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헌재서 치열한 법리 공방
By mywank
    2009년 09월 29일 06: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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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10시 헌법재판소에서는 미디어법의 국회 처리과정에 적법성을 따지는 마지막 공개변론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권한쟁의심판 ‘청구인’인 야당과 ‘피청구인’인 국회의장단, ‘보조참가인’인 한나라당 측은 재판관들의 던지는 쟁점에 대한 치열한 법리적 공방을 벌였다.

2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된 이날 변론에서 국회의장단 및 여당 측 대리인들은 야당이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권한쟁의심판이 ‘권한 남용’에 해당된다고 주장하며 집중적인 공세를 펼쳤고, 야당 측 대리인들은 의결절차의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반박을 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마지막 공개변론…‘권한쟁의’ 공방

여당 측은 ‘야당의원들이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등 스스로 심의·표결권을 포기했다’는 점을 권한 남용의 근거로 제시했으며, 야당 측은 “국회(부)의장이 법안에 대한 의결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음으로써,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며 권한쟁의심판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29일 오전 헌법재판소에서는 미디어법에 대한 2차 공개변론이 열렸다 (사진=손기영 기자)  

우선 김희옥 재판관은 야당 측 대리인들에게 “야당의원들이 표결권을 포기했기 때문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자격이 없지 않느냐”는 질문을, 국회의장단 및 여당 측 대리인들에게는 “투표 불참도 의사표현의 방법에 해당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각각 던졌다.

야당 측 대리인 박재승 변호사는 “피청구인 측은 야당의 ‘방해 문제’를 지적하기 전에, 그 원인부터 생각해야 한다”며 “미디어법은 직권 상정시킬 사안이 아닌데도 의장은 이를 강행했고, (방송법) 재투표에 대한 항의가 있었는데도 이를 무시했다.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심의·표결에 야당의원들은 도저히 참여할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야당 측, ‘의사절차 하자’ 지적

야당 측의 또 다른 대리인 역시 “야당의원들은 심의·표결권을 포기한 적이 없다”며 “법안의 심의 과정에서 제안취지 설명 및 질의·토론 절차를 배제한 부분은 의결 절차상의 중대한 하자다. 또 모든 의원들이 재석한 상태에서 표결이 이뤄져야 하는데, 의장은 아무런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법안의 가결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회의장단 측 대리인 김치중 변호사는 “표결이 이뤄진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는 심의·표결권을 포기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자신들의 권한을 포기한 야당의원들이 권한쟁의를 청구할 자격이 있느냐”며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여당 측 대리인 여상규 변호사는 “권한쟁의 청구의 남용을 따지려면, 법안 표결 당시의 상황만 참고해서는 안 된다”며 “야당의원들은 지난해 12월 국회 때 전기톱 해머까지 동원하며 상정을 막았고, 2월 국회에서는 사회적 논의를 통해 6월 국회 때 표결처리한다고 합의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등 청구인들은 사실상 심의·표결권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여당 측, ‘심의표결권 포기’ 주장

이어서 이동흡 재판관은 국회의장단 및 여당 측 대리인들에게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던 야당의원 90여 명 중 ‘적극적’으로 투표방해 행위를 한 청구인들도 있는 반면에, 단순히 심의·표결에 불참한 청구인들도 있지 않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국회의장단 측 김치중 변호사는 “적극적인 투표방해는 반드시 물리적 행위만이 아니라, 본인의 ‘투표 반대’ 의사가 공개적으로 확인된 경우라도 가능하다”며 “당시 개별적으로라도 미디어법 투표에 참여하려고 한 사람은 없었다. 결국 야당의원 전원이 동일한 의사로 동일한 행동을 했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다”라고 강조했다.

여당 측 김연호 변호사도 “민주당 차원에서 미디어법에 대한 ‘투표 반대’를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 개개인들은 이미 자신의 투표의사를 포기한 것”이라며 “야당의원 중 한분이라도 4개 법안 표결과정 중 재석했더라면, ‘단순 불참’과 ‘적극 불참’을 구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0월 말경 헌재 결정 나올 듯

하지만 야당 측 김종률 변호사는 “직권상정 등 법안을 무리하게 통과시키려 할 때, 국회의원이 재석버튼을 누리지 않으면서 ‘보이콧’하는 방법도 하나의 의사표현”이라며 “이는 심의·표결권을 스스로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본회의 의사절차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권한쟁의심판이라는 방법 밖에 없었다”라며 “무리한 직권상정, 질의·토론의 사전 봉쇄 등에 대해 청구인들이 항의한 것이지, 적극적인 투표방해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오는 11월 1일부터 미디어법의 효력이 발생되는 점을 감안해, 양측의 대리인들로부터 추가 서면답변서를 받은 뒤 10월 말경 법안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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