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전임자 문제, 논쟁 치열
By 나난
    2009년 10월 22일 08:1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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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 : 새로운 패러다임의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한 한국노사관계학회 2009년 추계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복수노조 허용 및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며 찬반논란이 팽팽하게 맞섰다.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으로 참여 중인 서울대 이철수 교수(법학과)는 ‘복수노조․전임자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대화의 과정과 결과’ 발제문을 통해 “단체교섭상의 난맥상을 방지하고 노사의 교섭비용을 줄이는 방안으로 교섭창구단일화가 추진되어야 한다”며 “기업적 차원의 전임자 급여는 사용자가 지급할 수도 있지만, 그 자체가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ILO 협약을 들며 “복수노조와 창구단일화의 경우 우리의 준비가 매우 소홀한 상황이고, 전임자 급여지원 금지의 경우 그 실효성에 대한 회의주의적 시각이 크다”며 “이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국제노동기준을 하나의 준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단위 복수노조와 관련해 ILO는 안정적 교섭제도의 수립을 촉진함으로써 기업단위 복수노조를 합법화하는 과정을 신속하게 진행할 것을 우리 정부에 요청”하고 “노조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급여지급 금지는 입법적 규율대상이 아니기에 결사의 자유원칙에 부합하는 방향(즉, 금지규정의 삭제)으로 해결하고, 노사 간의 자율교섭에 맡길 것을 우리 정부에 권고했다”고 말했다.

또 그간 노동계가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와 관련해 “노조의 자율권을 침해한다”고 반발해 온 것과 관련해 “단체교섭권이 헌법상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구체적 기본권성을 인정받기 때문에 소수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기본권의 본질적 침해에 해당될 소지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 22일, 한국노사관계학회 주최로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 : 새로운 패러다임의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2009년 추계정책토론회가 열렸다.(사진=이은영 기자)

"한국 특수성 도외시할 수는 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국 노사관계의 특수성을 전혀 도외시 할 수 없기에 교섭창구단일화 방안과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문제는 일정부분 법 개정을 통해 제도개선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며 “사업장 내 교섭의 혼란 및 이중교섭 부담의 방지, 교섭비용의 절약, 단체협약 적용의 어려움과 노노분쟁의 방지 등의 정책적 고려사항을 이유로 소수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교섭창구단일화방안”을 주장했다.

또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관련해 “기업적 차원의 전임자 급여는 사용자가 지급할 수도 있지만, 그 자체가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며 “노동조합의 자주성의 원칙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사업장 내의 전임자에게 사실상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를 강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독일은 경영협의회법상으로 종업원평의회의 근로자위원의 유급활동을 보장"하고 있지만, "이들이 대부분 산별노조의 조합원이기에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에게 노조전임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제도론적 성격의 논의이기에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하겠지만 합리적인 전임자급여제를 모색하는 데 있어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구단일화는 위헌"

한편 토론자로 나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소장은 이철수 교수의 주장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불가능하게 하는 안”이라며 “배타적 교섭대표제(창구단일화)는 위헌 일뿐만 아니라 기업별 노사관계를 강제하고, 노조법과 시행령에 수많은 조항을 신설․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김선수 변호사 역시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의 교섭창구단일화는 초기업적 산별교섭 및 산별협약 체제를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노동조합에 사업 단위의 교섭창구단일화를 강제하려면 사용자에 대해서는 초기업별 단위 사용자단체의 구성을 의무화하고, 초기업별 교섭의 요청이 있음에도 사용자단체를 구성하지 않으면 해당 사용자 모두의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해야 균형이 맞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이 교수가 “전임자 급여 문제는 실정법규보다는 단체협약이나 여타의 협정을 통해 자치적으로 풀어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입장을 표명한 것과 관련해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하고, 그로 인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정도(正道)”라며 “정답을 알면서도 왜 이를 비켜가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반해 정병문 현대자동차 상무는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에 대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사용자가 노조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상식이자 원칙”이라며 “노조 또한 사용자에게 급여 지급을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을 노조가 사용자에게 요구하는 비합리적인 관행이 고착화되면서 노사관계의 파행과 후진성이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대기업 노조의 경우 백억대에 이르는 조합 적립금을 각종 투쟁기금과 불법행위자의 신분(생계) 보장 기금으로 활용하게 되고, 노조는 기업의 경쟁력이나 생산성을 도외시한 채 과도한 전임자 수를 요구하고 각종 특혜와 제공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유노조 기업에서 사용자가 노조 전임자의 급여를 부담하고 있는 것은 노사 자율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사실상 합법적 쟁의행위를 무기로 한 노조의 요구를 어쩔 수 없이 들어준 것으로 현행법대로 금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전임자 임금 지급은 잘못된 관행""

I&S 법률사무소 조영길 변호사 역시 “전임자 급여의 사용자 부담은 노조 지도부의 현실적인 실력 행사에 밀려 자신들의 부담해야 할 비용을 타인인 사용자에게 과도하게 전가하는 잘못된 관행”이라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시행해야 우리 사회가 선진화의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법이 시행되면 과도한 전임자의 수도 합리화되고, 기업의 부당한 부담도 줄어들며, 노조의 과도한 힘의 행사도 억제될 수 있다”며 “부당한 이익을 누리는 당사자들이 이를 자율적 합의로 해결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당초부터 무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실효성 있는 집행 담보 장치(예: 위반시 제재 등)가 없으면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힘이 우월한 노조 지도부가 힘을 남용하여 힘이 약한 기업에게 편법으로라도 기득권인 전임자급여제도 유지를 강요하면, 이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집행 담보 장치”를 요구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 한국노동경제학회 배진한 회장, 참여연대 이병훈 노동사회위원장, 한국노사관계학회 이철수 수석부회장이 발제자로 나섰으며, 현대자동차 정병문 상무, 전국여성노조 박남희 위원장, I&S 법률사무소 조영길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김선수 변호사, 명지대 이종훈 교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소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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