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행정업무촉진법안 철회’ 요구
    By 나난
        2009년 11월 03일 04: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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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공공서비스노조가 전교조, 통합공무원노조 등과 함께 3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행정업무개선촉진법안’ 발의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8월 자유선진당 소속 정영희 의원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은 ‘교원의 업무경감을 위한 학교행정 전담요원의 배치’라는 안을 제출했다. 또 이 안에 근거하여 ‘학교행정업무 개선촉진법’을 제정할 것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이번 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 법안이 만약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위원장 이종걸 의원)에 상정돼, 본회의를 통과하면 법안 공포 후 1년 경과부터 모든 학교가 시행하게 된다. 이름에서처럼 이 방안은 교원 즉 교사들의 행정업무를 경감해주기 위해서 학교행정전담요원을 둔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 전국공공서비스노조가 3일, ‘학교행정업무개선촉진법 법안상정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김경민 현장기자)

    이에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이 법안이 주 목적을 ‘교원이 수업 등 교육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각종 행정업무를 줄이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여 학교의 교육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상은 교사의 업무경감을 내세우며 학교행정업무를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이들에게 성과급제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교에서 시설관리업무를 담당하는 김병관 공공노조 학교비정규직 조합원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학교비정규직들이 노동조건은 더 힘들어 질 것이 뻔하다며 반드시 철회되도록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변성호 전교조 서울시지부장도 “학부모, 학생, 교사가 흔히 교육의 3주체라고 하는데 학교행정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도 교육주체로 서지 않으면 교육의 질이 향상되지 않는다는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법안을 내기 전인 지난 8월 정영희 의원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이 발표한 ‘교원의 업무경감을 위한 학교행정 전담요원의 배치’라는 안을 보면 행정요원에 대해 ‘1년단위 계약직 공무원’이라는 별도직군으로 명시하고 있다”며 “‘이 법안이 행정요원 사용의 세부내용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돼 있는 이상 노동법 및 각종 비정규직 보호법도 못받는 별도직군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어 “부칙 2조에 따르면 기존에 일하던 노동자들도 이 법이 시행되는 즉시 신분이 전환하게 된다”며 “행정요원으로 지정되는 직종의 모든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재 무기계약직이건, 기간제 노동자건 간에 상관없이 평가에 따라 고용을 걱정해야 하는 1년 계약직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노조는 “학교에는 교사를 제외하고 공무원(정규직)과 회계직(비정규직)으로 나누는데 사무행정, 교무, 과학실험, 사서 등을 회계직(이른바 행정직)으로 구분한다”며 “이들은 약 18,250명으로 공무원의 수보다 2배나 많지만 노조에 따르면 이 법이 시행되면 기존 회계직도 모두 1년 계약직으로 전환될 뿐만 아니라 신규채용 예정인 16,364명 역시 마찬가지 처지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안에 따르면 근무평가를 하루 1회 혹은 일주일에 1회 등 학교장이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학교의 형편에 맞게 추진한다고 돼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는 과다한 업무를 떠안게 될 뿐 아니라 평가를 잘 받기 위해 학교장과 행정실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공정한 기준 없이 학교장 편의대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노조는 또한 “물론 방과 후 수업도 쉬지 않고, 기간제 교사, 인턴교사가 동원돼도 모자라 정교사들도 온갖 새로운 교육업무에 투입되고 있는 현실에서 교사의 업무는 경감되어야 한다”며 “그러나 비정규직 확대, 차등성과급제 도입이 답이 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노조는 “법안의 원래취지에 맞게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사의 업무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수업시수 표준화,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교사 확충 등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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