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뉴스 비판기능 실종" 내부비판
        2009년 10월 16일 04:16 오후

    Print Friendly

    내부비판이 제기됐다. 1년 여 넘게 진행돼온 현 정부와 한나라당 조중동의 압박에 이어 최근 MBC 외부의 압력을 막아야 할 방송문화진흥회(MBC 최대주주)마저 사사건건 방송내용을 간섭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기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MBC, MB홍보·대기업 홍보뉴스로…"기자들 부끄러워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보도분야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지난 15일 저녁 발행한 민실위보고서에서 비판이 실종된 청와대 뉴스, 장밋빛 일색의 경제정책 보도, 기업홍보의 우려를 낳을 수 있는 기업뉴스를 들어 최근 MBC 뉴스의 이상기류를 집중 비판했다.

       
      ▲ 지난 15일 저녁 발행된 MBC 민실위보고서.  
     

    MBC 민실위는 청와대 뉴스에 대해 "기사는 넘치는데 비판은 전무하다"며 지난 8∼9월 <뉴스데스크>에 방송된 50건의 이명박 대통령 뉴스(단신포함)를 들었다. 최근 친서민 행보를 내세우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동정 뉴스 가운데 ‘남대문 시장'(9월10일) ‘농촌 부대 방문'(11일) ‘죽도시장 방문'(18일)을 제시하면서 뉴스에 ‘친서민 표현’ 일색이지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종부세와 법인세 인하 등 기업이나 부유층에 대한 감세정책이 일치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MBC 민실위는 "시장에서는 떡볶기와 찐빵을 사먹고 군부대에서는 건빵을 먹는 장면이 친서민 정책은 아니다"라고 했다.

    MBC 민실위는 지난달 말 이 대통령의 G-20 참석에 대해 회의 참석 예정 뉴스 3건, 회의 참석 이후 11건이 쏟아졌으나 △G-20 한국 개최는 올림픽 수준의 경제적 효과 △선진국 진입의 계기 △세계의 선도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국운 상승의 계기 등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대통령의 인터뷰를 인용했을 뿐 이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 지난달 30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이 대통령이 제시한 ‘그랜드 바겐’이 적잖은 혼란을 빚었지만 MBC는 이를 한미 양국 간 미묘한 온도차라고 전달하는데 그치고, 비판은 극도로 제한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제안이 비현실적’이라는 미국 뉴욕타임즈의 인용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민실위는 애초 기자가 작성한 원고엔 뉴욕타임즈를 인용한 대목이 들어있었지만 방송된 리포트엔 빠졌다는 것을 기자의 원고와 방송된 리포트를 나란히 제시했다.

    MB 친서민 표현일색, 검증·분석은 없어

    민실위는 "우리나라는 아셈이나 한-아세안회의 등 세계 정상들이 참여하는 국제회의를 개최한 경험이 있으나 이를 두고 우리가 국제사회의 틀을 주도한다거나 올림픽 개최의 효과를 운운하지는 않았다"고 촌평했다.

    지난달 30일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 기자회견 당시 세종시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는 청와대 요청에 기자들이 이를 수용해 비판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민실위는 "MBC 보도국 편집회의에서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있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청와대와 관련된 문제라면 언론의 본령조차 논의 할 수 없다는 것인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31일 단행된 청와대 개편 때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특보 재기용 등을 두고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이 있었으나 MBC 뉴스는 "중도실용·친서민 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는데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정치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평가했다고 민실위는 전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뉴스가 낙관적인 전망 일색인 반면 비판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민실위는 지난 7월 산업동향이 열 달 만에 성장했다는 자료를 경기회복의 청신호로 해석했다가 곧바로 8월 무역수지 적자로 하반기 경기 회복이 불투명하다는 기사가 나왔고, 대기업 채용으로 취업 숨통이 트였다고 했다가 며칠 뒤 2-30대 취업이 19년 만에 최악이라는 기사가 나왔다는 점을 들어 "전망은 장밋빛이지만 경제상황에 대한 진단은 들쭉날쭉하다"고 평가했다. 주가가 하락했다는 뉴스가 없었는데 다음날 하루 만에 반등했다는 기사는 있다고도 했다.

