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철 “MB-민주당 타격 동시에”
조희연 “새로운 정치연합 만들자”
    2009년 11월 14일 10:3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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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회 모습.(사진=이재영) 

13일 열린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의 토론회 <‘한국사회체제론’을 다시 생각한다 : 이론과 실천전략>은 그동안 지면을 통해서만 전개되던 논쟁이 처음 현실에 모습을 드러내는 자리였다. 그래서인지 200명 가까이 되는 수의 청객이 몰려 이 논쟁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는 처음으로 만들어진 대면 토론이므로 그동안의 지면 논쟁을 더 심화시키기거나 일정한 결론을 찾아가기보다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의견이 더 쏟아지면서 이후의 토론을 위한 지형이 형성되는 자리였다.

손호철 교수가 “그동안의 논의가 건설적 논의보다 상대방의 말에 대한 해석적 논의”였다며 “논쟁 참여자들의 한국말에 문제가 있다”고 농담할 만큼 각각의 토론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학문 영역에서 사용하는 서로 다른 이론틀과 용어를 가지고 이 토론에 임했다.

대부분의 토론 참여자가 ‘체제’를 ‘사회체제(social system)’라 전제하고 토론한 데 비해 논쟁의 한쪽 주역인 서영표 성공회대 연구교수는 ‘체제’를 ‘정치체제(political regime)’라 제기하며 토론을 전개했다.

이런 간극은 현실 파악이나 대안 제시에서 더욱 증폭됐다. 정진영 경희대학교 교수는 “토론자들이, 한국이 신자유주의라고 하는데 우리 사회의 여러 곳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국가가 경제정책과 금융정책을 주도하지 않는가. 더 구체적으로 연구해서 체제논쟁을 해야 한다”고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했다.

체제논쟁의 대안 격이라 할 수 있는 실천론에 있어서도 손호철 교수, 조희연 교수, 김윤철 서강대 연구원이 주로 선거나 ‘정치’를 언급한 데 비해,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 문제 등에 대해 토론했고, 하승우 한양대 연구교수는 “적녹 연대나 복지국가로 생태위기와 같은 근본적 문제에 대응할 수 없다”며 “저항의 토대가 될 공동체 형성”을 주장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이론틀, 용어, 지평을 가지고 토론했지만, 13일 토론회의 참가자들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도 있는데, 그것은 바로 누구와 연대 또는 연합할 것인가, 무엇을 가지고 연대 또는 연합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연대 또는 연합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13일 토론회 참가자들의 논지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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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재영

손호철 서강대 정외과 교수 – 내 의도는 87년체제론-민주대연합론이 주요한 담론으로 다시 유포됨에 대한 문제제기다. 반MB투쟁 중심론에 대한 비판이 내 주장의 실천론적 함의다. 이명박 정부만 타격할 것이냐, 신자유주의의 기원인 민주당도 같이 타격할 것이냐.

쌍용차 문제 같이 중요한 데는 침묵하면서 ‘구체적인 생존의 문제’나 ‘접합’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쌍용차 문제보다 더 중요한 생존 접합의 문제가 무엇인가. 쌍용차 팔아치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의 노예가 되서는 안 된다. 우리의 지배어는 ‘민생’이 되어야 한다.

조희연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장 – 김대중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신자유주의라는 이름 아래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지금 자유주의 세력의 헤게모니에 분열이 발생하고 있고, 그 틈을 이용하자는 것이 내 주장의 요지다.

나의 08년 체제론을 바로 반MB로 연결시킬 필요 없다. 다양한 접합의 가능성은 경제가 아니라 정치에 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사노준, 시민단체들 다 모여 ‘반신자유주의 공공성을 위한 새정치연합’을 만들자.

서영표 성공회대 연구교수 – 내 주장은 조희연과 조금 다르다. 김대중 노무현 때 신자유주의가 가속화됐다. 나는 노무현과 이명박의 연속성에 더 주목한다. 저항 주체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가 나의 주된 관심이다.

이승원 성공회대 연구교수 – 체제논쟁에서는 적의 성격에 대한 분석, 인민을 지배하는 방식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 왜 인민은 체제에 순응하는가. 생활에 쫓기는 인민들이 저항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전통적인 노동자계급 중심 연대에 회의적이다.

김윤철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 – 87년 체제론에는 자유주의 세력의 승리적 관점이 투영돼 있다. 87년 체제의 민주개혁적 정치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인민은 하나의 전선으로 단일화시킬 수 없는 다양한 구성이다. 이들에게 무엇을 주며 거래하고 연대할 것인가, 다양한 진보세력의 연대 연합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선거정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체체론의 귀결이 되어야 한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우리 사회는 ‘무엇인 자’와 ‘무엇이 아닌 자’로 심각하게 양극화 되어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그런 것이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규직의 삶의 조건은 더욱 굳건해지고 비정규직과 여성들에게 모든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아무런 변화 없이 연대는 가능하지 않다. 선거연합을 하려면 굳이 체제논쟁을 할 필요 없이 선거연합 이야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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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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