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가 개인사업자?
By 나난
    2009년 10월 07일 09:5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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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에서 방문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보호사 김 씨는 자기 귀를 의심했다. 어느 날 직원 교육 시간에 기관장이 “이제부터 요양보호사는 ‘개인사업자’이니 개인소득세를 납부하도록 하고 대신 4대 보험은 혜택이 없습니다”라고 말한 것.

그동안 기관과 근로계약서를 체결, 직접 고용돼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을 해왔는데 하루아침에 ‘개인사업자’라니?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을 위한 교육을 받을 때에도 요양보호사는 ‘근로자’라고 배웠는데(보건복지부 요양보호사 표준교재) ‘개인사업자’는 웬 말인가?’

지난해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시행된 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의 수는 50여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 중 요양기관에 고용돼 일하는 요양보호사만도 약 12만 4천여 명이다. 하지만 노동부는 지난해 8월 이들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며 “개인사업자”라고 행정해석을 내린 바 있다.

그 근거로 노동부는 △요양보호사의 출퇴근시간이나 근로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점 △업무수행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점 △다른 요양보호사로 업무대체가 가능한 점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고객으로부터 서비스 요청이 오면 이를 거절할 수 있는 점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점 등을 들었다.

하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르면 ‘장기요양기관 요양보호사는 기관의 장과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에서는 각 요양기관이 요양보호사와 근로계약 체결 시 근로계약서 작성 및 사회보험을 가입하도록 지침을 내리고 있다.

"공적 사회보험제도 뒤흔드는 행위"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부의 행정해석 이후 각 기관에서는 요양보호사의 고용․산재보험 가입신청이 반려되는가 하면, 재가장기요양 현장에서 운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요양보호사의 5대 보험을 가입하지 않고 편법적으로 개입사업소득자로 등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공공서비스노조에 따르면 최근 노인장기요양기관의 인사노무관리를 하는 컨설팅 업체에서 요양보호사의 근로형태별로 근로자 또는 자유직업소득자로 분류하여 근로계약서 및 계약서 등 법률적인 계약관리를 해준다는 마케팅을 벌이기도 한다.

이에 공공서비스노조는 “현행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요양보호사가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며 “요양보호사를 ‘개입사업자’로 간주하는 것은 요양보호사를 개인사업으로 둔갑시켜 공적 사회보험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요양보호사가 대거 양산됨에 따라 노동부는 이들에 대한 적절한 노동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과 근로감독 등에 대한 책임이 있음에도 오히려 노동부에서 재가 요양보호사의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개인사업자’(자영업자)로 취급해 이로 인해 각종 피해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공서비스노조는 "무엇보다도 수급정책 실패로 인해 50만이 넘게 양산되어 실업과 반실업 상태를 오고가는 등 불안정한 처지에 놓인 요양보호사의 노동조건을 개선하여야 할 책임기관인 노동부에서 오히려 요양보호사의 노동권을 후퇴시키는 데에 앞장서다니,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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