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사는 구조조정은 있는가?
        2009년 09월 24일 04: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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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여름, 평택 쌍용자동차 파업사태는 ‘자동차 산업 위기’의 한 단면이자, 어쩌면 그 신호탄이었다.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자동차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자본 측은 노동자에게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정리해고’라는 칼을 들이밀었고, 노동자들은 이에 저항하며 77일 간의 옥쇄파업을 이어갔다.

    결국 자본과 공권력의 목숨을 위협하는 압박 속에 노동자들의 정리해고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사측과 공권력이 대타협을 무력화시키는 지금 쌍용차 파업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아울러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종료되지 않은 만큼 구조조정을 둘러싼 재계와 노동계의 대결 역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토론회 모습(사진=정상근 기자) 

    산업노동학회와 자동차산업의 올바른 회생을 위한 범국민대책위가 주최하고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실과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실이 후원한 ‘구조조정 대안 찾기 심포지엄-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는 쌍용자동차 파업을 돌아보고 구조조정에 맞선 보다 인간적인 위기대응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산업정책 본질 버리고 기업 유동성에 매몰"

    1부로 진행된 ‘자동차산업의 미래와 쌍용차 길 찾기’에 발제를 맡은 정명기 한남대 교수는 “쌍용차와 GM대우의 구조조정이 자동차산업정책 차원이 아닌, 단순히 기업 차원의 단기 유동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위기 이후 한국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본질적인 문제는 관심 밖으로 물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조조정의 목적은 기업의 생존능력과 경쟁력을 강화해 고용안정과 확대를 꾀하는데 있음에도 지금까지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모의 경제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며 “쌍용자동차의 경우 생존을 위한 기업 지배구조의 개편과 노사대타협을 통한 기업재건형 구조조정을 이루어야 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문호 노동혁신연구소 소장은 “채권회수형 강제적 구조조정보다 경쟁력 강화형 구조조정이라는 발제자의 전체적인 관점에 동의하지만 쌍용차 사태는 발제자가 주장하는 노사정 역할에 역행하고 있다”며 “노사의 타협이 아니라 노조의 완전양보가 있어야 회생가치를 인정받고 공적 자금의 금고가 열린다면 노조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조건준 금속노조 정책국장은 “대타협의 약속위반으로 노동자들의 삶은 밑바닥에 내동댕이 쳐졌지만, 경영책임을 져야할 상하이차는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벌써 2차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들이 무성하고 우리는 지난 77일 간 잘라내는 방식이 아닌 나누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얼마나 헛된 꿈인지 경험했다”고 비관했다.

    조 국장은 이어 “새로운 패러다임이 아니라 낡은 패러다임의 길을 걸어야 할 것”이라며 “‘고강도 노동’은 ‘회생을 위한 고난’이라는 이데올로기와 ‘잘린 사람들을 불러들이기 위한 사명’이라 포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77일간의 고통을 안고 있는 쌍용차 점거파업노동자들의 아직 끝나지 않은 생존의 몸부림을 지켜보고 함께 해 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조승수 "현대차 독점 영향… 연대투쟁 없어"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은 “쌍용자동차에 대해 정부는 시장 논리로 풀어가겠다고 하지만 매각 과정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며 “우리나라에서 현대-기아라고 하는 독점적인 시장 구조들이 알게 모르게 산업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쌍용자동차 투쟁 과정에 대해 “‘치열한 영웅적 투쟁’이라고 하지만 냉정하게 보아야 한다”며 “치열했지만 모범적이지는 않았다. 정리해고와 그에 대한 분노, 공장점거라는 강력한 무기가 결합하면서 치열한 투쟁을 벌어냈지만 연대투쟁다운 모습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의 독자적인 힘으로 연대를 하려면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산별적 조직력과 투쟁력으로 돌파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며 “쌍용차의 민주노총 탈퇴 과정을 바라보고 산 자와 죽은 자들의 인식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번 투쟁을 계기로 왜 산별이 중요하고,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이 필요한지를 뼈저리게 재각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정책모델, 지역모델들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쌍용차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도 불구하고 평택(노동자들)이 쌍용차 투쟁에 지원하지 않은 이유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1부 자동차산업의 미래와 쌍용차 길 찾기, 2부 고용개발촉진지구의 허와 실을 주제로 의원회관에서 열렸으며 1부는 윤영삼 부경대 교수의 사회로 정명기 한남대 교수의 발제, 이문호 노동혁신연구소장, 조건준 금속노조 정책국장,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이 토론자로 나섰다.

    2부에서는 역시 윤영삼 교수의 사회로 이상동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경제연구센터장이 발제를 맡았고 김양현 실업극복평택지원센터 사무국장, 이정호 민주노총 정책국장, 임동수 민주노동당 정책위원, 홍원표 함께 일하는 재단 정책연구원이 토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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