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공포에서 벗어나자”
    2009년 10월 23일 02: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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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주노총은 자주적 단결권을 포기하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손을 잡고 전임자 임금금지와 관련하여 총파업을 하겠다고 한다. 전임자임금금지의 직격탄을 맞을 한국노총의 경우 조직의 와해를 막기 위해 법을 유보시키거나 조항 자체를 폐기하려 사활을 걸고 있다는 설이다. 한나라당과의 정책공약의 파기와 정부기관에서의 철수가 그들의 절박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민주노총이 한국노총과 연대파업을 하겠다고 손을 잡았다. 그간 한국노총은 전임자임금금지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실상 복수노조금지조항의 해제를 유보시켜왔다. 그걸 위해 노동탄압과 착취제도를 도입하는 걸 눈감아주기까지 했다. 그런데 민주노총이 손을 잡다니 복수노조금지를 유지하는 데 동의한다는 이야긴가?

민주노총의 공식적 대응기조는 복수노조의 완전실시와 교섭권 확보이다. 전임자임금은 노사자율에 맡기자는 것이다. 전임자임금금지만 떼서 그것만 반대하기 위해 민주노총만이 파업한다면 조금은 수긍할 수 있겠으나 한국노총과 공조한다는 것은 공식적 입장과는 달리 복수노조금지의 해제를 유보하겠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 자주적 단결권 쟁취는 한국 노동운도으이 오랜 숙원이었다.

87년 대투쟁 이후 민주노조진영이 노동법개정투쟁과정에서 줄기차게 주장해온 것이 자주적 단결권의 확보이고 그 의미에서 노동조합법 3조 5호로 상징되던 복수노조 금지조항의 삭제였다. 한국노총과의 연대는 그간의 논지와 기조가 맞지 않는다. 뭔가 석연치 않다. 민주노조운동의 역사를 간단히 짚어 보면서 복수노조금지해제의 현재적 의미를 되새겨 보자.

2. 복수노조금지해제와 관련된 이명박 정부의 노림수 : 민주노총의 붕괴 = 노조의 무력화

이명박 정부가 몇 차례 유보해왔던 복수노조금지조항 폐지의 2010년 실시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기업별체제에서 복수노조를 하든 말든 알아서 하되 과반수대표권을 확보하고, 전임자임금은 주면 안된다는 것이다.

아직은 변수가 남아 있다. 복수노조금지조항을 악용하여 유령노조를 만들어 민주노조를 막은 삼성그룹, 또한 대기업정규직 노조들의 투쟁성이 약화되고 있는 조건에서 적절히 회사 측에 가까운 세력이 집행부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능한데, 굳이 복수노조를 해 민주파와 교섭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특히 현대중공업노조처럼 노사화합상까지 받는 어용집행부가 있는 곳은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복수노조시행을 강행하려고 한다. 그 노림수는 민주노총의 와해다. 정부정책에 번번이 반대를 하고 깐죽거리는 민주노총을 이 참에 무너뜨리고 싶은 것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단위노조에 대한 민주노총 탈퇴를 조종해왔다. 단협개악안을 들고 민주노총 탈퇴하면 철회하겠다는 압력에 굴복한 경우도 있고, 민주노총의 투쟁기조에 부담스럽다는 핑계를 대고 탈퇴하기도 한다. 집행력이 약한 노조들부터 정부지침에 취약한 공공부문의 노조들에게 압력은 거세지고 있다. 소위 공공부문의 선진화가 그런 것이다.

민주노총의 총파업연대와는 상관없이 현장 분위기는 영 아니올시다다. 진짜로 복수노조되면 실용주의 내지 어용세력에 조직 다 넘겨주는 건 아닐까. 소규모사업장의 경우 전임자임금이 없으면 노조 자체가 무력화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민주노조운동진영의 문제는 복수노조라는 말 감옥 즉 권력측이 쳐놓은 그물망에 갇혀 헤어 나오지 못하는 데 있다. 그간 복수노조금지를 악법이라 주장해온 것 때문에 드러내놓고 연기나 논의의 폐기를 주장하지도 못한다. 그러니 고민의 초점은 교섭대표 구성에서 과반수대표제를 거부하고, 비례제로 할 거냐와 전임자 임금은 노사자율로 하라는 것 등 정부논의 틀 내에서만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3. 복수노조금지해제의 본래적 의미 = 자주적 단결권

원래 복수노조금지조항의 폐기는 자주적 단결권을 실현하려는 민주노조진영의 핵심적 전략과제였다. 노동자의 조직을 존재적 조건과 투쟁의제의 공통성, 지도력구축의 원활성, 투쟁동원의 효율성, 재정의 안정성 등에 기초하여 최적의 조건에서 조직을 건설할 수 있도록 인정하는 것이 자주적 단결권의 요지이다.

최적 조건의 조직을 만들다 보면 과도기적으로 복수노조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특히 어용세력 내지 노조탈을 쓴 양아치 같은 조직이 판치는 한국적 현실에서는 자주적 단결권만이 진정으로 노동자들의 노조결성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것이다. 민주파간의 현장의 복수노조 문제는 노동자들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논의에 의해서 정리하면 될 일이다. 따라서 자주적 단결권이 본질이고 복수노조는 부차적인 것이다.

