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고스톱, 여자 집안일, 이제 그만"
        2009년 10월 01일 02: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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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추석에는 여성과 남성이 함께 일하고 함께 쉽시다. 남성분들은 고스톱만 치고 여성분들은 일하는 모습을 벗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결혼, 취업, 돈 문제 등 친지들에게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는 질문들은 물어보지 맙시다”

    이 구호는 ‘여성단체’의 캠페인이 아닌, 진보신당이 추석을 맞아 귀향하는 시민들을 향해 벌인 캠페인 구호다. 1일 오전 11시 서울역광장에 속속 모여든 진보신당 당직자들은 앞치마를 나누어 입고 어깨띠를 함께 둘러맸다. 곧 미디어법 원천무효 언론노조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회찬 대표가 기자회견을 마치고 합류했고, 심상정 전 상임공동대표도 도착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심상정 전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가 부침개를 부쳐 나눠주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한 시민이 패널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그렇게 모여든 진보신당 당직자들과 노회찬 대표와 심상정 전 대표, 이용길 부대표, 박김영희 부대표 등은 테이블을 하나 마련해 ‘부침개 부칠 준비’를 마쳤다. 이어 고소한 냄새가 서울역에 퍼졌고, 주변에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뜨거울 가을 볕 아래 부침개를 부치는 당직자들의 손놀림이 빨라졌지만 그 보다 줄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랐다. 이내 줄은 10여 미터 정도 길게 늘어졌고, 한 켠에서도 언론주권을 위한 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소속 활동가들이 떡을 쳐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평등명절을 만드는 다섯 가지 약속

    의례 명절에 앞서 정치권은 앞 다퉈 ‘귀향캠페인’을 벌이며 서울역 등을 찾아 대합실의 시민들과 악수하는 장면과는 달리 진보신당의 이날 캠페인은 ‘내용’이 있다는 점에 차별성과 신선함이 있었다. 이른바 ‘평등명절 캠페인’으로, 진보신당은 이 자리에서 “평등명절을 만드는 다섯 가지 약속”을 제안했다.

    약속의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여성과 남성이 함께 일하고 함께 쉬기 △시집과 처갓집에 골고루 인사드리기 △외로운 이웃과 정을 나누기 △음식은 먹을 만큼만 준비하기 △돈, 성적, 결혼얘기는 되도록 안하기 등이다.

    진보신당의 이 같은 모습을 오가던 귀향객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고 몇몇 시민들은 노회찬 대표와 심상정 전 대표를 발견하고 악수를 청하러 오기도 했다. 특히 귀성객들은 바쁜 발걸음을 옮기던 중 ‘5가지 약속’ 중 선택해 스티커를 붙이게 만든 패널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중 중년 여성들의 관심이 높았는데, 50대의 한 여성은 발걸음을 재촉하던 중 패널을 발견하고 자신의 아들에게 “1번(여성과 남성이 함께 일하고 함께 쉬기)에 스티커 두 개 붙여라 두 개”라고 말하기도 했다.

    진보신당은 이와 함께 떡을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었으며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함께 국민법정 기소인 모집에 나섰다. 아울러 신종플루 특진비 폐진, 검사비 지원을 위한 서명운동과 핸드폰 요금과 관련한 유인물을 배포했다.

    노회찬 "집에 가면 돕지만, 집을 못 들어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명절에만 평등하게 지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명절에는 주부들의 가사노동의 고통이 매우 심하다”며 “때문에 남성들도 가사를 분담해 함께 명절을 보내자는 취지로 이 캠페인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표는 “당원들에게도 추석을 맞아 단체 문자를 보냈는데, 외람되지만 이번 추석에는 음식장만과 설거지를 함께 나누어 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한편 노 대표는 “집에서 분담을 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집에 있으면 나누어 하지만, 요새 통 집을 못 들어가고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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