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방한 'OK'-재파병 'NO'
    By mywank
        2009년 11월 19일 01: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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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간에 정상회담이 열린 19일 오전 보수단체 회원들은 성조기를 들고 오바마 대통령의 차량행렬이 지나는 광화문으로 향했고, 진보단체 회원들은 ‘아프간 재파병 반대’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청와대 앞을 찾았다.

    애국단체총협의회,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라이트코리아 등 보수단체들은 이날 오전 광화문 일대에서 각각 ‘오바마 대통령 환영대회’를 개최했으며,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애국단체총협의회 집회에는 500여 명이 참석해 아프간 재파병, 한미동맹 강화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발언을 이어갔다. 또 ‘한미연합사 해체 반대’라고 적힌 피켓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사진 상단은 경찰이 ‘아프간 재파병 반대’를 촉구하는 피켓을 든 시민단체 활동가를 가로막는 모습. 반면 애국단체총협의회 주최로 열린 ‘오바마 대통령 환영대회’는 별다른 제지 없이 열리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하지만 경찰은 보수단체 집회장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종로경찰서 경비계 관계자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별도로 보수단체 쪽에서 집회신고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의 행사는 집회․시위가 이니라, 오바마 대통령을 환영하는 ‘축제’이다”고 밝혔다.

    반면 이날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부근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는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67개 단체로 구성된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 주최로 ‘아프간 파병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지만, 종로경찰서 측은 ‘미신고 불법집회’라고 주장하며 참가자들에게 해산을 종용했다.

    경찰은 기자회견 시작부터 병력 수십 명을 동원해 10여 분 간 참석자들을 둘러싸고 감금하기도 했으며, 참석자들이 기자회견을 강행하자 마이크까지 빼앗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8일에도 ‘아프간 재파병 반대’ 기자회견과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 20명을 강제연행하기도 했다.

       
      ▲경찰이 ‘아프간 재파병 반대’ 기자회견 참석자들을 둘러싸며 감금하고 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 환영대회’ 참석자들에게는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는 “권력이 거짓말을 반복할 때 국민들의 반감이 커진다”며 “그동안 ‘아프간 재파병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재파병을 하겠다’고 말을 바꿨는데, 대한민국의 권력자라면 어제한 말과 오늘한 말이 달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어제(18일) 경찰은 ‘아프간 재파병 반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참석자들을 연행했다. 정말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경찰의 본분은 평화로운 집회를 보장하는 것이지, ‘꼬투리’를 잡아서 기자회견이나 집회․시위를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그동안 국민의 눈치를 보며 아프간 재파병 결정을 미뤄오던 이명박 정부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학살 전쟁에 대한 지지와 재파병을 오바마의 ‘방한 선물’로 내놓으려고 한다”며 “반대 여론에 재갈을 물리며 학살 전쟁에 재파병을 강행하려는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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