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진보정당 위한 꿀단지 아니다
    새판 짜면 내년 민주당에 이길 수도
    By 나난
        2009년 09월 16일 12: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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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이 최근 ‘진보정당 세력의 통합’을 촉구하며 “탈당” 및 “제3지대 새정당 추진” 등 강도 높은 발언을 하고 나서 논란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레디앙>은 지난 15일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그를 만났다.

    임 위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민주노동당의 분열은 현장의 분열을 낳았다”며 “민주노총이 무너지면 (진보정당은) 노동자 중심성 계급정당 강령도 사문화돼 보수정당의 아류로 변화할 것”이라며 통합을 거듭 강조했다.

    민주노총 무너지면 진보정당 보수화

    임 위원장은 또 진보정당 분열과 관련 민주노총 책임을 강조하며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방침까지 결정한 민주노총의 책임과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하고, 진보정당들에 대해서도 “민주노총이 ‘꿀이나 빨아먹는 토대’였음 좋겠지만 꿀단지가 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임 위원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제3지대 새로운 정당 창당"과 관련해 "현장의 요구를 가지고, 권영길 의원이나 심상정 전 대표와 같은 사람들이 ‘진보정당은 통합돼야 한다’며 탈당해 새 당을 조직해 가는 것을 말한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통합에 대한 현장의 비관적 여론을 낙관적으로 바꿔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진보정당 세력 통합’에 대한 발언과 관련해 “민주노총 내부의 문제를 정당의 책임으로 돌리려 한다”는 일각의 비판과 관련해 “그건 오해”라며 “민주노총 내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당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 인터뷰 전문

                                                      * * *

    진보양당 강령대로 하지 않아

    – 지난 10일 대의원 수련회에서 ‘진보정당 세력 통합’을 강도 높게 촉구했다. ‘탈당, 새정당 창당’ 등 구쳊적인 내용까지 언급이 됐는데, 민주노총 내부에서 논의가 있었나.

    = 지난 5월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부터 강조해왔다. 민주노총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인식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내부 조직상태를 진단할 때 정파로 인한 오래된 분열 구도의 고착 현상이 위기의 원인 중 하나다.

    만약 운동하는 주체가 민주노총만 있다면 내부 조직력이 상당 부분 강화되고 단결력이 제고됐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민주노총만 있는 게 아니다. 정치지형이 넓어졌고, 87년부터 운동을 시작했던 사람들의 상당수가 시민사회단체 등 대중조직에서 활동하며 민주노총과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끈끈하게 연결돼 있는 것이 정당조직이다.

       
      ▲임성규 위원장(사진=이명익 기자 / 노동과세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질 높은 강령을 가지고 있음에도 ‘강령에 입각해 정당 활동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민주노총이 그들에게서 떨어져 나온다거나 강압적으로 변화를 요구한다 해서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노총의 내부 분열 구도에 그들이 굉장히 끈끈하게 개입하고 있기에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을 추스르는데 함께 힘을 합해 보자는 거다.

    현장 분열 누구 책임인가?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에 적을 두고 있는 사람들은 적대적 의미에서 적은 아닐지라도 경쟁 상대다. 같은 사업장에서 진보신당 당원은 자기네 당원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진보신당을 선전하고, 민주노동당은 민주노동당대로 사회당은 또 사회당대로 경쟁을 한다.

    그간 민주노총은 정치세력화 사업의 일환으로 당원 배가 운동을 해왔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이 분열되는 과정에서 민주노동당도 진보신당도 아닌, 소실된 당원이 있다. 조합원들은 상처를 받았고, 현장은 분열됐다. 이런 것들은 누구의 책임인가.

    민주노총이 나서서 진보정당 세력을 통합시키고 그 상처들을 아물게 해 다시 하나로 모아낼 때 노동조합의 힘이 되는 거다. 이런 연동성을 가지고 진보정당 세력 통합을 협박성에 가까운 어조로 강조한 것이다.

    – 하지만 현장에서는 민주노총 내부 방침이라기보다는 위원장 한 사람의 의견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 그간 민주노총은 주체 역량 분석을 냉정하게 못해 왔다. 분석하는 사람 역시 각 정파와 연관돼 있으니 손대기가 쉽지 않다. 민족분단, 남북문제, 김대중 정권, 신자유주의 정책, 노사관계 등의 정세분석에서 정파적 경향성과 맞물려 시각차가 존재한다. 

