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반도체 '벤젠사랑상' 수상
    By 나난
        2009년 10월 30일 02: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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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하 반올림)가 제2회 반도체의 날을 맞아 ‘반도체의 날 딴지 시상식’을 개최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타운 앞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서 반올림은 “1급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젠을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널리 애용해 왔다”며 삼성반도체에 ‘벤젠사랑상’을 수여했다.

    반올림은 “삼성반도체의 벤젠 사용으로 백혈병 환자들이 양산되어 사회적인 비난에 처해도 결코 반성하지 않는 강직한 벤젠 사랑 정신을 실천함으로써 유해물질 제조업계의 이익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며 수상 이유를 밝혔다.

       
      ▲ 제2의 반도체의날을 맞아 삼성반도체가 반올림으로부터 ‘벤젠사랑상’을 수상했다.(사진=이은영 기자)

    이와 함께 반올림은 “반도체 백혈병 역학조사에서 투명하고 철저한 방식이 아닌 기업들이 안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조사를 수행해 조사 방법의 한계나 결과에 대한 비판에 부딪힐 때마다 기업의 이익과 명예에 손상없도록 신속하게 해명자료를 내놓은 바 반도체기업들과 환장할 수준의 파트너십을 보여줬다”며 산업안전보건공단에 ‘환장의 짝궁상’을 수여했다.

    또한 근로복지공단이 “삼성반도체 직업성 암 피해 노동자들에게 아무 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산재불승인을 남발했다”며 ‘묻지마상’을, 노동부가 “삼성반도체 암 문제 진상 규명, 작업장 안전보건에 대한 철저한 감독, 노동자 탄압하는 기업 처별, 공공정보의 투명한 공개 등 수많은 책임과 의무를 묵묵히 방치했다”는 이유로 ‘요지부동상’을 수상했다.

    반올림은 “제2회 반도체의 날을 맞아 백혈병과 암 피해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불철주야 애쓴 정부기관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한국사회의 꺼지지 않는 권력으로 빛나고 있는 삼성반도체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의미에서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며 딴지 시상식의 개최 이유를 밝혔다.

    지난 2007년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이날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노동자는 죽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진 삼성반도체와 노동부, 근로복지공단, 산업안전보건공단에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며 “노동자를 죽여 번 돈으로 삼성 이건희 회장과 이재영 사장의 생활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한편, 반올림은 지난 23일 서울대 산학협력단의 ‘산업보건 위험성 평가’에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엠코테크놀로기 등 반도체 3사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산업안전공단이 얼마나 부실한 역학조사를 하였는지, 근로복지공단은 또 얼마나 근거 없이 산재 불승인 처분을 남발하였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 동안 산업안전보건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은 삼성반도체 공장에 백혈병 유발 1급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젠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 결과 1~2년을 기다려 온 5명의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집단 백혈병 산재신청은 올해 5월 전원 불승인 처분이 내려졌다.

    이에 반올림은 “근로복지공단은 지금이라도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전원에게 산재를 인정하라”며 “철저한 재조사를 통해 발암원인을 찾아내고 삼성은 더 이상 모든 진실을 감추는 것에만 급급한 태도를 버리고 삼성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알권리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지식경제부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기리며, 산업계와 학계, 연구계 등 반도체 기술인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매년 10월 29일을 ‘반도체의날’로 재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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