가치를 부정한다면 정당의 존립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진보’를 공통분모로 연대를 하고 그 위에서 지방선거와 관련된 내용을 정리한 뒤 친노진영이 그 내용에 동의한다면 같이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중앙 정치권에서 ‘가치’를 중심으로 선거연합 대상을 결정하기에는 지역 별 사정이 녹록치 않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친노진영과 진보정치권이 격돌할 경우 진보정치가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경남 양산의 경우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친노진영의 송인배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당시 6.9%득표에 그치며 4위를 기록했다. 허범도 당선자와 2위 유재명 후보가 친이-친박 후보로 사실상 같은 한나라당계 후보임을 감안하면, 야권에서는 심경숙 민주노동당 후보가 10.4%로 가장 많이 득표했다.

그러나 친노세력의 정치적 위상이 올라간 이후 치러진 10.28재보궐선거에서 송인배 후보는 34%나 득표하며 박희태 한나라당 후보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박승흡 후보를 전략 공천했으나 3.5% 득표에 그치며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친노, 진보와 지분 나눌 의사 없어

민주노동당 경남지역의 한 관계자는 “만약 친노세력이 자리를 잡게 된다면, 그동안 경상도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제1야당을 해왔던 민주노동당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는 진보신당으로서도 마찬가지의 위협이다. 

친노진영 역시 진보정치와 손을 맞잡는 것을 반겨하는 모습은 아니다. 오히려 부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다. 친노진영으로서는 가치 지향에서 차이가 있으면서, 별다른 파괴력도 없다고 생각되는 진보정당과 ‘동등한 입장’에서 ‘지분을 나누는 것’이 마뜩치 않은 표정이다.

천호선 국민참여당 부위원장은 18일 토론회 당시 “‘민주대연합’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란 생각에 동의하지 않으며, 승리의 가능성이 없는 연합이라면 왜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승리를 위한’ 연합이여야 하며, 지지율이 낮은 쪽으로 단일화를 이루면 전체 지지도를 떨어뜨리게 되는 만큼 이에 대해 사전에 합리적 원칙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국민참여당이 소위 ‘친노’ 세력의 정치적 대표성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수는 민주당에서 활동하거나, 이해찬 전 총리 등이 중심이 돼 제3지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민주당에 플러스 알파 또는 민주대연합의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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