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서 1급 발암물질 '벤젠' 검출
By 나난
    2009년 10월 23일 03: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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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공정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됐다. 지난해 12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발표한 ‘반도체산업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를 완전히 뒤엎는 결과로, 근로복지공단은 이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 5월 삼성반도체 백혈병 노동자 5명의 산재신청에 불승인 처분을 내린 바 있다.

   
  ▲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5월 삼성반도체 백혈병 노동자 5명의 산재신청에 대해 불승인 처분을 내렸다.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상희 민주당 의원과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하이닉스 앰코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3사의 제조공정에서 사용되는 PR(포토 레지스터)이라는 물질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됐다.

반도체 3사가 서울대에 의뢰 조사한 결과

이와 같은 결과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앰코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3사가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지난 6월~9월 자사 6개 공장을 대상으로 ‘산업보건 위험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사용물질 6건 중 6건 모두에서 0.08ppm~8.91ppm 상당의 벤젠이, 하이닉스는 사용물질 4건 검사 결과 1건에서 3.95ppm의 벤젠이 검출됐다.

벤젠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1급 발암물질로, 산재보험법에 따르면 근로자가 벤젠에 노출된 후 백혈구 감소증, 백혈병 등에 걸릴 경우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노동부 국정감사 당시 김 의원과 홍 의원은 삼성전자 18명의 노동자가 백혈병에 걸려 8명이 사망하고, 하이닉스에서 9명의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것과 관련해 반도체 업체의 백혈병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삼성전자 안재근 이사는 “벤젠이나 방사선에 관련된 부분은 노출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박두용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역시 “현재까지 벤젠이 검출된 바는 없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에 노동부는 지난 2007년 12월 반도체 업체에 대한 역학조사를 결정,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을 통해 2008년 3월부터 12월까지 반도체 제조업에서의 백혈병 및 관련 질환인 림프조혈기계암 발병 위험을 평가하기 위한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역학조사 결과보고서는 “백혈병 등과 연관성이 높은 화학물질인 벤젠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이에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5월, 5명의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집단의 백혈병 산재신청에 대해 전원 불승인 처분을 내렸다.

근로복지공단은 공문을 통해 “작업장 관련 자료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 결과보고서, 자문의사 협의회 회의 결과 등을 검토한 끝에 재해자의 백혈병은 업무와 인과관계가 낮다고 판단된다”며 불승인 이유를 설명했다.

"지금이라도 산재 인정하라"

이에 김 의원과 홍 의원은 “안전공단의 역학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으며, 최소한 반도체 3사에서 실시한 수준으로 반도체 공정의 유해물질 사용에 대한 재 역학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지 못한 반도체 노동자에 대한 업무상 질병 여부를 재심사해야 한다”며 “오늘 밝혀진 벤젠 검출의 진실은 산업안전공단이 얼마나 부실한 역할조사를 하였는지, 근로복지공단은 또 얼마나 근거 없이 산재 불승인 처분을 남발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도체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은 이번 산업보건 위험성 평가와 관련해 “현재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노동자들은 산재 불승인 이후 다시 근로복지공단에 심사청구를 하였다”며  “근로복지공단은 지금이라도 당장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전원에게 산재를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포토공정 이외에도 전체 공정에 대한 철저한 재조사를 통해 발암원인을 찾아내고 삼성은 현장에서 이러한 발암원인을 제거하여야 한다”며 “더 이상 모든 진실을 감추는 것에만 급급한 태도를 벌이고 삼성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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