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원총투표, 출구 전략으로 부상
    비당권파 일부 호응…“불가피한 선택”
    [전망] 전국운영위-중앙위서 총투표 부의 격론 예상
        2012년 05월 09일 09:2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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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7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당선자는 자신의 거취를 포함한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사퇴 여부를 ‘당원총투표’로 결정하자는 제안을 보도 자료를 통해 밝혔다. 그리고 9일자 <한겨레>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를 거듭 주장했다.

    최근 당원총투표 안이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타협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5월 12일 중앙위원회를 앞두고 이석기 당선자의 제안에 대해 비당권파 일부에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김창현 전 울산시당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총투표 제안에 대해 “상당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울산뿐 아니라 인천연합, 참여당계에서도 이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열린 진상조사위와 보고서 재검증을 위한 공청회 모습

    통합진보당의 한 관계자는 비당권파 쪽에서 이 제안을 검토하게 된 배경에 대해, 중앙위원회에서 비례대표 총사퇴 권고안을 의결한다고 하더라도, 당사자들이 강제력이 없는 권고안을 수용하지 않고 불복할 경우 대처 수단이 마땅히 없다는 현실 때문이다. 이석기 당선자는 <한겨레> 인터뷰를 통해 “정치적 압박에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앙위에서 권고안이 통과된 이후 당사자들이 불복할 경우 취할 수 있는 수단은 당기위원회를 열어 제명이나 출당 등의 결정을 하는 극단적 방법 밖에 없다. 그러나 특정인을 제명하는 극약 처방을 할 정치적 책임 소재가 모호하고, 또 제명 등의 징계 의결 정족수인 3분의 2 찬성이 현재의 중앙당기위 구성으로 볼 때 불가능하다.

    또한 중앙위원회에서 권고안이 의결되면 국민적으로는 총사퇴하는 것으로 알려지겠지만 현실에서는 당선자 사퇴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이것이 오히려 더 당의 이미지와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도 비당권파의 고민인 것이다.

    당권파는 5월 8일 ‘진상조사보고서에 대한 공청회’를 강행하면서 비타협적인 태도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당권파(이석기)의 당원총투표 제안은 타협안이라기보다는 자신감의 발로이다. 또 당원총투표로 사퇴가 결정이 된다면 사퇴를 수용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의 과도적 당헌에 의하면 당원총투표(당원대회)에 안건을 부의할 수 있는 권한은 중앙위원회에 있다. 중앙위원회에서 당원총투표가 결정되면 과반 투표와 과반 찬성으로 의결한다.

    하지만 당원총투표의 투표율이 50%를 넘길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비례대표 선거의 투표율도 당권자 74,794명 중 41,672명이 투표하여 55.7%를 나타냈다. 모든 후보들과 당 조직이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조직하였지만 투표율은 55.7%였다.

    즉 당원총투표에 비례대표 총사퇴 건을 부의한다고 하더라도 당권파가 소극적인 보이콧을 한다면 50%를 넘는 것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원총투표의 결론이 총사퇴 여부에 대해 찬성이든 반대든 결정이 나지 않고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 경우 비례대표의 총사퇴 문제는 사실상 부결된 것이며, 부정선거에 대한 자성과 쇄신책은 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국면은 6월말의 당직 선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통합진보당 안팎에서는 당권파의 이 같은 제안이 이미 ‘약효’를 발휘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비당권파 내부에서 이 안을 받는 것을 두고 균열의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비당권파 내부에는 당원총투표에서 승부를 걸 수 있다는 시각과 함께, 어설프게 봉합할 경우 공멸이라는 입장이 병존한다.

    비당권파의 한 관계자는 “당권파의 입장에서는 당원총투표 결과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면, 투표 참여율이 50%가 넘지 않도록 해 무산시킬 것”이라며 총투표 낙관론의 ‘비현실성’을 지적했다.

    결국 5월 10일 전국운영위원회와 5월 12일 중앙위원회에서 ‘비대위 구성문제’와 함께 ‘총사퇴 권고안’과 함께 ‘총사퇴 여부를 당원총투표에 부의하는 안’이 제기되고 격론의 지점의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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