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인-민주당 단일화될까?
        2009년 09월 30일 03: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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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0월 28일 열리는 안산상록을의 국회의원 재선거는 ‘야권의 후보단일화’라는 유일의 변수를 품고 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여 왔던 이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임종인 후보가 표를 나누며 한나라당 후보와 ‘3자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임종인 예비후보는 29일,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지난 몇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민주당-임종인)3자 구도 시, 세 후보가 모두 20% 후반대의 접전을 펼치는 양상을 띄고 있다”고 말했다. 임 후보 측은 “한나라당 후보가 다소 앞서는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임 후보와 민주당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여론조사의 추세라면 야권 입장에서 단일화는 당선의 필요조건이다. 때문에 임종인 후보는 “민주당의 지지까지 받아내겠다”고 선언했고, 민주당 이미경 사무총장도 “안산에서의 단일화는 전체 민주진영의 통합과 연결하는 차원에서 중요하다”며 단일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이미 송진섭 전 안산시장을 후보로 공천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 데 반해 민주당의 공천이 아직 진행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야권 단일화 논의는 아직 시작되지 않고 있다. 또한 단일화의 내용에 대해서도 임 후보 측과 민주당 측의 입장이 달라 야권 단일화는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 야3당 임종인 지지 선언. 사진 왼쪽부터 최병모 전 민변회장,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임종인 전 의원,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김동민 창조한국장 사무총장 (사진=임종인 홈페이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야3당은 임종인 후보를 지지하면서 민주당에 “임 후보 지지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이 그동안 반MB연대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만큼,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움직임이 선거연합의 진정성을 가리는 척도로 보고 있다.

    안상상록을이 민주당 진정성 가늠할 척도

    심상정 임종인 예비후보 선대위원장 내정자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경선과정을 통한 단일화가 아니라 민주당이 야권연대의 틀에 합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야3당을 선거연합의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다면, 야3당이 이미 임종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만큼, 민주당도 이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독자후보’를 내세울 채비를 이어가고 있다. 100%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공천하기로 한 민주당은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과 김재목 지역위원장, 윤석규 전 청와대 국장을 대상으로 공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28일 “자체 여론조사 결과 누가 후보가 되든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독자노선’으로 갈 수 있다는 예고인 셈이다.

    민주당 이미경 사무총장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일방적으로 단일화가 누구에게 양보하라 하는 것은 단일화 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상호 경쟁해나가면서 단일화 시너지 효과를 올리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야3당에서 임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 참여를 강조한 것에 대해 분명히 거부의사를 밝힌 것이다.

    안산 단원갑을 지역구 삼아 활동하고 있는 천정배 민주당 의원도 3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단일화를 위해 양쪽이 다 스스로 포기할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며 “지난 4월 울산에서 진보정당끼리 (단일화)한 좋은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로 치러진 ‘울산방식’의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여론조사 선호, 임종인 측은 꺼려

    그러나 이에 대해 임종인 의원 측은 마뜩치 않은 표정이다. 심상정 선대본부장 내정자는 지난 23일, 선거대책본부 출범 기자회견에서 “여론조사 방식만 해도, 민주당이 기본적으로 가진 힘이 있기에, 이 같은 방식으로 경선을 치르자는 것은 ‘민주당 중심의 단일화’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2010년 지방선거까지 내다봐야 하는 야3당으로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어떠한 ‘선례’를 남길 수 있기에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이처럼 단일화 방식에 대한 합의가 요원한 상황이지만 막상 민주당 후보가 선출된다면 단일화 논의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임 후보 측은 “선대위원장들과 논의해야 할 상황”이라면서도 “민주당의 공천과정을 지켜보고 바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3당이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부정적이지만 선거의 특성상, 양측 후보의 단일화 방식이 여론조사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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