1963년 박정희 군사정권에 의해 복수노조 금지조항이 도입됐을 때, 민주노조운동의 성장을 막고 어용의 한국노총을 유일조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는 한국노총의 중앙임원이나 산별노조의 임원을 중앙정보부에서 지명할 때였고 이 조항은 87년 노동자대투쟁 이전까지 매우 유효하였다.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복수노조금지의 해제는 어용의 한국노총을 해산시키고, 민주노조운동의 합법성쟁취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88년 노동법 개정 투쟁 당시 복수노조 금지조항의 폐지여부를 놓고 ‘노동자는 하나인데 한국노총을 민주화해야지 별도의 조직을 만드는 것은 불가하다’와, ‘어용짓 하는 단위사업장에 독재정권의 노동자착취와 반민주노조정책의 하수인 노릇이나 하는 한국노총은 노조도 아니고, 방해자 일뿐이어서 독자적 투쟁을 위해 민주노조의 총단결이 필요하다’는 양입장이 대립하였고, 현실의 실천은 민주노조총단결론인 민주노총의 탄생으로 귀결되었다.

민주노조진영의 복수노조금지해제요구에 대해 권력측은 분열작전을 선택한다. 한국노총이 붕괴될 수 있는 기업단위 복수노조는 여전히 금지하면서, 상급단체만을 복수노조로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95년 전노협시기까지 사무직 업종 서비스노조들은 상급단체를 인정하고, 대기업 금속제조업은 탄압을 가하면서 사무직 노총이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왔었다.

97년 국가부도위기 이후 98년 1차 노사정위원회에서 정리해고제, 근로자파견제, 변형근로제가 즉각 실시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교사공무원 및 민주노총의 합법성은 한참 후에 실현된다.

사업장단위의 복수노조금지해제는 2002년부터 실시하기로 하였지만, 전임자 임금문제와 맞물린 한국노총의 완강한 저항과 삼성재벌의 반대, 민주노총의 소극적 대응으로 5년 유예되어 2007년 실시하려 했다가. 2006년 한국노총의 비정규악법 등 노동법개악과 복수노조의 2010년 실시와 바꾸어 버렸다. 이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이 한국노총에 점거농성을 들어갔다가 구속되는 사태도 있었다.

4.현단계에서의 자주적 단결권의 의미 : 산별노조의 실질화

기업별체제에서 심화되고 있는 정규직 비정규직의 격차, 극악한 시장경쟁에 놓여져 있는 유사자영업자인 특수고용노동자들과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 이들이 운동이 주체가 되는 것, 이들의 실질임금을 확보하기 위한 원하청불평등관계의 해소, 주거와 교육, 4대 보험 등을 포함한 생애복지체제의 구축이라는 사회구조개혁 투쟁이 현단계 운동에서 핵심과제이다.

이의 실현을 위한 산별교섭과 대정부 교섭구조의 정착으로 산별노조를 현실화하는 것, 이것이 현단계에서 자주적 단결권의 의미라 할 수 있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정부가 주도하는 기업별체제에 고착된 복수노조를 염두에 두다 보니, 복수노조상황이 되면 조직은 와해되는 건 아닐까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게 노조인 이상, 요구의 절실성, 투쟁역량, 지도력 배출, 회사의 개입과 지불능력 등의 변수들이 결합하여 다양한 조직들이 나타날 수 있는 개연성은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노조처럼 선거경쟁이 일상화 되어 있는 대기업노조에서는 복수노조가 만들어지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심각한 착취와 탄압이 이루어지는데 회사 측 노조가 강화될 수는 없다.

어차피 교섭으로만 문제가 해결될 상황이면 복수노조가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는 일이다. 또한 소규모사업장은 복수노조와 상관없이 노조를 만들기 어렵다. 지도력구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산별노조를 통해 소규모사업장의 조합활동을 보호해야 한다.

평상시 성실하게 조합원을 조직하는 것과 투쟁을 정교하게 운영하는 실력이 민주노조진영의 확대재생산을 보장할 것이다. 권력이 발광을 해도 공무원노조는 민주노총을 선택했고, 도시철도공사노조에 민주집행부가 들어섰다.

결국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대의명분과 지도력 현장을 움직일 수 있는 활동가역량이 관건이다. 사회구조개혁투쟁이라는 전국적 투쟁전선의 형성으로 운동의 대의를 굳건히 하고 사업장을 조직할 때 민주노총사업장의 이탈을 최소화할 것이며, 노동운동의 실질적 통일이 가능할 것이다.

민주노조운동을 사수할 기존조직들의 양심적인 세력과 이 사회에서 가장 소외받고 착취받는, 새롭게 투쟁동력을 형성할 곳을 기반으로 운동을 새롭게 만들어갈 각오를 다져야 한다. 전임자임금 문제에서 과도기적 어려움은 발생할 것이나 투쟁의 과정에서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다. 때로는 간부들이 올빼미 활동을 할 것도 각오해야 한다.

두려움이 아닌 운동에 대한 사명감 자신감을 갖고 운동의 전략을 실천하는 것, 그를 위해 산별노조 및 전국적 전선을 실천할 수 있는 활동가 집단을 기업별 이외의 방식으로 육성하는 것에서 실마리는 풀려나갈 것이다.

복수노조의 공포에서 떨쳐나 자주적 단결권을 실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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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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