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성 인정 다행, 잠정 적용은 실망”
By mywank
    2009년 09월 24일 04: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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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24일 야간의 옥외 집회를 금지하고 있는 집시법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날 결정에 대해 시민단체와 야당, 촛불시민들은 일제히 환영의 입장을 밝혔지만, 오는 2010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해당조항을 적용하도록 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헌법불합치는 위헌성을 인정하면서도 사회적 혼란을 감안해 해당 법이 개정될 때까지 일정기간 효력을 유지시키거나 중지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이번에 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집시법 10조는 ‘일출 전이나 일몰 후 옥외집회를 금지(부득이 한 경우 관할 경찰서장에 허가 요함)하고, 이를 어기면 1년 이하 징역 혹은 1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 ‘6.10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수사기관에 큰 영향 줄 것"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를 맡았던 박재영 판사(형사7단독)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당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안진걸 조직팀장의 신청을 받아들여, 야간집회 금지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바 있다.

청구인인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24일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야간집회 금지는 그동안 수많은 촛불시민들은 범법자로 몰았던 조항이었다”며 “정말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방해하는 독소조항에 대해 뒤늦게나마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나와서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잘못했던 점들을 반성하고, 국민들의 의사표현을 정당하게 보장하는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송상교 변호사는 “헌법불합치는 넓은 의미에서 위헌 결정이므로, 이전보다 진전된 헌재의 결정으로 받아들인다. 이는 향후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에 주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낮에 일하는 사람들은 야간에 집해해야"

그는 이어 “야간집회를 이유로 경찰이 무차별적인 해산작전을 하고, 검찰이 참가자들을 무더기 기소하는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며 “경찰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안을 내놓아야 하고, 현재 기소된 이들에 대한 검찰의 공소취하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지만 헌재가 오는 2010년까지 야간집회 금지 조항을 유지시키겠다고 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법치주의에 맞지 않는 아쉬운 부분”이라며 “그동안 이 조항을 전재로 재판이 진행될 수도 있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촛불시민’ 안누리 씨는 “보통 시민들은 낮에 일을 해야 하게 때문에, 야간집회를 금지하면 진정한 참여민주주의로 갈 수 없다”며 “주변에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시민들 중 야간집회 금지조항 때문에 벌금을 낸 분들도 있는데, 빨리 벌금부터 되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을 계기로 검경은 더 이상 이런 위헌적 법을 근거로 헌법에서 보장하는 자유로운 집회, 시위 참여의 자유를 억압하지 말기 바란다”며 “법원은 이번 결정의 취지를 존중해 검-경의 무리한 기소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수많은 촛불시민들에 대한 무죄판결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개선 입법 서둘러야"

이들은 이어 “다만 헌법재판소가 즉시 법의 효력을 정지시키지 않고, 내년 6월 30일까지 시한을 두고 법을 개정할 것과 그때까지 잠정 적용을 명한 것은 헌법불합치의 취지를 반감시키고, 법적 혼란과 인권 침해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진보신당은 논평을 통해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헌재의 오늘 결정이 지난해 촛불집회 이후 공권력 남용으로 집회 및 표현의 자유를 위축한 데 대한 반성의 계기가 되기 바란다”며 “정치권은 집회시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하루속히 개선입법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도 성명에서 “이제 집시법의 위헌적 요소를 제거하는 내용의 입법이 필요하다”며 “집시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고, 이 때 ‘개악’ 안들이 슬그머니 같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감시와 견제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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