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신당, '노동위' 폭탄 터졌다
    독자출마…기초의원 1백명 목표
        2009년 11월 01일 06:0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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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이 31일 오후 3시부터 대전 올림픽기념관 국민생활관에서 4차 전국위원회를 열고 “새로운 진보를 가치로 독자후보 출마를 원칙”으로 하는 등의 지방선거 방침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날 노동위원회 출범은 회의 직전 안건이 삭제됨으로써 무산됐다.

    노동위원장 인준 못해

    노동위원회는 현재 준비위원회 단계로 지난 6월 첫 회의를 시작으로 4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준비했지만 이번 전국위원회에서도 출범에 실패했다. 특히 안건으로 상정된 ‘노동위원회 인준’ 건이 대표단 내부 이견으로 회의 시작 불과 몇 시간 전에 대표단 긴급회의를 통해 삭제돼 일부 전국위원들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노동위원장 후보를 놓고 대표단 사이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관련 안건인 노동위원회 인준안까지 삭제된 것으로, 이는 대표단 내부의 조정 능력과 소통 수준, 전국위원회에 대한 지도부로서의 책임성 등과 관련 심각한 문제를 노정시킨 것으로 당내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 4차 전국위원회(사진=정상근 기자) 

    이날 노동위 인준 안건 자체가 상정되지 못한 것은 위원장 후보를 둘러싼 이견 때문이었다. 진보신당 노동위 관련 업무를 책임져왔던 이용길 부대표와 노동위에서 추천한 인사를 노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인사를 후보로 추천한 것에 대해 노동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노 대표는 노동위원회가 추천한 인사가 내년 1월 까지 다른 단체에서 활동해야 하고, 실무적 이미지가 강해 노동위원회를 이끌기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노동위원회는 노 대표가 추천한 인사가 노동위원회 사업의 주 대상이 되는 민주노총과  연결 고리가 약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이견을 제시했다. 

    감정 섞인 고성까지 오가

    결국 노 대표는 현장에서 긴급 대표단회의를 통해 이미 내정한 노동위원장을 철회하는 대신 이날 노동위원회 인준 안건 자체도 삭제했다. 노 대표는 전국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이에 관련 “노동위원장은 많은 의견수렴이 필요한 자리”라며 “위원장의 생각이나 의견도 노동위 사업에 포함되어야 하는 만큼, 노동위 인준 안건 자체를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전국위원들의 반발이 거셌다. 특히 노동위원회를 준비해 온 전국위원들은 다음 전국위원회가 내년 1월 경 열릴 예정인만큼, 이번에 노동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켜 본격적인 노동정치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예산확보와 연말 세액공제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노동위를 공식 출범시켜 ‘떳떳하게’ 일을 해야 된다는 주장이다. 

    이날 전국위원회에서는 이 문제를 놓고 감정 섞인 고성과 격론이 오갔으며, 한 전국위원은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또한 노동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인사들에 대해 한 전국위원이 단점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자 다른 전국위원들이 사과를 요구하기도 하는 등 다소 격앙된 분위기도 연출됐다. 

    이건 전국위원은 "노동위원장 인선이 안된 것은 어쩔 수 없으나 노동위원회는 내용적으로 충실히 구성되어 있다"며 "위원장 인선은 나중에 하더라도 이번 전국위원회에서 노동위원회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옥규 전국위원도 "창당 2년 동안 노동위가 공식 인준을 받지 못하는 현 상황과 대표단의 신중하지 못한 안건 철회 모습에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김병일 전국위원 역시 "일반적 위원회와는 달리 가장 중요한 노동위가 설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많은 활동가들이 진보신당의 노동정책에 대해 우려하고 신뢰하지 않는 상황에서 다시 노동위원회 인준안을 유예한다는 것은 노동자들의 불신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주 전국위원도 "진보신당이 진보적 가치를 가지고 가려 하는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노 대표 "제대로 된 노동위 출범시켜야"

    반면 김준성 전국위원은 "노동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냐 아니냐가 당의 정체성을 거론할 만큼 심각한 사항으로 보지 않는다"며 "게다가 당규상 인사권은 대표에게 있고 전국위원회는 인준권이 있는 만큼, 노 대표의 인사권을 침해할 수 있는 발언은 당규 자체를 고치지 않으려면 자제하는 것이 좋다. 전국위는 인준으로 의견을 내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출범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당의 비정규특위 같은 경우, 현재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위원장도 위원도 없이 상근자 한 명인 상태에서 꾸려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도 ‘제대로 된’ 노동위원회를 출범시켜야 하며, 이는 위원장 선임과 위원회 설치가 함께 가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이어 “‘준비위원회’가 붙어 있느냐 떨어져 있느냐를 떠나 당의 노동사업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며 “내년 1월 경 열릴 전국위원회까지 필요한 사업은 중앙당이 예산과 인력을 들여 준비위원회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가 끝난 후에도 노동위원회 인준안 삭제 과정을 두고 전국위원들의 불만은 이어졌다. 한 전국위원은 "(위원장을 일방적으로 선임한 것은)소통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라며 노 대표를 비판했다. 또 다른 전국위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도부와 당내 노동계 쪽 인사들의 갈등이 심화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노동계 쪽 또 다른 전국위원은 "구당(민주노동당)에서 탈당하고 진보신당에 왔는데 여기서도 이러한 모습을 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노동위원회와 상의없이 따로 노동위원장을 임명한 노 대표의 인사를 비판한 것이다. 몇몇 전국위원 사이에서는 "대표가 노동 쪽 정서를 모른다", "노동 쪽에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것이냐"는 감정섞인 비판도 터져나왔다.

    이날 회의가 지난해 창당 이후 비교적 ‘조용했던’ 진보신당 내부에 잠복돼 있던 내부 갈등 요인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될 것인지 주목된다. 특히 당내 노동계 쪽은 진보신당의 사업 방식과 노 대표의 리더십 등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노 대표가 노동위원장 인준을 둘러싼 당내 이견과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초의원 후보 지역 당원협의별 1인 이상 내기로

    한편 진보신당은 이날 전국위원회에서 2010년 지방선거 후보 출마방침으로 △광역단체장과 광역비례선거는 16개 전 지역 △기조단체장 선거는 전략적 거점지역 △광역의원 선거는 지역별 특수성을 고려해 소수 정예의 후보 △기초의원 선거는 당선을 목표로 100곳 이상, 당협별 1인 이상의 후보를 출마시키기로 했다.

    ‘선거연대 방침’으로는 △새로운 진보를 기치로 독자후보 출마를 원칙으로 하며 △‘반MB대안 연대’를 기준으로 선거연대를 추진할 수 있다고 열어 놨다. ‘반MB대안 연대’는 민주당 중심의 ‘민주대연합’과는 다른 사실상의 ‘진보대연합’을 의미한다.

    진보신당은 후보의 여성할당과 관련, 전체 후보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출마시키기로 했으며 당협과 광역시도당은 기초와 광역 지역구 후보로 총 20%이상의 여성을 출마시키기로 했다. 이를 위반할 시 해당 광역시도당 전체 후보에게 기탁금 지원금의 최대 50%를 차감하기로 해 여성 정치인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 광역시도당이 후보 선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5% 이상의 후보를 장애인에 할당하기로 했으며, 각 후보들은 11월부터 예비후보등록제를 통해 조기 가시화하는 한편, 2010년 1월까지 1차 선출을 완료하고 늦어도 3월 이내에 2차로 후보자를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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