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예산안 증가는 '거짓말'
By 나난
    2009년 11월 02일 03: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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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예산안 국회 심의를 앞두고 이명박 정부가 올해 추경예산을 포함하지 않은 본예산을 기준으로 내년 예산안 지출 증감을 계산해 마치 내년 예산이 증가하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2010년 예산안은 올해보다 10조 원 감소하는 ‘지출 축소안’ 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2일 국회에서 새해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라는 친서민 정책기조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민생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재원 배분의 최우선 순위를 두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부자감세로 재정건전성 문제에 봉착한 정부가 민생예산을 줄이는 지출 통제를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추경예산 대비 비교해야"

사회공공연구소(소장 강수돌)는 2일, ‘내년 지출 축소 은폐하는 MB의 2010년 예산안 증가 계산 편법’에 관한 이슈페이퍼에서 이 같이 밝혔다. 오건호 연구실장은 “이명박 정부가 본예산을 기준으로 계산해 내년 예산이 증가하는 것처럼 홍보하며 중도실용 민생행보를 강조하기 위해 민생예산이 삭감되었다는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밝힌 2010년 예산안은 291.8조 원으로 이는 올해 본예산 284.5조 원에 비해 7.3조 원, 즉 2.5%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오 실장의 주장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 규모의 증감 평가 기준은 올해 최종 지출금액인 추경예산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301.8조 원 추경예산으로 계산할 때 내년 예산안 291.8조원은 올해보다 10조 원 즉 3.3% 감소한다는 것.

   
  ▲자료=사회공공연구소.

정부는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때 다음 해 사업내용을 담은 ‘예산안’과 이것들을 종합 정리한 ‘예산안 개요’를 함께 제출한다. 전자가 심의를 위한 문서라면 후자는 예산안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참고자료다.

방대한 분량의 ‘예산안’과 달리 28쪽에 달하는 ‘예산안 개요’는 세부사업을 다루지 않고 전체 정부총지출, 분야별 지출만을 담고 있다. 특히 개요는 정부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때 언론과 국민에게 전달하는 자료로서, 언론 보도도 모두 이 개요에 근거해 이루어진다.

이와 관련 오 실장은 “하지만 ‘예산안 개요’에서는 본예산 수치가 증감 기준으로 등장한다"며 “이명박 정부가 경기부양을 통한 경제성장율 제고를 위해, 특히 중도실용 민생행보를 강조하기 위해, 내년 정부 총지출이 줄어드는 것을 감추려 한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본예산이 아닌 추경예산을 기준으로 정부 2010년 예산안을 분석해 볼 때, 내년 복지 지출은 내년 복지 예산안인 81.0조 원에서 올해 추경예산인 80.4조 원을 제외한 0.6조 원 늘어날 뿐이다. 하지만 정부는 본예산 74.6조 원을 기준으로 계산해 올해보다 6.4조 원, 즉 8.6%가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 지원을 담은 산업, 중소기업, 에너지 지출 역시 추경예산 20.8조 원을 기준으로 내년 예산안 14.4조 원을 계산할 때 무려 6.4조 원 즉 30.7%나 감소하나, 정부는 본예산 16.2조 원을 기준으로 1.8조 원, 즉 10.9%만이 감소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새해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복지예산은 총지출 증가율 2.5%보다 3배 이상 높은 8.6% 늘어난 81조 원으로 편성됐고, 일자리 예산도 올해 본예산에 반영했던 2조7,000억 원보다 28.6% 증가한 3조5,000억 원을 배정해 55만 명의 일자리를 지원하도록 짰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제위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해 경제활력 회복과 미래의 도약을 위한 투자로 늘렸다고 밝히며 “내년 예산에 연구․개발(R&D) 투자는 올해보다 10.5% 늘어난 13조6,000억 원을 편성, 기초연구와 원천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신성장동력 분야와 녹색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중-노무현 때와는 다른 예산 기준

이에 대해 오 실장은 “정부는 내년 정부총지출이 올해에 비해 줄었다는 인상을 주지 않고 싶을 것”이라며 “오직 경기부양을 통한 경제성장율에 모든 것을 걸고 있기에 올해보다 절대적으로 감소하는 내년 예산안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까 우려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는 “역대 정부가 모두 추경예산을 포함해 최종지출 금액으로 예산안 증감을 설명한데 반해 이명박 정부만이 추경 지출을 제외하고 본예산을 기준으로 증감 수치를 국민에게 발표했다”고 꼬집었다.

<표 2> 정부의 ‘예산안 개요’의 지출 증감 기준

정부

예산안 개요

비교 기준

참고

평가

김대중

2000~03년 예산안

추경

 

최종지출 기준

노무현

2004~05년 예산안

추경

 

2006년 예산안

본예산

2005년 추경 11월 의결

2007년 예산안

추경

 

2008년 예산안

본예산

2007년 추경 없었음

이명박

2009년 예산안

본예산

2008년 추경 무시

추경제외

본예산 기준

2010년 예산안

본예산

2009년 추경 무시

오 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매년 추경예산이 편성되었던 2000~2005년은 각각 최종지출인 추경금액이 증감 기준으로 설정됐다. 단지 2006년 예산안은 2005년 추경이 11월에 의결되어 이를 반영할 수 없어 본예산 기준으로, 2008년 예산안은 2007년 추경편성이 없었기에 본예산이 지출증감 기준으로 설정됐다. 

즉, 이명박 정부만이 예산안 개요의 수치 계산 방식을 추경예산이 아닌 본예산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 이에 오 실장은 “우리나라 재정지출의 변화를 실제와 다르게 왜곡해 기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내년 예산안 증감은 상식대로 추경예산이 포함된 최종지출을 기준으로 설명되어야 한다”며 2010년 예산안은 올해보다 10조 원 즉 3.3% 감소하는 지출 축소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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