    "경제뉴스, 장밋빛 전망 일색, 대기업 간접광고"

    비정규직법 실시로 100만 해고 대란이 우려된다는 뉴스가 지난 6월 말 7월 초 넘쳐났으나 정작 해고대란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과 관련해 민실위는 "혼란을 조장한 정부나 여당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지난달 4일 뉴스데스크 17번째 리포트)"고 지적했다.

       
      ▲ 지난달 4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또한 기업홍보성 뉴스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12일부터 매주 토요일에 세차례 방송된 ‘명장’ 시리즈 △명품을 향하여(9월12일 삼성전자) △엔진의 재탄생(19일 대한항공) △화질인생25년(26일 LG전자)에 대해 민실위는 "간접광고 우려가 크며 대기업에만 집중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불과 1∼2년 전 만 해도 특정 기업의 이름이 나오기만 해도 내부에서 간접광고 우려가 나와 매우 조심하는 분위기와 달리 이젠 제품의 이름까지 버젓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는 게 민실위의 우려다.

       
      ▲ 지난달 12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삼성 경영권 승계와 관련, 이건희 회장이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던 지난 8월14일 뉴스 제작과정에서는 삼성이 사전에 보도될 뉴스내용을 파악하고 있었으며, 자신들의 입장을 보도국 간부를 통해 전해 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돈주고 상받았다는 기획취재 뉴스(7월30일)를 내보낸 이후 애초 이를 포함해 4건의 연속 기획취재물을 방송할 계획이었지만 논의과정에서 모두 내보내지 않게 됐다는 점도 지적됐다.

    지차체 접대비·업무추진비 사용관행 연속기획 한 편으로 중단

    반영되지 않은 아이템은 △안상수 인천시장이 양주 124병(지난해)과 오가피주 5500병(2006년)을 구매, 건설관계자 회식과 국회 건교위 국감 때 사용했고, 정우택 충북지사(양주 3000여 병), 박광태 광주시장(양주 300병), 김완주 전북지사(술 225만 원 어치)도 구매했다는 두번째 리포트 △예산확보를 위해 지자체 공무원들이 중앙부처 공무원에게 접대 또는 상납하는 관행을 다룬 세번째 리포트 △정보공개에 인색한 지자체의 문제를 다룬 네번째 리포트였다. 민실위는 "취재 기자의 특종을 이해하기 힘든 편집부의 결정으로 빛을 바래게 한 전형적인 사례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 지난 7월30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방문진이 지난 8월 MBC 경영진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최근 MBC 뉴스가 많이 좋아졌다"는 칭찬을 했다. 민실위는 "일선 기자들은 업계나 정부 부처 등 각 출입처에서 듣는 이 같은 칭찬에 오히려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한다"고 전했다.

    보도국장 , 경제팀장 "보고서 내용 인정 못해"

    이에 대해 차경호 MBC 보도국장은 16일 "내용이 악의적"이라며 "청와대 누구를 봐주고 눈치보기 하겠느냐. 보고서를 위한 보고서를 쓴 것"이라고 밝혔다. 차 국장은 "(청와대와 현 정부에 대한 뉴스가) 과거 뉴스와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며 "틀린 게 많아 정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정책 뉴스를 책임지고 있는 김경중 경제부장은 "지난 3월 부장으로 부임한 이후 국내 경제위기의 트렌드는 회복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비춰진 것"이라며, 친기업·대기업 홍보성 뉴스 지적에 대해선 "(명장 시리즈의) 초반에 대기업 위주로 취재가 돼 그렇게 나갔던 것이지 간접광고라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