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억울하고 열받으세요? 그럼 만드세요
        2009년 10월 14일 11:1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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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금속노조에서 미조직 비정규사업을 담당하는 간부들 사이에 ‘딴지일보’의 글이 유행이다. ‘에버프리’라는 필자가 쓴 이 연재물의 제목은 표현하기 민망하지만 ‘조까트면 만들어라!’로 ‘노동조합 설립 지침서’ 4편의 글이다.

    ‘노동조합 설립 지침서’

    노조 설립의 필요성, 노동조합 만들기, 단체교섭 준비, 단체협약 체결이라는 4편의 연재물 중에서 압권은 1편이다. 1편의 시작을 잠깐 보면 이렇다.

    때려칠 것이냐, 개길 것이냐

    우리네 평범한 샐러리맨들 회사 다니다 보면 조까튼 일 엄청 많이 구경하고 다닐 것이다.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 소위 말하는 “좋은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도 입에 “씨바”를 달고 다닐진대 하물며 쥐(가카?)조옷만한 중소기업 규모의 직장 다니는 사람들이야 매일 보는 것들이 그 “조까튼 일”들일 것이다.

    그것이 운 나쁘면 조까튼 일이 본인의 일이 되기도 하고, 가까운 동료의 일이 되기도 한다. 직장 동료들끼리 싸움이 났으면 나중에 쏘주 한잔 먹고 풀면 되는 거고, 일이 잘 안되면 야근이라도 해서 메꾸면 되는데, 회사 경영하는 꼰대들이 꼬장 부리는 거.. 이건 내 능력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다.

    근데 어쩔껴… 목구녕이 포도청이라 "이런 조까튼 씨방새들아" 한마디 외치고 멋지게 꼰대들 쌍판에 사표 던지고 나오고 싶지만 그게 되냐.. 노동조합은 그걸 가능하게 해준다. 물론 만능은 아니다.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해서 TV에서 보는 화물연대 아자씨들처럼 쇠파이프들고 출근할 순 없는 노릇이고, 또 그래봐야 큰 이득도 없다.

    그러나 아주 지극히 당연한 내 권리, 내 동료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은 확보해준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하겠다.

    "노조 만드는 게 제일 쉬웠어염"

    민주노총 소속의 한 중소사업장에서 노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다는 필자는 노조를 죄악시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아직 멀었지만 노동조합은 그리 치열하지만도, 또 한없이 거룩하지 만도 않은 우리네 일상 생활에서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과연 노동조합은 어떻게 만드는 것이며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 것을 경험을 토대로 알려드리고, ‘노조 만드는 것이 제일 쉬웠어염’이라는 얘기들이 창궐할 수 있도록 생활화 해보자는 취지”로 그가 쓴 4편의 글은 노동조합 가입을 맡고 있는 금속노조 지역의 간부들에게도 큰 인기를 누리며 퍼져나가고 있다.

    딴지일보에 실린 이 글은 중소사업업장에서 기업별노조를 만들 때를 전제로 재미있게 쓴 글이다. 따라서 기업별노조보다 노조 만들기가 훨씬 쉬운 산별노조, 복수노조 상황의 노조운영, 계약해지나 폐업으로 인해 노조 만들기조차 어려운 비정규직 노동자의 상황까지는 다 다루지 못했다.

    하지만 노동조합의 필요성과 기본 원리를 체계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게’ 쓴 글이라는 점에서 훌륭하다. 연재 글을 다 읽는 동안 아마도 열 번 이상은 배꼽을 잡고 웃게 된다.

    명쾌하고 재미있게

    이 글의 제목 ‘조까트면 만들어라’는 왜 노동조합에 가입해야 하는지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임금인상과 근로조건 개선이라는 생활의 요구와 함께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겪는 천대․멸시․ 굴욕․비굴․모멸․수치 등 비인간적인 대우가 아니라 당당한 노동자로, 회사 발전의 주역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노동조합’이다.

       
      ▲ 이미지=KBS <스타골든벨> 홈페이지

    그런데 이건 중소사업장 노동조합만이 아니다. 국민MC라고 불리는 톱연예인 김제동 씨도 하루아침에 쫓겨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 사회를 봤고 “쌍용차 노동자를 잊지 말자”며 쌍용차 경찰 진압에 대한 국민 관심을 환기시킨 이유로 그는 이명박 정권에게 당했다.

    김제동 다음에는 김C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같은 기획사 소속이라는 이유다. 국민MC도 쫓겨났는데 ‘입바른 소리’를 할 간 큰 연예인이 있을 리 만무하다. 정부와 관변단체 행사를 쫓다니며 이명박 정권에게 아부나 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만약 연예인 산별노조가 있었다면?

    그래서 김제동의 소속사 다음기획의 김영준 대표는 다음 아고라에 올린 ‘김제동의 소속사 대표의 입장에서’라는 글에서 “연예인 노조가 있다면 강력하게 나가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딱히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만약 유명 연예인들부터 신입연예인, 기획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까지 모두 가입된 산별노조가 있었다면 어떻게 대응했을까? 조합원들의 권익을 위한 활동을 하고, 평소 사회적 문제에 대한 토론을 벌였던 ‘민주노조’였다면 당연히 강력히 대처했을 것이다.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하고, KBS 앞에서 집회를 했을 것이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KBS에 출연하고 있는 조합원들이 파업을 벌이고 ‘출연거부’를 했을 수도 있다. KBS와 단체교섭을 벌여 이와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단체협약을 체결했다면 이후 유명하지 않은 연예인들이 사회참여를 이유로 쫓겨나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아낼 수 있었을 터이다.

    연예인만이 아니다. 9년 전이었던 2000년에 이어 지난 4월 28일 프로야구선수협의회가 노조 설립 추진의사를 천명했다. 미국과 일본 등 다른 나라에는 모두 있는 프로야구선수노조가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2군에서 뛰고 있는 이름 없는 선수들은 물론 유명 선수들조차 구단의 부당한 횡포와 탄압에 시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독서의 계절이지만 힘겨운 노동으로 책 한 권 읽을 시간이 없으신 분들에게 딴지일보에 실린 연재글을 권한다.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웃음보가 터지면서 술술 넘어가는 이 연재물을 읽고 함 생각해보시라. ‘조까트면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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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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