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자 푸코와 인간 푸코의 사이
        2009년 10월 25일 05:5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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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셸 푸코(1926~1984), 프랑스의 철학자로 68혁명에 지대한 영향을 받은 철학자. 포스트 모더니즘과 구조주의로 알려진 철학자, 우리는 그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푸코의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그를 조명한 새 책이 나왔다. 푸코의 30년 지기인 역사학자 폴 벤느가 푸코를 조명한 『푸코, 사유와 인간』(폴 벤느, 산책자, 14,000원)이 그것이다.

       
      ▲책 표지 

    폴 벤느는 푸코에 대해 "구조주의 사상가가 아니며 ‘68사상’에 속해 있지 않았다"고 말한다. 또한 "상대주의자도, 역사주의자도 아니며 그가 이데올로기는 어디에나 널려 있다고 간파해냈던 것도 아니다"하고 말한다. 그럼 푸코는 누구인가? 그는 "회의주의 사상가"라고 규정한다.

    폴 벤느는 "그는 사실들, 그가 쓴 책의 모든 페이지를 채우고 있는 수많은 역사적 사실들의 진실만을 믿었다"며 "그는 결코 일반론의 진실을 믿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가 토대가 되는 그 어떤 초험성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허무주의자였던 것은 아니다. 그는 인간 자유의 존재를 인정했다"고 말한다.

    이처럼 이 책은 푸코에 대한 기존의 해석들을 깨나가며 푸코의 철학적 기획을 요약하고, 주요 개념들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푸코라는 매력적인 주인공의 삶과 철학이 어떤 식으로 서로를 조건 지으며 또 구성해갔는지 보여주며 그들이 나눈 이야기와 우정이 녹아든 책이다.

    즉 이 책은 푸코에 대한 철학적인 주해와 전기적인 일화 사이에 놓여있다. 이 책에는 푸코의 사상에 대한 과감하고도 직설적인 논평과 그의 인간적 면모의 내밀한 단편들이 혼재되어 있다. 벤느는 자신의 친구에 대한 편파성을 감추지 않으며 시종일관 편애의 시선으로 푸코의 사유와 푸코라는 인간 그 자체를 따뜻하게 감싸 안는다.

    또한 저자는 푸코의 신념과 사상에 관한 논쟁을 유도한다. 그는 푸코가 구조주의자가 아니라, 회의주의 철학자였다고 주장하며 몽테뉴에 가까운 경험주의자라고 규정한다. 그는 푸코의 회의주의를 실증적이고 엄밀하지만 동시에 언제나 잠정적일 수밖에 없는 연구를 통해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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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폴 벤느Paul Veyne

    폴 벤느는 1975년부터 1998년까지 프랑스 학계의 최고 영예로 꼽히는 콜레주 드 프랑스의 로마사 담당교수를 지냈으며, 지금은 명예교수로 있는 고대사 분야의 세계적인 거장이다. 박학다식과 반골기질, 그리고 거침없는 글쓰기로 무장한 벤느의 저서들은 독창적인 역사 해석과 논쟁적인 주장으로 유명하다.

    『역사를 어떻게 쓰는가』(1971) 『빵과 원형경기장』(1976) 『그리스인들은 신화를 믿었는가?』(1983) 『사생활의 역사 1권』(1987) 『고대 로마 사회』(1991) 등이 대표적 저작이다. 1930년생인 그는 은퇴 이후에도 활발한 저작 활동을 벌이고 있다.

    벤느는 저명한 역사가이면서 동시에 (직업사가로선 이례적으로) 철학에 많은 관심을 쏟아왔던 저자이기도 하다. 초기작 『역사를 어떻게 쓰는가』 이후 그는 여러 편의 논문을 통해 역사인식론과 방법론에 관한 성찰을 거듭해왔다. 그런 그의 작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철학자가 바로 그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했던 미셀 푸코다.

    그는 이미 1978년에 「역사학을 혁신한 푸코」라는 논문을 써서 푸코 철학의 핵심과 역사학적 중요성을 정리한 바 있다. 철학자 아놀드 데이비슨의 전언에 따르면, 이 “전설적인 논문”은 푸코 자신에 의해 자기 사상을 꿰뚫은 단 한편의 가장 통찰력 있는 에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역자 – 이상길

    이상길은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및 동대학원에서 학사 ? 석사학위를 받은 뒤, 파리5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파리1대학교에서 철학과 DEA과정을 수료했다. 미디어와 문화연구 분야에서 글을 써왔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저서 『한국의 미디어 사회문화사』(2007) 『근대한국의 일상생활과 미디어』(2008)를 펴냈고, 『부르디외, 커뮤니케이션을 말하다』(2007)를 우리말로 옮겼다. 푸코의 글로는 『비판이란 무엇인가?』(1995)를, 벤느의 글로는 『역사를 어떻게 쓰는가』(2004)를 우리말로 옮긴 바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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