    한편 정파조직의 지도부가 대중조직의 지도부가 가진 지도력과 장악력을 넘어 서고 있다. 현재의 정파조직은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유회시킬 수 있는 힘을 가졌을 만큼 집단화되고 있다. 이런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

    "내 발언 속 시원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많아"

    그날 연설의 요지는 ‘분열을 극복하고 하나로 묶어 내면 얼마든지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거다. 그 누구도 정파에 대해 정면으로 공격하는 일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노총 위원장이 정면으로 ‘집행부를 잡기 위해 패권적으로만 움직이는 것은 정파도 아니’라고 말했다.

    보수언론이 민주노총을 향해 ‘정치투쟁만 일삼는 조직’이라고 확대 해석하듯 일반 조합원은 정파운동에 대해 ‘패권적’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정파가 아니라 종파’인 것이다. 물론 그 말에 주석을 달았어야 했지만, 민주노총 위원장이 나서 문제를 진단하고, 가려운 부분을 긁어줬다는 점에서 속 시원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눈앞의 현안에 급급해 본인들이 직접 나서야 함에도 ‘상층부만의 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위에서부터의 바람을 타고 현장으로 다가가 냉정하게 현실을 분석하는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하게 논의돼야 하는 것이 진보정당 세력의 통합이다.

    먹을 떡이 많을 때 싸워야 한다. 지금은 우리가 가진 떡이 없어 시루가 비어있는 판에서는 떡을 하기 위한 쌀을 확보해야 한다. 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힘을 합쳐야 한다. 물론 민주노동당이 갈라지는 과정에서 노동계급정당을 추진해 왔던 사람들의 관계가 하루아침에 갈라진 게 아니니 민주노총 위원장 말 한마디에 정리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갈려져 있는 것을 봉합하기 위해서는 기제가 필요하고, 이를 민주노총이 내부 분열이 있건 힘이 부족하건 간에 해보자는 거다.

    민주노총-민주노동당 평가 반성해야

    – 통합된 당에 조합원 30%를 가입시킨다는 등 나름의 구체적인 내용들이 포함돼 있는데, 자세히 설명해 달라.

    = 지금까지 진보정당 통합추진 위원회 사업계획은 ‘통추위’라는 이름을 달고 상집이나 중집 안건으로 올라왔다. 앞으로는 통추위에서 기초 토론을 거쳐 상집 안건으로 올라오면 그 이후부터는 통추위라는 이름이 아닌 민주노총 조직 사업으로 실행할 것이다.

    진보정당 세력의 통합을 위해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정치세력화, 즉 민주노동당이 분열되기까지의 과정과 이후 현재까지를 평가하며 자기반성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에 배타적 지지 방침까지 결정했으면 그에 맞는 역할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 지도부는 민주노동당이 갈라서는 상황에서 오히려 한쪽으로 경도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이명익 기자 / 노동과세계

    진보진영은 계급투쟁을 통한 혁명노선부터 시작해 상당히 보수화돼 있는 성향까지 다양한 스펙트럼를 포괄하고 있다. 색깔과 노선으로 볼 때 10인 10색이다. 때문에 우리가 집권 가능성이 있을 때까지, 우리 스스로 혁명의 힘이 있을 때까지 함께 가야 한다.

    이건은 폭력도, 협박도 아니다. 동의를 구하는 거다. 민주노총은 정치세력화를 위해 진보정당 세력이 통합하면 통추위를 통해 교육에도 나서고, 직접 당원 가입운동도 하겠다.

    적어도 노조 안에서 위원장을 놓고 서로 경쟁할 수는 있지만 진보정당 세력 통합을 위해 힘을 합치자는 정도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새로운 진보정당으로 가입 준비를 하자’는 바람을 일으키자는 것이다. 

    내부 문제 극복 위해 정당 힘 필요

    한편에서는 ‘민주노총이 내부의 문제에 왜 정당 핑계를 대느냐’는 의견도 있다. 정당 핑계 댈 생각 없다. 오해하지 마라. 민주노총 내부 문제이긴 하지만 내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당의 힘이 필요하다는 거다. 정당의 영향력을 인정하는 거다.

