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찬, 용산 '화염병 책임론' 발언 파문
    By mywank
        2009년 09월 21일 11:2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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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용산참사 문제와 관련, 경찰 검찰 정부 측의 주장을 적극 옹호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을 ‘농성자의 화염병’으로 규정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정 내정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보낸 서면답변서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사진=교육희망)

    이에 대해 용산 범대위는 21일 정 후보자를 “MB의 꼭두각시”라고 비판하면서 ‘불신임 투쟁’도 불사할 뜻을 밝혔으며, 지난 6월부터 용산참사 현장에서 무기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김인국 신부도 “그런 무서운 말을 확신을 담아서, 함부로 할 수 있느냐”고 분노했다.

    정운찬, 경찰 검찰 주장 그대로  

    정 후보자는 18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에게 보낸 서면답변서에서 용산참사 원인에 대해 “농성자들이 경찰특공대를 향해 투척한 화염병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라며 “경찰로써는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상태’를 방치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진압한 것”이라며 경찰 측의 주장을 그대로 옮겼다.

    그는 이어 수사기록 3,000쪽 문제에 대해서도 “검찰이 공개하지 않은 수사기록들은 화재사고 입증과 관련이 없는 서류들로 검찰은 진술자들의 사생활 보호 등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며, 수사기록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검찰 측을 옹호했다.

    그는 또 용산참사 해결 문제와 관련 “무엇보다 유족과 (재개발) 조합 간에 대화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개인간의 사적인 문제’라는 이유로 불개입 입장을 밝힌 정부 측의 주장을 재확인했다.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정 후보자의 역할을 기대했던 용산 범대위 등은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명박 정권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이날 오전 ‘정운찬 후보자, 대통령의 꼭두각시 되려는가’라는 제목의 긴급 논평을 내고 “혹시나 했던 기대가 역시나 하는 실망으로 드러났고,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용산참사와 관련해 기존 한승수 내각이 견지했던 입장과 하등 다를 바 없는 견해를 피력했다”고 비판했다.

    "한승수 내각과 하등 다를 바 없어"

    범대위는 이어 “정 후보자는 정부가 용산 참사에 대해, 사죄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를 부정하고 있다”며 “소신 있고 책임 있는 국무총리는커녕 대통령의 지시사항만 앵무새처럼 되풀이라는 꼭두각시를 자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범대위는 또 “21일과 22일 열리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서면답변서와 동일한 입장과 태도를 견지한다면, 국민들은 정 후보자를 국무총리로서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 후보자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범대위는 정 후보자 개인에 대한 불신임은 물론, 제 정당, 시민사회와 함께 대대적인 ‘정부 불신임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사진=손기영 기자

    김인국 신부도 21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총리는 해야겠고. 정권의 약점을 지적할 수는 없고 그래서 기존 (정부의) 입장을 써주는 대로 적당히 발표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김 신부는 이어 “정말 화염병이 참사의 원인이었다면 희생자들이 불에 타 죽었어야 하는데, 왜 시신들이 그렇게 무참히 훼손되었을까. 이빨은 다 부서지고 두개골은 처참하게 함몰이 되었으며, 불에 타 죽었다는 사람의 손목과 발목은 왜 그렇게 싹둑 잘렸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총리 해야겠고, 정권 약점 지적할 순 없고"

    김 신부는 또 “일은 정부가 저질러 놓고, 이제 와서 ‘조합이랑 해결하라’는 생각이면 처음부터 정부가 개입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망루에 올라간 지 하루 만에 특공경찰들을 몰고 가서 그런 무서운 짓을 벌여놓고, 이제 와서 ‘조합하고 이야기하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착한 분들이 아닌 거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온라인 공간에서도 네티즌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주먹이 운다’라는 닉네임을 쓰는 네티즌은 다음 아고라에 남길 게시 글에서 “용산참사의 원인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국정을 책임질 수 있느냐”며 “정치적인 입신을 위해,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정 후보자는 국무총리로써의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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