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규-정규 연대 '총고용보장'
    By 나난
        2009년 10월 12일 09:0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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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문제가 우리 사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지 오래다. 경제 위기를 이유로 비정규직 관련법은 악용됐으며, 그로 인해 비정규직은 정리해고 1순위로 내몰렸다. 고용을 보장받은 비정규직이라 하더라도 임금동결을 피할 수는 없었고, 2009년에도 수많은 비정규직이 거리에서 ‘그들만의 투쟁’을 벌여왔다.

    이런 가운데 금속노조 4개 지역지부 47개 사업장에서 정규직-비정규직 간 연대 투쟁으로 총고용 보장,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동일 임금 인상 등의 의미 있는 합의들이 이어져 주목받고 있다.

    연대가 이뤄낸 의미있는 성과들

    금속노조 경기지부, 대전충북지부, 부산양산지부, 충남지부 등 4개 지부는 지난 8~9월 진행된 교섭에서 사용자 측과 “회사는 비정규직을 포함한 고용인원을 유지하도록 최대한 노력하며,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사용차 측과 맺었다. 4개 지부의 교섭에 참가하는 사업장은 한진중공업, 케피코, 콘티넨탈, 유성기업 등 47개 사업장에 이른다.

    단위사업장 차원에서도 눈에 띄고, 의미 있는 합의들이 이어졌다. 특히 경기지부 케피코지회는  지난해 7월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만 노조가입을 한정하던 지회규칙을 비정규직도 가입할 수 있도록 개정하고, 청소 경비 식당 노동자 22명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였다.

       
      ▲ 금속노조 충남지부는 2009 임단협에서 사용자측과 "일방적 구조조정을 하지 아니한다"고 합의했다.(사진=금속노조 충남지부)

    이어 9월 임단협에서는 이들 비정규직 22명을 2009년 1월 1일부터 2011년 1월 1일까지 3년간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하기로 합의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 1월 식당노동자 등 6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금속노조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원칙을 지키며 비정규직에게 연대의 손을 내밀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2009년 입금교섭에서는 월 5만원 인상과 성과급 일시금 250%+350만원을 합의했고, 청소 경비 업무를 맡고 있는 16명의 비정규직 조합원들도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이 합의는 지난 9월 17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85.2%로 가결됐다.

    케피코지회 이천화 사무장은 “지난 10년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걸고 투쟁해 왔지만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에 머물렀는데 반해 지난해에는 1사1조직 시행과정에서 규칙을 개정하고, 동시에 비정규직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며 정규직화를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1사1조직 위력 보여줘

    GM대우자동차 군산공장 부품업체인 일성테크 내의 사내하청업체였던 ‘하은’의 노동자 22명은 지난 4월 경제위기를 이유로 임금삭감과 정리해고를 통보받았다. 이에 금속노조 일성테크분회는 지난 4월 28일 군산지역금속지회 하은분회를 세우고, 회사와 단체교섭을 벌여 6월 30일 22명 모두에 대한 고용보장을 합의했다. 과거 금속노조 일성테크분회가 이들에 금속노조 가입을 권유했지만, 거절당한 바 있다.

    그 외에도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시켜내는 투쟁의 성과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경남지부 퍼스텍지회에서 ‘임시직노동자(현장직)의 정규직화, 비정규직 노동자 건강권 보호’ 등을 이뤄냈고, 대전충북지부 엔텍지회에서도 ‘비정규직 기간 근속년수에 포함(신설)’시키기로 했다. 대전충북지부 코스모링크 또한 비정규직 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성과를 이뤄냈고, 울산지부 고강알루미늄지회도 비정규직 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냈다.

    경남지부 위아지회도 비정규직 고용을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합의를 이뤄냈다. 충남지부 대한칼소닉지회는 “총고용인원(비정규직 포함)유지에 노력하고 이에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며,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조합원과 관련된 구조조정시에는 조합과 사전 합의후에 실시한다. 단, 기타 구조조정시에는 사후에 조합에 통보한다.”는 합의를 하며, 비정규직의 고용보장 조건을 쟁취했다.

    금속노조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생존의 위기에 몰려있는 노동자들에게 임금삭감과 동결을 당연한 것으로 강요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기업들에 맞서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연대만이 살길이라는 원칙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금속노조 박점규 미조직비정규사업 부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분열되며 비정규직 해고로 정규직 고용안정 보장되는 최악의 방식에 맞서 중소사업장과 지부에서 총고용보장을 얻어낸 소중한 결과”라며 “이를 계기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연대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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