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석훈, 이번엔 ‘생태경제학 시리즈’ 시작
    By mywank
        2009년 10월 10일 09: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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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8만원 세대』, 『괴물의 탄생』 등 ‘한국경제대안 시리즈’를 잇달아 펴낸 우석훈 박사(연세대 문화인류학 강사)가 이번에는 ‘생태경제학 시리즈(전4권)’ 를 출간하고, 이 중 『생태요괴전(개마고원, 11000원)』과 『생태페다고지(개마고원, 11000원)』를 먼저 가지고 돌아왔다.

    시리즈 #1 -『생태요괴전』

       
      ▲표지

    우선 이 시리즈의 1권인 『생태요괴전』은 청소년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요괴의 사례를 들며, 생태경제학적 시각으로 전 세계적 혹은 한국만의 특수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짚어본다. 이곳에서 만날 요괴는 크게 ‘세계의 메이저급 요괴’와 ‘한국의 개발요괴’로 나뉜다.

    저자는 대표적으로 메이저급 요괴인 드라큘라 백작 이야기를 꺼내며, “다국적 기업은 (중세의 백작처럼) 자본주의 공간에서 독자적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고, 또 흡혈귀가 피를 먹어야 사는 것처럼 기업 역시 끊임없이 ‘이윤’을 먹어야 생존할 수 있다”고 밝힌다.

    드라큘라 백작과 다국적 기업

    하지만 그는 “십자가와 마늘로 통제할 수 있는 흡혈귀와는 달리 이윤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하는 기업들을 제지할 방법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전제한 뒤, “기업들이 지구생태계를 파괴해 모두가 멸망하는 상황으로 내버려둘 순 없기에, 좋든 싫든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저자는 우리가 그저 끔찍한 존재로만 여겼던 드라큘라 백작을 기업이라는 코드로 새로이 읽어내는 한편, 죽어서도 노예노동에 시달리는 가련한 좀비 이야기도 꺼내며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거대 소비자 집단의 이중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책 후반부에서는 한국에만 있는 희한한 요괴인 ‘개발요괴’도 만나게 된다. 그는 아파트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콘크리트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돈을 생각하면 황홀해지고, 경쟁이라는 단어에서 푸근함을 느끼는 경제적 동물을 ‘개발요괴’라고 규정한다.

    저자는 이어 “10년 정도 지나, 지속가능한 생태적 경제를 위해 분발해온 선진국들의 젊은이들과 ‘개발요괴’로 길러진 우리의 십대들이 경쟁한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한 뒤, “(이런 요괴를 물리치는) 퇴마술은 넓게 생각하고 좁게 살기”라고 주장한다.

    시리즈 #2 -『생태페다고지』

       
      ▲표지

    이 시리즈의 2권인 『생태페다고지』는 영유아부터 10대까지 아이들 교육을 맡고 있는 부모와 교육자들을 초대해서, 핵심적인 생태교육 지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한마디로 생태교육은 ‘탈토건 시대의 문을 여는 중요한 열쇠’라는 메시지다.

    저자는 생태후진국으로 불리는 미국에서조차 현재 어린이들이 ‘그린 섬(Green thumb)’이라는 별명을 만들어, 원예를 잘하는 친구들을 높이 사는 경우를 들면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평수를 대면서 ‘평수놀이’나 하고 있다며 개탄한다.

    탈토건 시대 여는 생태교육

    저자는 이어 “이명박 정부 들어서 교육현장에 전에 없이 경쟁, 효율의 이데올로기가 강하게 도입되다보니, 생태교육이 교육현장에서 자리 잡기가 그리 녹록해 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한 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생들에게 적합한 생태적 키워드로 △생태적 감수성 △생태적 지혜 △생태적 용기를 각각 제시한다.

    “한국에는 그동안 수많은 사교육 전문가들이 등장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들 중 많은 사람이『페다고지』를 읽었거나, 적어도 이런 단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바로 그 책을 읽었을 30~40대 학부모가 만들어내는 이 세상은 교육이라는 의미에서의 해방과는 거리가 멀다.”- 본문 중

    저자는 현재 학부모가 된 과거의 386세대들에게 ‘피억압자의 교육학’이라고 불리는 파울로 프레이리의 저서 『페다고지』를 되새겨볼 것을 부탁하며, “기성세대들이 생태와 해방, 이 두 가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활 속에서 체득하는 것이 중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번에 출간된 ‘생태경제학 시리즈’의 1, 2권을 ‘쌍둥이 책’으로 부르며, 서로에게 ‘하이퍼텍스트’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이번 시리즈는 단순한 개론서가 아니라, 생태경제학의 시각에서 현재 한국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 등에 대한 질문과 고민이 담긴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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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우석훈

    서울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인생의 4분의 1을 독일 프랑스 영국 스위스 에서 지냈고,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정책분과 의장과 기술이전분과 이사를 마지막으로 국제협상과 공직에서 은퇴했다. 그 시절에 만들어낸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이한동 총리 때의 ‘기후변화협약 2차 종합대책’이다. 현재 성공회대와 연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아픈 아이들의 세대』『음식국부론』『한미FTA 폭주를 멈춰라』『88만원 세대』『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직선들의 대한민국』『조직의 재발견』『촌놈들의 제국주의』『혁명은 이렇게 조용히-88만원세대 새판짜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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