    지금은 곶감 빼 먹듯 민주노총에서 빼 먹는 구조다. 민주노총 간부들, 정당운동가들 등 대부분의 사람이 ‘민주노총이 하루아침에 망할까?’라고 생각한다. 오판이다. 일본의 총평이란 조직이 하루아침에 망하지 않았나. 지금의 위기를 치유하고 극복하지 못한다면 민주노총은 하루아침에 망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점은 2010년이 될 것이다. 

    진보정당들은 민주노총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민주노총이 전체 운동권의 지도력을 갖고 힘 있게 정당들에게 호령하는 건 싫으니 적당한 선에서 그냥 ‘꿀이나 빨아먹는 토대’였음 좋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 있으면 꿀단지가 빈다는 것을 냉정히 알아야 한다. 때문에 (민주노총의 위기를)같이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을 둔 상태에서 당이 따로따로 가면 민주노총이 무너지니, 일단 같이 합쳐서 정당이나 전선체를 만들고 민주노총을 튼튼히 키워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과 같이 무너지는 구도로 가면 정당이나 국회의원의 지지율은 오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노동자 중심성 계급정당 강령도 사문화되고 보수정당의 아류로 변화할 것이다. 진보정당 운동이 없어지는 것이다.

    미국 공산당이나 일본 공산당 같은 형태로 변화할 수도 있다. 사회는 우경화되고, 좌파정권은 소수 몇 나라에 그치는 등 세계적 조류가 그렇게 가고 있다. 철학이 빈곤한 한국은 더 심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색이 돋보여 더 살아남을 것 같지만 공산주의, 사회주의 운동은 모든 보수 세력의 공적이 될 것이다.

    노동운동 약화되면 브레이크 없는 우경화 사회돼

    그나마 노동운동을, 계급정당을 지키고자 하는 힘을 살려야 한다. 그런 세력조차 약화되면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모두 우경화 되는 것이다. 민주노총이란 조직이 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 우려되는 지점도 있지만 그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조직이다.

    대중조직을 합쳐 나가는 것은 외곽에서 조금만 신경 쓰면 그다지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대중조직-정당운동-전선체 운동이 서로 조금씩 다른 위치에서 더 많은 시민사회를 포괄해 나가고 큰 콩 주머니 속에 시커먼 검은 콩 하나 들어있는 것처럼 종자씨를 보존해야 한다.

    – 민주노총이 망하는 것이 내년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근거가 뭔가?

    = 복수노조나 전임자 임금문제, 민주노총이 이를 수습하지 못하고 진보정당들끼리도 나뉘어 있으면 노동자의 밑바닥부터 흔들린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 4만5천명 조합원을 놓고 민주노총 지지도를 물어보면 어떨까? 민주노총 탈퇴 찬반투표를 하면? 나는 장담 못한다. 철도 조합원들도 마찬가지다.

    내가 그나마 민주노조 집행부를 유지하는 사업장의 예를 들었는데, 그렇지 않은 곳에 가서 ‘조합원 마음 가는대로 투표하라’고 하면 민주노총을 탈퇴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도부가 얼마나 중요한가? 이들을 보존, 유지시키는 것도 민주노조 운동, 정당운동이 해야 할 일이다.

    내년 위기 못넘기면 민주노총 쉽게 무너져

    민주노총의 내용만 튼튼하면 사실 15만 금속노조가 탈퇴해도 견딜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내용이 굉장히 부실하기 때문에 KT노조 하나의 탈퇴에도 현장 조합원들은 굉장히 흔들린다. 여기에 조중동과 정부, 공안기관이 민주노총에 대해 안 좋은 얘기를 계속 뿌리니 현장은 더욱 흔들릴 수밖에 없다.

    사업장 지도부 몇 사람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현장 조합원들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때문에 복수노조와 전임자 임금지급 등 하반기 몇 가지 위기와 고비를 넘어서지 못하면 민주노총은 쉽게 무너질 것이다.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극복하는데 있어 진보정당 통합이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

    나는 그동안 진보정당 지도부들도 찾아다녔다. 그런데 진보정당 지도부들은 몸을 던지지 않는다. 이들은 진짜 정치인이다. 현장에서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평당원이나 조합원 같은)사람들은 내가 직접 만나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지만 (직접 만나서 얘기를 한)정당 지도부들은 원망스럽다.

