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로 시작한 단식, 이젠 2백여명 함께
    By mywank
        2009년 11월 11일 02: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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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 단식농성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일 최상재 위원장이 홀로 단식을 시작한 지 불과 1주일 만에 각계 인사들이 대규모로 동참하는 수준까지 확대되었다. 이는 미디어법 국회 재논의를 촉구하는 사회적인 여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11일 여의도 국회 앞에는 전국의 언론노조 간부를 비롯해, 정치권 노동계 시민사회 인사 촛불시민 등 200여 명이 최상재 위원장과 함께 곡기를 끊고자, 하루 동안 ‘집단 단식’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 여의도 일대를 돌며 미디어법 판결의 문제와 국회 재논의 필요성을 알리는 거리 선전전과 시민문화제도 진행하기로 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11시 열린 ‘범시민 단식 선포식’에서 투쟁선언문을 발표하고 “우리는 정당하고 절박한 우리의 주장을 위해 스스로 곡기를 끊고자 한다”며 “이 땅의 민주주의와 헌법적 가치는 한나라당 청와대 헌법재판소가 지키는 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지켜야 함을 지난 2년의 경험을 통해서 절실히 깨달았다”며 단식에 나선 취지를 밝혔다.

       
      ▲11일 ‘범시민 단식 선포식’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 (사진=손기영 기자) 

    지난 10일 밤 서초경찰서에서 석방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제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면 안 되는 시대인 것 같다. 헌법재판소가 말도 안 되는 판결을 내린 뒤, 일선 경찰관들도 말도 안 되게 법 집행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단식을 하면서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자해하는 게 아닌가. 공명심 때문에 남에게 과시하려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 시대 언론인으로서 살아가면서 악법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기록이라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최 위원장은 단식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단식을 안 해본 사람은 정말 모른다. 단식은 자기 안으로부터 터져 나오는 절박함이 없으면 할 수 없다. 곡기를 끊겠다는 것은 생명을 내놓겠다는 각오와 결의 없이는 할 수 없다”며 “지금도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을 향해서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데, 미디어법까지 통과되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0일 밤 석방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박주선 민주당 무효언론악법폐지투쟁위원장은 “이제 단식을 하는 것도 경찰에 신고를 받아야 하는 세상이냐. 그러면 밥을 먹을 때도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느냐”며 “헌재가 ‘국회의장이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판결했기에 김형오 의장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반드시 미디어법의 위법을 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오만과 독선으로 변해가는 것으로 볼 때 5년을 온전히 마칠지 장담하기 힘들다”며 “헌재에서 원천무효가 된 언론악법을 폐기시키지 못하고 국회에서 재논의를 하지 못한다면 우리 역시 역사의 심판대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우리는 더 고생을 해야 한다. 더 강하게 단련이 돼야 정권을 무너뜨릴 수가 있다”며 “‘단식을 해서 변화된 게 뭐가 있느냐’라는 말도 듣지만, 점차 국민들의 의식이 높아지고 성숙해져 가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선포식 뒤 참가자들이 거리 선전전에 나서자, 경찰은 "불법행진을 하고 있다"며 이들을 막아서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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