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통합노조 앞둔 전공노에 총공세
By 나난
    2009년 10월 21일 10: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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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국공무원노조를 불법단체로 간주했다. 통합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과 공무원노조의 정치활동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 전공노는 노동부 장관 항의방문은 물론 법외노조화를 막기 위해 가처분 신청을 낸다는 방침이다.

노동부가 20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전공노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간부 4명이 조합탈퇴서 및 직위 사퇴서를 제출한 뒤에도 조합간부로 계속 활동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전공노는 공무원 노조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공노를 사실상 ‘불법노조’로 규정한 셈이다.

   
  ▲ 지난 달 열린 전국통합공무원노조 창립대의원대회 (사진=전국통합공무원노조)

노동부는 지난달 19일, 전공노 수석부위원장, 부위원장, 회계감사위원장 등 해직자 6명에 대해 ‘노조설립신고서 반려사유에 해당한다’며 1개월의 시한을 주고 조합에서 배제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전공노는 시정기간인 19일 6명에 대한 조합원 탈퇴서 등을 제출했다.

정부, 해직자 노조 활동 핑계

하지만 노동부는 이들 중 4명이 조합탈퇴서 제출 후에도 계속 활동해온 사실을 확인했다며 노조설립신고서 반려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지난 2007년 10월 이후 적법 노조로 활동해온 전공노는 2년여 만에 합법적인 노조로서의 지위를 상실했다.

노동부에 이어 행정안전부도 이날 전공노와 체결한 기존의 단체협약을 무효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노조 사무실을 폐쇄하고, 조합비도 급여에서 원천 공제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한 공무원노조들과의 단체교섭에서 전공노를 배제하고 전공노에서 노조 전임자로 활동하는 공무원들은 즉각 업무에 복귀하도록 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는 기관에 대해선 행정ㆍ재정적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행정안전부 정창섭 제1차관은 “전공노는 합법적인 노조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사실상 불법단체가 돼있으며 정부는 관계 법령에 따라 엄정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안부는 민공노에 대해서도 다음달 9일까지 해직자를 조합에서 탈퇴시키지 않을 경우 전공노와 같은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정부의 조치에 노동계는 “통합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공노는 법외 노조화를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통합공무원노조 이상원 홍보실장은 “정부의 이번 조치는 12월 초 통합공무원노조의 정식 설립신고와 민주노총 가입을 겨냥한 것으로, 해직자에 대해 시정명령기간인 지난 19일 탈퇴서를 제출했음에도 20일 오후 이들을 이유삼아 ‘불법노조’라 발표했다”며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발표 전인 20일 오전까지 해직자들이 활동했다는 증거가 제시돼야 함에도 정부는 아무런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통합공무원노조 겨냥한 것"

이어 행안부가 민공노에 대해서도 해직자를 이유로 같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전공노, 민공노, 법원노조는 지난 9월 창립대의원대회를 개최하며 통합을 확정짓고, 기존의 노조를 해산했다”며 “이미 해산된 노조를 법외노조로 간주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정부의 조치와 관련해 그는 “임태희 노동부 장관 항의 방문은 물론, 법률적 대응을 해나갈 방침”이라며 “소수의 해직자 문제를 이유로 13만 명의 통합노조를 법외노조로 만드는 과잉된 조치에 행정소송과 법률투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이수봉 대변인 역시 “법률이 아닌 규정으로 정치활동의 범주를 규정하고, 이를 지키도록 강제하는 것은 불법이며 월권”이라고 비판하며 “공무원이라고 해서 정치적 의사표시가 금지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은 정권의 사병이 아니”라며 “상급단체의 가입을 금지해 헌법적 권리인 단결권을 훼손하고, 노조는 물론 개인의 정치적 자유까지도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합공무원노조는 다음달 17∼18일 위원장을 선출하고 12월 초 노동부에 노조 설립신고를 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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