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르면 몰랐지, 알고 안할 순 없었다"
        2009년 11월 02일 05:37 오후

    Print Friendly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 지난 2월 9일,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삼성 X-파일’ 1심에서 받은 형량이다. 죄목은 ‘허위사실유포로 인한 명예훼손’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1심 재판부의 이 같은 판결이 나오자 각계에서는 “도둑을 보고 ‘도둑이야’라고 소리친 사람을 허위사실유포와 고성방가로 기소했다”는 조롱 섞인 평가가 나왔다.

    그리고 오는 12월 4일, 2심 재판부의 선고기일이 예정된 가운데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부장판사 이민영)에서는 노회찬 대표의 최후진술이 있었다. 검찰 측이 “1심과 사유가 같다”며 따로 최후발언을 하지 않은 가운데, 재판은 백승헌 변호사의 최후변론과 노 대표의 최후진술로 끝을 맺었으며, 공은 2심 재판부로 넘어갔다.

    "국회의원, 법사위원으로 정당한 일"

       
      ▲노회찬 대표(사진=마들연구소)

    이 자리에서 노 대표는 1심 재판부의 판결을 비판하며 “X-파일의 내용을 제시하면서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것은 법사위원으로서, 국회의원으로 정당한 일”이라며 “몰랐다면 모르되, 알면서도 입을 닫고 있었다면 역사의 심판대에서 유죄를 선고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상황이 온다면 마찬가지로 행동했을 것”이라며 “이번 재판의 판결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국회의원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맞는지를 판결하는 것으로, 부실한 수사를 바로잡고 원심의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노 대표는 1심 판결과 관련,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에 대해 “원심은 고소인 안강민(‘X-파일’ 당시 서울지검장)의 진술과 보도자료 내용에 포함된 검사의 실명을 유죄의 증거로 삼았다”며 “뇌물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피고인의 증언만 증거로 무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뇌물수수 피고인의 증언을 증거로…"

    이어 “원심은 보도자료에 인용된 언론보도가 불법도청한 ‘X-파일’을 근거로 한 것이어서 진실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며 “그러나 검찰은 ‘X-파일’을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면서, 내가 허위사실을 이야기한 증거로서 X파일을 인용하고 있는데, 이것이야 말로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표는 “검찰은 고소인에게 내가 얘기한 내용대로 뇌물을 받았는지 아닌지 물어봤을 뿐”이라며 “검찰이 진실을 제대로 수사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개된 녹취록에선 이학수와 홍석현은 매번 실행계획을 논의하고 다음에 만나 확인하는 절차를 반드시 거쳤는데, 그렇다면 공개된 녹취록 이외의 수 많은 녹취록에서 (뇌물전달이)계획대로 실행됐는지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녹취록은 현재 서울중앙지검에 보관되어 있다”며 “당시 법사위에서 법무부 차관에게 ‘당신이 파일에 들어있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묻자 내부 수사팀에 의해 확인받았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는 자신들을 방어할 목적으로 그 내용을 알려주면서, 수사를 위한 단서로도 활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역사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회 기자단만을 대상으로 한 면책특권 판례 옳지 않아"

    노 대표는 “당시 천정배 법무장관조차 (X-파일 사건을)‘정.경.검.언 구태의 결정판’이라고 말했다”며 “이미 이 사건을 바라보는 정부와 국회, 국민의 판단으로 나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거기 포함됐느냐가 문제였지, 사실일까 아닐까가 문제가 아니”라며 “(X-파일 실명검사 공개는)정당한 행위였다”고 최후진술을 마쳤다.

    한편 노 대표는 ‘면책특권’과 관련해 “원심이 ‘장소와 대상의 한정성을 벗어났다’고 판결했지만 이 판결은 1992년의 판례를 근거로 한다”며 “지금은 92년과 전혀 다른 환경으로, 국회의 모든 회의는 생중계되고 속기록은 바로 공개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식으로든 발언하면 모든 방식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려지게 되는 환경이 전혀 아니었던 92년 상황을 그대로 적용해 (면책특권의)장소와 대상을 국회 내 기자단들에게, 회의시간 30분 이전으로 한 규정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국회 운영의 투명성과 공개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과 연관지어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노 대표의 최후진술 이후 재판을 종결했으며 다음 재판은 선고기일로서, 12월 4일 오전 11시를 지정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