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청년들과 소통 시작하다
    By 나난
        2009년 09월 17일 03: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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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과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17일 “민주노조운동이 청년학생 조직화”를 목표로 ‘민주노조운동이 청년들과 만나는 길’이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했다. 노동조합이 ‘청년학생’과 함께 조직화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주제발제에 나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남신 부소장은 ‘민주노조운동은 청년들과 어떻게 만날 것인가’라는 주제를 통해 “노동조합과 청년학생의 소통의 시작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역지사지에서부터 출발한다”며 “대학생들에게 가장 관심이 많은 취업과 연계된 교육이 중요하며 호평 받은 사업일지라도 일회성이나 이벤트성 사업으로 종결되지 않으려면 전략적 관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생 조직 지역본부 차원에서"

    이에 이날 토론자로 나선 연세대 학생모임 ‘살맛’의 최하얀 씨는 "일반자연 계열 교육은 직업에 딱 떨어지게 공부하는 게 아니"라며 "청년학생 조직 프로그램이 직업별로 한정될 경우 누군라는 배제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20대의 감수성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효과적인 청년학생 조직을 위해 "산별노조 차원의 직업 프로그램을 넘어 대학이 집중돼 있는 서부, 동부지역 등 지역본부차원의 청년학생 조직 방안을 찾아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17일 민주노총과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민주노조운동이 청년들과 만나는 길’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이은영 기자)

    이남신 부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청년학생층이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의제의 핵심 당사자들임에도 현재까지 노동운동과 불통의 관계였다”며 “여기에다 학생운동의 암울한 현실까지 겹쳐지면 노조가 뿌리로부터 말라죽는 건 아닌지 우려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그는 “노동운동 재생산구조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더 이상 민주노조운동에서 청년학생층의 조직화 및 차세대 활동가 육성은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대중교육과 활동가 양성, 단위노조 연계활동 등을 적절하게 배치하고 그에 맞는 기법과 내용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 뿌리 말라죽을까 우려

    또한 “당장 노동조합 운동에 투입가능한 예비활동가 양성에만 관심을 기울여서는 조직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집합적 행동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대중사업 △차세대 활동가 양성 프로그램 △일상적 지속적인 노학연대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로 청년학생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학생의 구체적인 조직화를 위해서는 “대학생들에게 가장 관심이 많은 건 역시 취업과 연계된 교육”이라며 “직업과 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장밋빛 환상을 떨치고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예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시민사회단체의 멘토 프로그램을 활용해 취업 프로그램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운동에서 청년학생에 대한 사전 조직화와 노동기본권 인식확산에 대한 공감대가 높은 반면 사업으로 만들어내는 데는 한계가 많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이 부소장은 “노동세대에 대한 투자 및 사업이 민주노총 골자사업으로 이어져 오고 있기 못하기 때문”이라며 “노동사회의 새로운 소통과 연대의 흐름을 위해 노조의 내부혁신도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소장은 기존 노동운동이 바뀌어야 할 부분에 대해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할 것 △정죄하거나 예단하지 말 것 △자연스러운 소통을 위해 경직된 자세를 풀고 어깨에 힘을 뺄 것 △경청할 준비가 돼 있을 것 △당사자에게 유익한 양질의 프로그램 개발 △수평적-민주적 의사소통이 일상화될 수 있도록 할 것 등을 지적했다.

    이 부소장은 “노동운동 또는 민주노총이 가진 정체성과 역사까지 공유하면서 격의 없이 사회적 쟁점까지 논의할 수 있으려면 이처럼 끈기 있는 신뢰 쌓기를 위한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며 “당연히 민주노총 내부노직문화 혁신도 수반돼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민주노총 내부 변화 시급

    이에 최하얀 씨 역시  "민주노총은 민주노조운동 20년의 성과와 관성적 운동에 대한 비판을 넘어 20대 여성, 젊은 조합원, 청년학생들과 대화가 가능한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민주노총 내부 변화가 시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운동 위축의 책임이 캠퍼스 안의 학생들에게 맡겨져 온 데 반해 민주노조운동 활동가들이 이를 본인들의 문제로 받아안고 청년학생 조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온 것에 대해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며 이날 토론회를 평가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보건의료노조, 참여연대,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등의 청년학생 조직 사례가 소개됐으며,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실 조성주 보좌관, 민주노총 서울본부 김진억 조직국장, 연세대 학생모임 ‘살맛’ 최하얀 씨가 토론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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