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 서울시장, 2파전 되나?
        2009년 11월 09일 12:5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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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가오는 2010년 지방선거, 특히 서울시장 선거를 둘러싸고 각 정당들의 셈법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진보진영에서도 서울시장 후보 출마가 가시화되고 있다. 진보신당은 노회찬 대표가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한 가운데 11월 중순 경 출마를 선언한다는 방침이고, 민주노동당 서울시당도 현재 후보선출 절차에 착수했다.

    진보대연합 핵심 쟁점 될 듯

    이 가운데 민주노동당은 서울시장 후보가 2~3파전의 ‘경선’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이 ‘선본’을 꾸리는 등 사실상 출마 의사를 분명히 한데 이어 이상규 서울시당 위원장의 출마가 유력해 2파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박승흡 전 대변인도 입길에 오르고 있지만 양산 재보궐선거를 치른 직후여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 민주노동당 이수호 최고위원(왼쪽)과 이상규 서울시당 위원장

    이수호 최고위원의 경우 민주노동당 안팎 인사들로 구성된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기 위한 준비모임’ 형태가 조직되어 움직이고 있다. 이는 사실상의 선거대책본부 형태로, 여기에는 정성희 혁신과 소통연구소장, 이정미 영등포구 위원장 등 자주파 일부 진영도 결합되어 있다.

    또 다른 유력한 후보인 이상규 서울시당 위원장도 5일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출마의사는 분명히 있다”고 밝히며 경선 참여의사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9일 <레디앙>과의 통화에서도 “사실상 (출마가)기정사실화 된 것 아니냐”고 말해 출마 의사를 확인했다.

    민노당 서울시장 선거가 2파전으로 진행될 경우, 경선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진보대연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호 최고위원은 측은 적극적인 진보대연합을 통해 서울시장 선거에 단일화된 진보후보가 출마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이상규 서울시당 위원장 측은 진보대연합도 의미가 있지만, 민노당 ‘독자후보’을 더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평등파가 진보신당으로 분당한 이후 당 내 남아있던 자주파 진영의 본격적인 노선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몇 차례의 재보궐선거와 민노당의 정책당대회에서는 ‘진보대연합’과 ‘민주노동당 강화’를 놓고 정파 간 토론이 치열하게 진행된 바 있다.

    자주파 내부 논쟁 본격화 가능성

    당의 한 관계자는 “비교적 온건한 자주파 진영에서 이수호 최고위원을 지지하고, 독자적 노선을 모색하는 자주파 진영에서 이상규 위원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은 기류는 서울시장뿐 아니라 경기도지사 등 다른 지역에서도 표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기도지사 역시 경선으로 당내 후보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수호 최고위원 측은 경선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희 소통과 혁신 연구소장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 아니라면 경선 자체가 흥미도 떨어지고, 오히려 당에 대한 안좋은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며 “진보세력으로부터 인정받고 위상이 걸 맞는 서울시장 후보를 빨리 출마시키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수호 최고위원 ‘선본’의 한 관계자가 경선이 될 경우 이 최고위원이 경선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이다. 이 관계자는 “만약 이상규 위원장과 경선이 진행될 경우 이수호 최고위원이 직접 출마하는 것보다 한 발 밖에서 진보대연합을 압박하는 것이 더 보기 좋지 않겠냐”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이어 “모임 내에서도 이견이 있는 만큼, 이상규 위원장의 결심에 따라 함께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수호 최고위원 불출마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은 이상규 위원장이 후보 등록에 압박을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어 이 위원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경선, 당에 안 좋은 인식 줄 수도

    반면 이상규 위원장은 경선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올 초부터 (서울시장 당내 후보 선출에)다수가 나와 경선이 되는 것이 좋다는 게 지론이었다”며 “박승흡 전 최고위원, 이수호 최고위원이 출마를 고민했었지만 그럴 때 마다 당을 위해 경선을 하자고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선이 될지 안 될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한국정치 상황에서 진보진영이 역할을 하기 위해 가능하면 당내 인물들이 많이 알려져야 한다”며 “이수호-박승흡 최고위원이 당의 소중한 자산인 만큼 경선이란 과정을 통해 널리 알리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일각에서는 경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만약 경선이 진행될 경우 정파 간 대립이 심화될 수도 있다”며 “당이 아직 분당의 원인에 대해 반성을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아직은 대립보다는 성찰과 통합이 우선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이상규 위원장은 “아직 경선 여부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런 생각은) 기우에 가깝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은 이번 주 일요일(15일)까지 당내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16일, 후보 모집 결과를 발표하고 당내 선출절차에 돌입해 오는 1월 경 민주노동당 창당 10주년에 맞춰 서울시장 후보를 공식화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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