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대회 전야 달군 '장투사업장'
    빗속 1만…'피해대중' 연대 한마당
        2009년 11월 08일 03: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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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런 소나기가 덮쳤지만 7일 여의도문화마당에서 열린 ‘전태일열사 정신계승 2009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1만여명이 참석한 이날 전야제를 불타오르게 만든 것은 다름아닌 장기투쟁 사업장들.

    DJ-노무현 정권 때 시작, 아직도 투쟁 중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강경대응 일변도의 노동정책으로 새로 만들어진 사업장들과 김대중-노무현 정부 하에서 시작해 끝나지 않는 싸움을 하고 있는 장기투쟁사업장들은 이날 전야제 무대와 무대 밖 주점을 열어 ‘동지’들을 맞았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 등 전야제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세운 주점은 발 딛을 틈이 없었다.(사진=정상근 기자)

    특히 올 여름 77일 간의 옥쇄투쟁을 벌인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의 주점은 발 딛을 틈도 없었다. 이곳에서는 이들이 공장에서 고락을 함께 하며 나눠먹었던 주먹밥도 맛 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그 밖에 재능교육 노조는 ‘상징’처럼 되어버린 오뎅국을, 민주노총 포항지부에서는 지역 특산품인 ‘과메기’를 팔아 인기를 끌었다. 그 밖에 동희오토, GM대우자동차 비정규직지회, KBS계약직 지부도 주점을 열었으며 민주노동당 서울시당도 이주노동자 후원을 위한 주점을 열었다.

    한 켠에서는 지난 연 말 발생했던 민주노총 성폭력사건의 합리적 해결을 촉구하는 ‘피해자 지지모임’의 선전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현경 지지모임 간사는 “전교조 대의원대회는 피해자 요구를 묵살하고,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운동진영에서 문제해결에 대해 공론화조차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동희오토 노동자들이 투쟁가를 부르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 ‘해고자는 일터로, MB는 빵으로'(사진=정상근 기자)
       
      ▲ 민주노총 김**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모임 회원들이 전야제에 참석한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겸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무대 위에서는 이주노동자가 관련 영상을 통해, 용산참사 유가족 양희성씨, 미디어법 투쟁을 벌이고 있는 미디어행동 김형호 대표가 무대에 올라 민주노총의 지원을 호소했다. 특히 최근 민주노총에 가입한 통합 공무원 노조와 파업을 결의했던 공공서비스노조도 무대에 올라 연대와 지지를 호소했다.

    용산 유족 연대, 지지 호소 

    용산 참사 유족인 고 양회성씨의 부인 김영덕씨는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우리가 앞장서서 끝까지 싸우겠다"며 "유가족들의 힘이 부족하니 민주노총이 함께 싸워 남편들을 편안하고 좋은 곳으로 보내 드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은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사측으로부터 노조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예인선 노조는 닻을 지고 무대에 올랐다. ‘이용석 가요제’에서 1등을 차지한 동희오토 노동자들의 노래공연도 있었다. 이후 전야제는 오후 10시 경 ‘단결투쟁’이란 글발에 불이 점화되는 상징의식으로 마무리되었다.

    운수노조 공한항망운송본부 울산예선지회 조합원은 "지난 6월27일 당당히 민주노총 문을 두드려 노조를 결성했고, 법적 절차를 밟아 8월7일 파업에 돌입하자 정부와 사측은 노조를 짓밟고 가족에게도 온갖 협박을 해 왔다"며 "오늘로 93일차 투쟁을 벌이며 노조 실체를 인정치 않고 온갖 탄압만 일삼고 있지만 우리는 절대로 굴하지 않을 것이며 기필코 항만 현장에 민주노조 깃발을 꽂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8시 20여분 경부터 여의도 공원 밖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향해 ‘해산 경고방송’을 틀었다. 경찰은 세 차례에 걸쳐 해산을 경고했으나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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