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금 떼이고, 졸지에 신입직원 되고
        2009년 09월 22일 10:0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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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30일 서산의 동희오토에서는 또 한 업체가 폐업을 했다. 7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6월 30일자로 계약 해지되고, 7월 1일부터는 수경산업이라는 신규업체의 직원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2명의 노동자가 신규계약이 거부되었다.

    사측에서는 정당한 계약 해지라고 주장하지만 내용적으로는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과 친하게 지낸다는 것이 그 이유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1년 내내 밥먹듯이 계약 해지하고 업체 폐업하니, 그래서는 안되는데 하면서도 ‘또 그런가 부다’ 했다. 현행법으로는 모두 합법적인 일이기도 하다.

       
      ▲ 촛불문화제 중인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사진=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벼룩의 간을 빼먹는 사장

    그런데 이번에는 폐업한 대양기업의 사장 박00가 다른 사고를 쳤다. 2주가 지나도 노동자들 통장으로 퇴직금을 입금시키지 않은 것이다. 3년 이상 중간에서 인력거간꾼으로 돈을 받아먹고 이제 그만두는 마당에 퇴직금을 계산해보니 대략 3억 8천만 원 정도의 돈을 들고 튄 셈이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다는 말은 이럴 때 하는 말이다.

    원청회사에서는 공식적인 아무런 입장이 없다. 원청회사가 계약했던 사장이 중간에서 돈을 들고 튀었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퇴직금을 받지 못한 채 수경산업으로 채용된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모닝을 만들고 그것을 팔아 엄청난 이윤을 남기면서, 동희오토 회사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공식적인 입장이 그렇다는 거고 내용적으로는 수경산업의 총무를 시켜서 전체 받아야 할 퇴직금의 액수를 계산하고 노동부에 진정을 냈다. 가만히 있으면 자기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 뻔하므로, 나서서 노동부에 진정을 내고 체당금(퇴직금을 사장이 주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서 지급하고 나중에 사업주로부터 변제받아 그 금액을 국가가 회수하는 방식-편집자) 신청을 해 받아준다는 것이다. 

    체당금을 신청해서 받아들여질 경우 임금 70%를 기준으로 한 액수만 주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퇴직금의 일부를 여전히 받지 못하는 것이 된다. 현장의 관리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남은 30% 정도는 동희오토에서 줄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가, 원청이 하청 직원의 실사용주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문제 제기 할까 봐 못 준다.”는 거다. 물론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다. 현장에서 그렇게 말한다는 것이다. 동희오토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책임이 없다고 우기고 있는 상황이므로 못준다는 거다.

    어이없는 현실, 편리한 사람들

    또다른 문제는 체당금 신청이 인정되려면 박00 사장에게 지불능력이 없어야 되는데 소문으로는 박00 사장이 다른 지역에 잘 돌아가는 회사를 갖고 있다는 거다. 이는 체당금 신청이 안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일이 이러는 진행되는 과정에서, 노동부에서 박00 사장을 부르니까 그는 돈을 주겠다며 자기 마음대로 노동자들을 A, B, C 세부류로 나누었다. A는 3년 이상 근속한 사람들, B는 3년 이상 근속했지만 퇴직금 중간정산을 한 사람들, C는 3년 이하 근무한 사람들이다. 제멋대로 이런 기준을 정한 다음 8월 중순에 A에 속하는 사람들 10여 명에게만 몇 번에 나누어 모두 합해서 1억 정도의 퇴직금을 지급했다.

    참 편리한 사람이다. 한마디로 주고 싶으면 주고 주기 싫으면 안주고, 그래놓고는 지금까지 배째라고 나오고 있다. 못주는 이유가 뭐냐면 그동안 다른 업체 사장들은 업체를 그만둘 때 퇴직보험이 승계되어 다른 손해가 없었는데, 이번에 원청회사에서 박사장을 미워해서 보복하느라고 수경산업에 지시해서 퇴직보험을 승계하지 않아, 중간에 퇴직보험을 계약해지해서 자기만 부당한 손실을 3억이 넘게 입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따지나 저렇게 따지나 근본적인 책임은 동희오토 원청회사에 있다. 한편 그런 원청과의 비상식적인 고용관계 덕에 3년 넘게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중간에서 이득을 챙기면서, 동희오토 원청과 아무 상관없이 오로지 자기 판단으로 하청 노동자를 해고하고 계약해지하고 고용도 하고 다 했다고 주장했던 박사장이 이제 와서 동희오토로 인해 본 손해를 고스란히 하청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참으로 괘씸하다.

    퇴직금도 못받고, 신입사원 되고

    결국 지금까지 수경산업의 이주 노동자들 20여 명을 포함한 60여 명은 작년 혹은 재작년부터 일하던 곳에서 오늘도 일을 하면서 7월 1일부터 신규 입사한 신입사원으로 월차와 연차를 손해보고 임금은 최저임금만 받을 뿐 아니라 퇴직금조차 떼먹힌 것이다. 모두 합하면 2억이 넘는 돈이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동희오토에서 동희오토 정규직으로 고용했으면 절대 발생 할수 없는 문제일 뿐 아니라, 지금이라도 나서서 박사장으로부터 받든지, 못받으면 어떤 방식으로든지 해결을 해야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의적인 책임이라는 것을 말을 해도 모른다.

    이중 삼중으로 중간에서 착취하는것도 모자라서 나쁜 놈들아, 서로 미루며 퇴직금을 안 주냐. ‘거지 똥구멍’에 콩나물을 빼쳐먹을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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