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사태, 정말 코미디같다"
By mywank
    2009년 10월 13일 10: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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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사태’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말을 극도로 아꼈다. 그 말 잘하는 사람들이 아예 말문을 닫았다. 전두환 닮았다고 TV 출연을 못하게 된 어느 슬픈 연기자처럼, 마치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할 말이 많을 것이 분명함에도 그들은 침묵했다. 권력의 ‘위협효과’가 먹힌 것이다.

이런 ‘엄혹한’ 시절에 개그맨 노정렬씨는 흔쾌하게 ‘인터뷰’에 응해줬다. C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뉴스야 놀자’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KBS 스타 골든벨’을 진행하던 김제동씨의 하차 소식에 “정말 코미디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사회를 보고, 올해 5월에는 청와대 앞에서 ‘반값 등록금’ 이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김제동씨 사태’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은 듯했다.

‘시사개그 13년차’ 개그맨의 생각

그는 “외압이 실제로 있었던지 없었던지, 그림 자체가 비판적 방송인들을 일하기 힘들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는 방송인 길들이기, 줄 세우기, 계파 나누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예인들의 사회문제 참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 “지금이 중세시대나 일제시대도 아닌데, 연예인들이 단지 튀어 보려고 혹은 정치인이 되기 위해 사회적 발언을 하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청와대 앞에서 등록금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던 개그맨 노정렬씨의 모습 (사진=프레시안 허환주 기자 제공) 

그는 “많은 연예인들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도, 자신에게 불이익이 생길지도 몰라서 말을 못하고 있다”고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간 큰 사람이 아니면 나서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100명 중 99명이 말을 못해도, 용기 있는 1명의 목소리가 소중할 것”이라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스타덤에 오른 연예인들이 소신 있게 발언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노정렬씨와의 인터뷰는 13일 저녁 <레디앙>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뤄졌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 *

정말 코미디 같은 상황

– 김제동씨와 손석희씨 등 대중적 신망이 높은 방송인들이 ‘퇴출’되고 있다. 이른바 ‘외압’ 의혹이 나오고 있다.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 정말 코미디 같은 상황이다. ‘외압 때문’이라는 심증이 들지만, 물증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당 방송사나 정치권에서 자신들의 입으로 시인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 않는가. 판단은 국민들의 몫인 것 같다.

외압이 실제로 있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림 자체가 비판적 혹은 중립적인 방송인들이 일하기 힘들게 만들려는 것 같다. 이미 정부에서 자신들의 눈으로 볼 때 ‘위험한’ 방송인들을 리스트에 올려놓고, 손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사태는 방송인 길들이기, 줄 세우기, 계파 나누기라고 볼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조중동을 키워주는 것처럼, 미운 이들은 손을 보고 마음에 드는 이들은 키워주려는 것 같다.

– “오래 돼서”, “출연료가 많아서” 등의 방송사 측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방송인으로서 이런 해명을 어떻게 평가하나. 

= 김제동씨는 ‘스타 골든벨’의 출연료로 500~600만원 정도를 받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샐러리맨들을 자극하는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일반 서민들과 연예인들의 수입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고 비겁한 짓이다. 자본주의라면 ‘파이’에 기여한 만큼 배분을 받아야하지 않는가.

송해, 허참씨도 장기간 진행

그리고 ‘전국노래자랑’의 송해씨나 ‘가족오락관’의 허참씨는 오랜 기간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았나. 이 문제는 더 긴 말을 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주간 프로그램은 보통 몇 달 전에 진행자 교체 문제에 대한 ‘언질’이 있다. 그래서 이번 교체 방침에 의문이 드는 것이다.

   
  ▲사진=KBS

위협 효과 지대할 것

– 이들의 하차는 당사자뿐 아니라, 방송인들, 대중연예인들 전체에 대한 ‘위협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창의력, 비판정신 등도 죽어버릴 가능성이 크다. 방송인으로서 어떻게 전망하나. 

= 큰 정도가 아니라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문성근씨, 권해효씨 등은 이미 찍힌 것 같다.(웃음) 아무래도 이번 사태로 인해, 연예인들 스스로 사회적 발언을 자제하거나 중간에 소속사가 나서 이를 막을 것 같다.

봉건시대나 일제시대라면 몰라도, 솔직히 지금 연예인들이 사회적 발언을 하는 이유가 단지 튀어 보려고, 정치인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비판했고 그 이유로 수입업자에게 소송을 당한 김민선씨의 경우, ‘투사’ 이상도 되지 않았는가.

하지만 역사의 도도한 흐름까지는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연예인, 방송인들에게 영원히 재갈을 물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 김제동, 손석희 씨의 하차를 막지 못하는 동료 연예인 혹은 방송사 구성원, 더 나아가 우리 사회를 보면 좀 답답한 생각도 든다.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 이번 사태에 대해 연예인노조 차원에서 성명을 낼 수도 있지만, 쉬운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연예인노조 회원 중 90% 정도가 한달에 100~300만원 정도를 벌고 있다. 반면 김제동씨는 많은 액수의 재산을 가진 연예인이다. 아무래도 계층적, 정서적 ‘이질감’이 있을 것 같다.

또 많은 연예인들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도, 자신에게 불이익이 생길지 몰라 말하지 못하고 있다. 소속사 계약서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계약 위반’이라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간 큰 사람이 아니면 나서기 어렵다.

용기 있는 한 사람의 목소리 나와야

하지만 100명 중 99명이 말을 못해도, 용기 있는 1명의 목소리가 소중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스타덤에 오른 연예인들이 소신 있게 발언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노정렬씨(왼쪽)는 현재 CBS 라디오의 시사프로인 ‘뉴스야 놀자’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CBS) 

노정렬 씨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의 사회, 청와대 앞 1위 시위도 참여하는 등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연예인으로 알고 있다. 만약 김제동씨와 같은 일을 겪게 된다면?

= 제 스타일이 있고, 개그를 시작한 이후 13년째 ‘시사개그’만 고집하고 있다. 그래서 이로 인한 불편은 감수하면서 살아왔다.

유명 연예인들처럼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아니지만, 굶어 죽을까봐 시사개그를 못한 적은 없다.(웃음). 앞으로도 사적인 이익이나 기득권의 편에 나설 생각은 없다.”

– 이명박 정부 들어서 특히 언론과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이는 언론장악 의도, 전교조 와해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 어떤 정권이든지 가장 단기적으로 효과를 보는 게 언론정책이다. 또 (이명박 정권은) 향후 선거를 위해서, 미래의 유권자인 학생들에게 경쟁만능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제가 정권을 잡더라도 언론과 교육은 탐이 났을 것이다. 그래서 바른 말을 못하게 전교조 선생님들과 언론노동자의 입을 막고 있는 것이다.

-요즘 근황은?

= 이번주 금요일(16일) ‘시민주권모임’ 행사에서 사회를 볼 예정이다. 제도권과 ‘재야’를 넘나들면서 살고 있다. (웃음) 저 역시 공중파에 출연하고, 유재석 강호동씨처럼 스타가 되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실존적인 개인’으로 인정받고 싶다. ‘행동하는 개그맨’으로 열심히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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