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무기한 단식
    By mywank
        2009년 11월 04일 06: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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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법 국회 재논의를 촉구하며 4일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의 의지는 단호했다. 언론노조는 이날부터 11일까지 1주일간 단식농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최 위원장은 기자에게 “(단식을) 빨리 끝나는 게 좋은 일이지만, 끝까지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결의를 다졌다.

    찬바람을 막을 천막도 없이 최 위원장은 프레스센터 앞에 자리를 깔고 앉았다. 며칠 전까지 헌법재판소의 올바른 판결을 촉구하며 1만 배를 올렸던 최 위원장의 건강이 살펴보기 위해 이날 ‘건강연대’ 회원들은 농성장을 찾아 그의 혈압 등을 체크하기도 했다. 또 몇몇 시민들은 잠시 발걸음을 멈춰 그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미디어법 재논의를 촉구하며 4일 단식에 들어간 최상재 위원장 (사진=손기영 기자)  

    김성근 언론노조 조직실장은 “주변에서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아 어쩔 수 없이 단식농성의 ‘기한’을 정했는데, 위원장의 의지가 강해서…. 조합원들이 잘 설득해보겠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조합원들은 오는 5일부터 11일까지 각 지부와 본부가 돌아가면서 지지방문을 하기로 했으며, 11일에는 언론노조 전 간부가 하루 동안 단식에 동참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건강상태를 묻는 기자에게 “1만 배를 해서 오히려 몸이 더 튼튼해진 것 같고 정신이 맑아졌다”며 미소를 보였다. 그는 “메이저 언론에서 헌재 판결 문제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보도해야 한다. ‘작은 언론’도 물론 이런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이들이 제대로 된 보도를 하지 않으면 가차 없이 ‘매체비평’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단식농성에 들어가기에 앞서 오후 3시 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이라는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정부 여당이 미디어법의 효력을 기정사실화 할 경우, 국민들과 언론인들이 받는 고통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농성장을 찾은 건강연대 회원들이 최 위원장의 혈압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그는 이어 “일부 시민들은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밥을 먹여주느냐’고 묻곤 하지만,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퇴행하면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은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며 “‘열심히 싸웠다’는 이유로 미디어법이 되었을 때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이 법을 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에게 강력한 투쟁을 당부하기도 했다. “민주당 등 야당들은 구호와 주장으로 이 국면을 넘어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언론악법 원천무효는 야당이 반드시 관철시켜야 하는 목표가 되어야 한다.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미디어악법 철폐를 위해 기꺼이 한 몸 던지며’라는 글을 통해 “더 이상 참고 볼 수가 없다”며 “오늘 이 땅에 부정과 불의의 악취가 진동하는 것은 이 참담한 현실에 분노하지 못하고, 분노하더라도 일어서지 못하고, 일어서더라도 단죄의 칼을 내리지 못하는 우리의 순진한 관용 때문이다. 싸움의 고삐를 늦추지 말자”고 강조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단식농성에 들어간 최 위원장을 지지하기 위해, 민주당 최문순, 천정배 의원은 단식은 하지 않지만 이날부터 농성장을 지키기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문순 의원은 “지금 고생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특히 국민들과 언론 민주주의가 고생하고 있다”며 “헌법재판관들이 엉터리 논리로 엉터리 판결을 내렸다. 절대 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에게 일제시대 판사들의 유전자가 흐르는 것 같다”며 “일신의 영달을 추구하면서 부끄러워하지 못하는 추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한편 언론노조는 오는 6일 ‘언론노조 비대위’ 및 ‘전국 본부․지부․분회장 연석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계획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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