    – 현장에서는 사실 ‘진보정당 세력의 통합’에 관심이 없다는 분위기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발언과 관련해 ‘상층부의 의견일 뿐 현장에서는 거론조차 없다’고 한다. 현장에 파장이 없다는 건 또 다른 의미로 민주노총과 위원장의 영향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것도 되지 않나.

    = 그런 것은 있다. 어쨌든 민주노총 간부 대상 여론조사에서 모두 (통합을) 찬성하는데 60% 이상이 통합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다. 현장 간부들이 이 문제에 대해 비관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낙관적이고 긍정적으로 바꿔야 하는 작업이 지금부터 필요하다.

    이를 밑에서부터 작업하면 그땐 이미 늦는 것이다. 정치는 윗바람이 중요하니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은 예를 들어 욕을 먹더라도 현직 의원인 권영길 의원이 “진보정당이 통합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을 탈당하겠다”고 하거나 심상정 전 대표가 “조합원으로서 진보신당 탈당해 나오겠다”고 하면서 새 당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권영길, 심상정 탈당해 통합 위한 새 당 만들어야 

    단병호, 이수호, 이갑용 전 위원장 등 행보가 달랐던 분들도 참여하면 될 것이다. 정치는 거물급 중심의 상층운동도 필요하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기존 정치판과 뭐가 다르냐’고 비난할 수 있을 텐데, 전제하는 것은 밑바닥에 내용물을 가지고 위에서부터 조직해 가자는 것이다. 제3지대 정당은 그것을 말한 것이다.

    그 힘이 조금 펼쳐지면 다시 판을 짜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당장 대중과 유권자들에게 ‘자기들끼리 지지고 볶는다’며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가급적 질서 있게 서로 보완하고 반성할 것들을 모아가며 질서정연하게 통합한다면 갈라질 때 보다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것이며, 2010년 지자체 선거를 통해 민주당을 앞서가는 정당으로 바로 거듭날 것이다.

    – 직선제 문제에 대해 얘기하겠다. 그동안 임 위원장께서는 민주노총 임원 직선제가 준비 부족으로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 정부를 비롯한 조중동 등이 민주노총 흠집내기에 앞장설 것을 우려해 왔지다. 시행을 앞두고 유예한다는 것 자체가 먹잇감을 주는 꼴이 될 수 있다. 시행돼도 문제, 안 되도 문제 아닌가.

    = 일단 ‘대의원 대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다시 유예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얼마든 결정해 놓고 대의원대회에서 방향을 수정할 수 있고 바꿀 수도 있다. 대의제가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전면적 폐기가 아닌 시행 유예다. 조중동이나 보수 진영에서 민주노총이 허술한 상태로 직선제 치러 드러난 문제를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보다, 유예로 인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문제가 더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직선제 효과, 한계 분명

    직선제는 기술적 문제 이상의 문제를 갖고 있다. 유예가 맞는 것 같다. 직선제는 1년 동안 선거를 해야 한다. 현장 밑바닥부터 직선제 교육이 되고 올 선거에서는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 토론되면서 투쟁은 투쟁대로 해야 한다. 

    직선제를 치르면 정파 간 의견 합의를 통해 단일지도부를 구성한다는 가정 하에서는 한단계 진전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은 무엇인가. 직선제를 통해 민주노총의 힘이 일정 정도 강해졌다고 해서 정부가 교섭하자고 나설까. 직선제 이후 집회 참여 인원이 늘었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 사실은 냉정하게 보면 달라질 게 없다. 단지 ‘직선제로 뽑힌 위원장’ 정도다. 지도력이 없다. 능력이 아니라 구조 때문이다.

    – 11월 선거를 코앞에 두고 직선제 유예안 논의 중 대대가 휴회됐다. 성원 미달의 우려가 지적되는 상황에서 직선제 결정을 미루는 것은 사실상 직선제 포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직선제 규약은 살아있다. 대의원대회를 못하게 되면 직선제를 해야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준비되지 못한 상황에서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는 직선제를 못하겠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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